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만든 ‘치매예방 체조’ 동영상, 고령사회 맞아 다시 주목

정훈교 한신대 명예교수 개발한 손·발 자극 운동 프로그램준비운동·손 운동·발 운동·정리운동 순서로 누구나 쉽게손가락 돌리고 손끝 맞추며 집중력과 좌우 협응 능력 자극“세게 누르는 것보다 정확하게 움직이고 매일 반복이 중요”

특별한 기구 없이 할 수 있는 동작들

20여 년 전 한신대학교가 제작한 정훈교 명예교수의 치매 예방 운동 영상이 고령사회에 접어든 지금 다시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온라인 동영상이 보편화되기 전, 가정과 노인복지시설에서, 공중파 텔레비젼 방송과 DVD 영상을 보며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만든 운동 프로그램이다.

영상에는 ▸손가락 돌리기와 ▸손끝 맞추기, ▸손바닥과 발바닥 자극, ▸박수 치기, ▸손목·발목 털기 등 특별한 기구 없이 할 수 있는 동작들이 담겨 있다. 대부분 의자에 앉아서도 할 수 있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무릎이 좋지 않은 사람도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

정훈교 명예교수는 한신대학교에서 스포츠재활 분야를 연구하고 가르쳤다. 정 교수의 연구와 현장 활동은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비롯해 중풍 환자의 재활운동, 척추와 관절 기능 회복, 노인의 낙상 예방, 일상생활 동작 개선 등으로 이어졌다.

스포츠재활 연구하고 가르쳐

2002년 당시에도 정 교수가 개발한 ‘치매 예방 체조 프로그램’이 국내외 노인들에게 소개됐으며, 2003년에는 중국 지린성 조선족노인협회의 초청을 받아 ‘치매 예방 및 중풍 재활 운동요법’을 강의했다. 이후 한신대 출판부가 발행한 DVD 《정훈교 교수의 쾌통 건강법①·②》에도 치매와 요통·견통 예방을 위한 운동법이 자세히 수록됐다.

영상의 화질과 옷차림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지만, 손과 발을 지속적으로 움직여 뇌와 신체를 함께 사용한다는 운동의 기본 원리는 지금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치매 예방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복잡하지 않고 일상에서 반복할 수 있는 정 교수의 체조가 새로운 생활 건강 자료로 다시 평가받고 있다.

손과 발은 뇌를 깨우는 ‘움직임의 안테나’

정 교수의 치매 예방 체조는 손과 발을 단순히 주무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손가락을 돌리고, 양손의 같은 손가락 끝을 맞추고, 눈을 감은 채 손의 위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뇌와 몸을 동시에 사용하도록 구성돼 있다.

양손을 같은 속도로 움직이려면 집중력이 필요하다. 손가락 사이의 거리를 좁혔다가 넓히려면 공간을 파악하는 능력을 사용해야 한다. 눈을 감고 양쪽 손가락 끝을 맞추려면 자신의 팔과 손이 어디에 있는지를 감지하는 신체 위치감각이 필요하다.

박수를 일정한 박자로 치거나 손가락을 순서대로 움직이는 동작에는 리듬과 순서 기억이 동원된다. 손가락별로 서로 다른 동작을 수행하려면 좌우 손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손과 발이 뇌와 연결된 ‘움직임의 안테나’라면, 체조는 그 안테나를 하나씩 깨우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손가락을 잘 맞추지 못하거나 동작이 느리다고 해서 치매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손가락 관절염이나 근력 저하, 신경계 질환, 시력 저하, 피로와 긴장 등 여러 원인이 손동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체조는 치매를 판별하는 검사가 아니라 집중력과 손발의 협응 능력을 기르는 생활 운동으로 이해해야 한다.

하루 20~30분 치매 예방 체조

체조는 준비운동, 손을 이용한 본운동, 발을 이용한 본운동, 정리운동 순서로 진행한다. 처음부터 모든 동작을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말고 하루에 몇 가지씩 익혀도 된다.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10~15분 정도 실시하고, 몸이 적응하면 20~30분으로 늘린다. 서서 해야 하는 동작이 불안하다면 반드시 의자에 앉아 실시한다.

◆1단계|현재 손가락 움직임 살펴보기

본격적인 체조에 앞서 자신의 손가락 움직임과 집중 상태를 가볍게 확인한다. 양팔을 앞으로 편안하게 뻗고 양손의 손가락을 활짝 편다. 양쪽 검지만 앞으로 내밀어 서로 마주 보게 한다. 두 검지로 작은 원을 그리듯 빙글빙글 돌린다.

