
생리는 태초를 거슬러 올라가 ‘여자’라는 생명체가 있었을 때부터 있었다. 그러나 21세기인 지금까지도 확실히 그것을 없애거나 통증을 완하하는 어떤 것도 찾아볼 수 없다. 어째서일까? 인류의 절반 정도가 여자라고 생각했을 때, 인류의 절반은 최소 1368일을 통증을 느끼며 살아간다. 3년 9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인류의 절반이 통증을 겪는 데에도 확실한 약, 기계조차 없다.
나는 늘 생리를 하면서 생각했다. ‘왜 고통을 온전히 느껴야 하는 건가’하고 말이다. 쓴 약이 싫기 때문에 단약이 나왔다. 여름이 덥기 때문에 에어컨이 등장했다. 이처럼 생리통이 아프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그 무언가가 약보다, 에어컨보다 먼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의 사회는 그런 여자들에게 채소나 과일을 먹으라 말한다. 나처럼 생리통이 심한 사람들은 무엇을 먹을 기운조차 나지 않는 것을 모르고 말이다.
우리는 애초부터 생리에 그렇게 큰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나는 처음 초경을 시작했다. 지금과 달리 또래 중에서 가장 빨랐다. 당연히 처음 겪는 경험에 학교에서 피가 묻은 팬티를 그대로 입은 채 울면서 집으로 갔다. 그 전까지 학교에서는 아무 것도 가르쳐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 아무 것도는 아니다. “생리는 아기가 생길 수 있다는 증거”라는 말은 해 주었으니까. 생리대를 가는 법이라든가 보건실에 생리대가 있다는 제일 필요했던 말은 해 주지 않은 것이다.

그렇게 나는 첫초경을 울면서 엄마에게 가르침 받았다. 그 날은 경사스러운 날이라면서 케이크를 먹었지만 모든 게 싫었다. 아빠의 어색한 웃음도 엄마의 오버스러운 모습도. 앞으로 한 달에 한 번, 길게는 일주일동안 피를 흘리고 아파야 한다는데 왜 기쁜 날인지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걱정은 바로 들어맞아 지금의 내가 될 때까지 한 달에 일주일은 심한 생리통을 겪으며 살아왔다.
지금의 나는 성인이 되었고 이제 생리는 내게 익숙한 고통이 되었다. 배가 아파 울면서 집에 갔던 초등학생 때의 나와 같은 고통이 말이다. 그만큼 자랐지만 우리 사회 역시 그때와 같다. 생리는 아기가 생길 수 있다는 증거이고 초등학생인 내 동생은 생리대를 모르고 지낸다. 사회에서는 채소나 과일을 먹으라고 한다. 나는 초등학생에서 대학생으로 자랐는데도 불구하고 무엇 하나 나아진 게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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