처음에는 천천히 돌리고 익숙해지면 조금씩 속도를 높인다. 두 손가락 사이를 가깝게 했다가 멀리하고, 작은 원과 큰 원을 번갈아 그려 본다. 10회 정도 돌린 뒤 동작을 멈추고 양쪽 검지 끝을 정확하게 맞춘다.

검지가 익숙해지면 가운데손가락, 약손가락, 새끼손가락 순서로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손가락 하나당 천천히 10회씩 돌리고 마지막에 손끝을 맞춘다. 동작이 잘되지 않아도 당황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손가락의 위치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양손을 함께 조절하는 것이다.

◆2단계|준비운동으로 손목과 팔 풀기

손목에서 팔꿈치까지 누르기

한쪽 팔을 앞으로 자연스럽게 내민다. 반대편 손으로 내민 팔의 손목을 감싸고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손목에서 팔꿈치 방향으로 천천히 눌러 준다.

한 지점에 약 2~3초씩 머물며 손목과 팔의 긴장을 풀어 준다는 느낌으로 누른다. 손목에서 팔꿈치까지 5~6개 지점을 차례로 누르고, 같은 과정을 3회 반복한다. 한쪽 팔이 끝나면 반대쪽 팔도 실시한다.

누를 때 숨을 참지 말고 편안하게 호흡한다. 멍이 들 정도로 세게 누르거나 혈관이 도드라진 부분을 강하게 압박하지 않는다.

손가락과 손목 스트레칭

가슴이나 복부 앞에서 양손을 마주 댄다. 다섯 손가락 끝이 서로 떨어지지 않도록 붙인 뒤 손바닥 사이를 조금 벌린다.

손가락 끝을 붙인 상태에서 양손을 서로 밀어 손가락과 손목을 천천히 늘인다. 10초 동안 유지한 뒤 힘을 뺀다. 이 동작을 3회 반복한다.

손가락 끝이 가능한 한 일직선에 가까워지도록 지그시 누르되 통증이 생길 정도로 밀어서는 안 된다. 굳은 문을 열기 전에 경첩을 부드럽게 풀어 주듯 손가락과 손목의 긴장을 완화하는 준비 과정이다.

◆3단계|손을 이용한 본운동

① 손등의 뼈 사이 누르기

한 손을 자연스럽게 펴고 손등이 위를 향하게 한다. 반대편 엄지손가락으로 엄지와 검지 사이의 부드러운 부분을 누른다. 손가락 사이에서 시작해 손등을 지나 손목 방향으로 천천히 이동한다.

검지와 가운데손가락 사이, 가운데손가락과 약손가락 사이, 약손가락과 새끼손가락 사이도 같은 방법으로 누른다. 한 지점당 약 3초씩 누르고, 손가락 사이 한 줄을 3회 반복한다. 한쪽 손이 끝나면 반대쪽 손도 실시한다.

손등의 뼈를 직접 누르기보다 뼈와 뼈 사이의 부드러운 부분을 찾는다. 약간 시원한 느낌이 드는 정도가 적당하다.

② 손바닥 전체 누르기

한쪽 손바닥을 편다. 반대편 엄지손가락 끝을 이용해 손바닥을 골고루 누른다. 손목과 가까운 부분에서 시작해 손바닥 중앙, 엄지손가락 아래의 두툼한 부분, 새끼손가락 아래, 손가락과 손바닥이 만나는 부분까지 차례로 누른다. 한 지점에 약 2~3초씩 머물며 한쪽 손바닥을 약 20회 누른다. 반대쪽 손도 같은 방법으로 실시하고 전체 동작을 2~3회 반복한다.

손바닥 한 부위만 지나치게 세게 누르지 않는다. 약간 시원하면서도 통증이 남지 않는 강도가 적당하다.

③ 손가락 전체 눌러 주기

한쪽 엄지손가락을 반대편 손의 엄지·검지·가운데손가락으로 감싸 잡는다. 손가락 끝에서 시작해 손바닥 방향으로 이동하면서 손가락의 앞면과 양옆을 골고루 눌러 준다.

엄지부터 검지, 가운데손가락, 약손가락, 새끼손가락 순서로 실시한다. 손가락 하나당 3~5개 지점을 누르고 같은 과정을 2~3회 반복한다.

손가락 관절 자체를 강하게 압박하거나 갑자기 꺾어서는 안 된다. 손가락 전체를 부드럽게 깨운다는 느낌으로 시행한다.

④ 손등 문지르기

한쪽 손바닥으로 반대편 손등을 감싼다. 손목에서 손가락 방향으로 빠르게 문지른다. 손등에 따뜻한 열감이 느껴질 때까지 20~30회 문지른다.

양손을 바꾸어 같은 방법으로 반복한다. 차가운 손에 온기를 불어넣듯 문지르면 손가락 움직임이 한결 부드러워질 수 있다. 피부가 약하거나 멍이 잘 드는 사람은 강도를 낮춘다.

⑤ 손가락 돌리기

양손의 검지를 마주 보게 한 뒤 작은 원을 그리듯 돌린다. 안쪽 방향으로 10회, 바깥쪽 방향으로 10회 돌린다.

두 손가락 사이의 간격을 좁힌 상태에서 작은 원을 그린 뒤 거리를 넓혀 큰 원을 그린다. 검지가 끝나면 가운데손가락, 약손가락, 새끼손가락 순서로 반복한다.

처음에는 손가락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거나 한쪽 손가락이 멈출 수 있다. 이때 속도를 늦추고 눈으로 양쪽 손가락을 번갈아 보면서 움직인다. 빠르게 돌리는 것보다 두 손가락을 같은 속도와 크기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⑥ 손가락 고리 만들어 당기기

양손의 엄지를 고리처럼 걸어 맞잡는다. 양쪽으로 천천히 당겨 5초 동안 유지한 뒤 힘을 뺀다. 같은 동작을 3회 반복한다.

검지, 가운데손가락, 약손가락, 새끼손가락도 차례로 고리를 만들어 당긴다. 각 손가락을 길게 늘인다는 느낌으로 실시한다.

손가락 관절이 아프거나 붓기가 있는 사람은 힘을 약하게 하고, 손가락이 빠질 듯 강하게 당기지 않는다.

⑦ 손가락 튕기기

한쪽 손바닥을 탁자 위에 펴고 다섯 손가락을 붙인다. 반대편 손을 이용해 탁자에 붙인 엄지손가락을 가볍게 뒤로 젖혔다가 놓는다.

엄지부터 새끼손가락까지 차례로 튕긴다. 처음에는 손가락마다 5회씩 하고 익숙해지면 10회로 늘린다. 양손을 바꾸어 반복한다.

‘쿵딱쿵딱’ 일정한 박자를 만들거나 ‘천안삼거리’와 같은 익숙한 민요에 맞춰 시행하면 즐겁게 운동할 수 있다. 관절염이나 방아쇠수지 증상이 있는 사람은 손가락을 강하게 젖히지 않는다.

⑧ 큰 박수 치기

양팔을 앞으로 길게 뻗는다. 양손의 손가락을 붙이고 손바닥 전체가 마주 닿도록 박수를 친다.

일정한 박자로 20회 반복한다. 팔만 움직이지 말고 어깨와 가슴, 몸통도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손뼉 소리는 동작의 속도와 리듬을 확인하는 신호가 된다.

손바닥에 통증이 남을 정도로 세게 칠 필요는 없다. 손가락 관절이 아프면 손바닥 전체가 아닌 손가락 끝을 가볍게 맞추는 방식으로 바꾼다.

⑨ 팔다리를 뻗으며 박수 치기

의자에 허리를 세우고 앉는다. 양팔을 옆이나 위로 크게 뻗었다가 몸 앞으로 가져와 박수를 친다. 팔을 벌릴 때 한쪽 다리를 앞으로 뻗고, 박수를 칠 때 다리를 다시 내린다.

왼쪽 다리와 오른쪽 다리를 번갈아 뻗으며 10~20회 반복한다. 팔과 다리를 동시에 움직이기 어려우면 먼저 팔 동작만 익힌 뒤 다리 동작을 더한다.

균형이 좋은 사람은 서서 실시할 수 있지만, 노약자나 무릎 통증이 있는 사람은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아서 하는 것이 안전하다.

⑩ 손끝으로 손바닥 두드리기

한쪽 손바닥을 편다. 반대편 손의 다섯 손가락 끝을 가볍게 모아 손바닥 중앙을 빠르게 두드린다.

손바닥 중앙에서 시작해 엄지 아래, 새끼손가락 아래, 손바닥 가장자리와 각 손가락까지 이동하며 약 50회 두드린다. 양손을 바꾸어 반복한다.

손목의 탄력을 이용해 가볍고 경쾌한 소리가 나도록 한다. 손톱이 손바닥을 찌르지 않도록 손가락 끝의 부드러운 부분을 사용한다.

⑪ 눈을 뜨고 손가락 끝 맞추기

양손의 다섯 손가락을 조금씩 벌린다. 팔꿈치를 가볍게 굽히고 두 손을 양쪽 어깨 높이까지 벌린다.

눈으로 양손을 번갈아 바라본 뒤 두 손을 몸 앞으로 천천히 가져와 좌우의 같은 손가락 끝을 맞춘다. 엄지는 엄지끼리, 검지는 검지끼리, 가운데손가락은 가운데손가락끼리 정확하게 만나도록 한다.

다시 양손을 어깨 쪽으로 벌렸다가 손끝을 맞추는 동작을 5~10회 반복한다. 손가락이 어긋나더라도 서두르지 말고 흩어진 다섯 개의 점을 하나씩 연결한다는 마음으로 시행한다.

⑫ 눈을 감고 손가락 끝 맞추기

앞의 동작이 익숙해지면 눈을 감고 실시한다. 양손을 어깨 높이로 벌린 뒤 손과 팔의 위치를 느끼면서 천천히 앞으로 가져온다. 좌우의 같은 손가락 끝이 맞는지 확인한 뒤 눈을 떠 결과를 살펴본다.

한 번에 맞지 않아도 실패가 아니다. 손가락이 어느 쪽으로 어긋났는지 확인하고 다시 시도한다. 5회 정도 반복한 뒤 충분히 쉬어 준다.

눈을 감았을 때 어지럽거나 몸이 흔들리는 사람은 반드시 등받이 의자에 앉아 실시한다. 균형 장애가 있다면 보호자가 옆에서 지켜봐야 한다.

⑬ 손톱 밑부분 마주 두드리기

양손의 손가락을 구부려 직각에 가깝게 세운다. 좌우 손톱의 밑부분이 서로 마주 닿도록 가볍게 두드린다.

처음에는 천천히 10회 실시하고, 익숙해지면 일정한 리듬으로 20회 반복한다. 엄지부터 새끼손가락까지 골고루 맞닿도록 한다.

손톱이나 손가락 관절에 통증이 생길 정도로 세게 두드리지 않는다. 손톱 주변에 염증이나 상처가 있는 사람은 이 동작을 건너뛴다.

⑭ 깍지 끼고 손가락 늘이기

양손의 손가락을 깍지 낀다. 깍지를 유지한 상태에서 손바닥이 바깥쪽을 향하도록 뒤집고 양팔을 앞으로 천천히 민다.

손가락과 손목, 팔이 늘어나는 느낌을 유지하며 10초간 머문다. 힘을 풀고 잠시 쉰 뒤 3회 반복한다.

어깨에 통증이 없다면 깍지 낀 손을 머리 위로 올려도 된다. 어깨가 불편한 사람은 팔을 높이 올리지 말고 가슴 앞에서만 실시한다.

◆4단계|발을 이용한 본운동

발 운동은 의자나 바닥에 편안하게 앉아서 시행한다. 한쪽 발을 반대편 다리 위에 올리기 어렵다면 낮은 발판을 사용하거나 발을 바닥에 둔 채 할 수 있는 범위만 움직인다.

① 발바닥 전체 누르기

한쪽 발을 반대편 다리 위에 올린다. 한 손으로 발등을 받치고 반대편 엄지손가락으로 발바닥을 누른다.

발가락 아래의 볼록한 부분에서 시작해 발바닥 중앙과 뒤꿈치 방향으로 이동한다. 한 지점에 약 2~3초씩 머물며 발바닥 전체를 20회 정도 누른다.

발가락을 몸 쪽으로 젖혔을 때 발바닥 앞쪽에 오목하게 들어가는 부근도 부드럽게 자극한다. 이 부위만 집중적으로 세게 누르지 말고 발바닥 전체를 골고루 자극한다. 한쪽 발이 끝나면 반대쪽 발도 실시한다.

② 발 전체 비틀기

양손으로 한쪽 발을 감싸 잡는다. 한 손은 발등 쪽을 잡고 다른 손은 발바닥과 뒤꿈치를 받친다.

발의 앞부분과 뒷부분을 서로 반대 방향으로 천천히 움직인다. 수건의 물기를 약하게 짜듯 부드럽게 비틀고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온다. 좌우 방향으로 각각 5~10회 실시한 뒤 반대쪽 발로 바꾼다.

발목을 억지로 꺾거나 통증이 있는 방향으로 밀어서는 안 된다.

③ 발가락 하나씩 움직이기

한 손으로 발 앞부분을 잡고 반대편 손으로 엄지발가락을 감싼다. 발가락을 위아래로 조금씩 움직이고 작은 원을 그리듯 돌린다.

엄지발가락부터 새끼발가락까지 차례로 실시한다. 발가락 하나당 5회 정도 움직인다. 발가락이 잘 움직이지 않더라도 힘으로 꺾지 말고 움직일 수 있는 범위까지만 실시한다.

④ 발가락 전체 문지르기

손바닥으로 발가락 전체를 감싼다. 발가락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앞뒤로 빠르게 문지른다.

20~30회 문질러 따뜻한 느낌이 들면 발가락 사이도 부드럽게 벌려 준다. 한쪽 발이 끝나면 반대쪽 발도 같은 방법으로 실시한다.

하루 종일 몸을 지탱한 발을 깨우면서 동시에 편안하게 달래 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⑤ 발바닥 두드리기

한 손으로 발가락을 몸 쪽으로 가볍게 젖힌다. 반대편 손은 엄지손가락을 밖으로 내놓은 채 느슨하게 주먹을 쥔다.

발바닥 앞쪽부터 중앙과 뒤꿈치까지 주먹의 부드러운 면으로 가볍게 두드린다. 한쪽 발을 20~30회 두드린 뒤 반대쪽 발로 바꾼다.

통증을 참으면서 강하게 두드릴 필요는 없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발의 상처나 염증, 심한 부종, 골다공증 또는 혈액순환 장애가 있는 사람은 강한 지압과 두드리기를 피하고 의료진과 먼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5단계|정리운동으로 긴장 풀기

손목 흔들기와 어깨 이완

양팔을 허리 옆으로 편안하게 내린다. 손에 묻은 물을 털듯 손목을 가볍게 흔든다. 10~20초 동안 흔든 뒤 어깨를 귀 쪽으로 천천히 끌어올린다.

어깨를 2~3초 유지했다가 숨을 내쉬면서 힘을 빼고 아래로 떨어뜨린다. 손목 흔들기와 어깨 이완을 3회 반복한다.

다리와 발목 털기

의자에 앉아 한쪽 다리를 앞으로 뻗는다. 무릎을 완전히 펴기 어렵다면 약간 굽혀도 된다. 발목의 힘을 풀고 발끝을 좌우로 흔들거나 위아래로 움직인다.

한쪽 다리를 10~20초씩 턴 뒤 반대쪽 다리로 바꾼다. 허리나 무릎이 불편한 사람은 다리를 들어 올리지 말고 발을 바닥에 둔 채 발목만 천천히 움직인다.

어깨 근육 풀기

한쪽 어깨를 반대편 손바닥 전체로 감싼다. 어깨 위쪽과 목 아래의 뭉친 근육을 천천히 주무른다.

손가락 끝으로 한 지점을 강하게 찌르기보다 손바닥 전체로 넓게 감싸고 부드럽게 풀어 준다. 한쪽 어깨를 20~30초간 마사지한 뒤 반대쪽 어깨도 실시한다.

오목한 손바닥으로 허리 두드리기

다섯 손가락을 모으고 손바닥을 약간 오목하게 만든다. 손바닥 안에 작은 공기주머니를 만든다는 느낌으로 허리 양옆의 근육을 가볍게 두드린다.

한쪽에 10~20회씩 두드리되 척추뼈 한가운데나 신장 부위를 강하게 치지 않는다. 허리 통증이 심하거나 골다공증, 척추질환이 있는 사람은 이 동작을 생략한다. 다른 사람에게 허리를 밟게 하거나 주먹으로 강하게 두드리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심호흡으로 마무리하기

허리를 편안하게 세우고 어깨와 손의 힘을 뺀다. 코로 천천히 숨을 들이마시면서 배가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낀다.

입으로 길게 숨을 내쉬면서 어깨와 팔, 허리와 다리의 긴장을 풀어 준다. 3~5회 반복한다. 활발하게 움직이던 몸에 ‘이제 편안하게 쉬어도 된다’는 신호를 보내는 마지막 과정이다.

◆매일 실천하기 위한 권장 순서

처음부터 모든 동작을 실시하기 어렵다면 다음과 같이 간추려 시작할 수 있다.

1. 손목과 팔 누르기 3분

2. 손가락 돌리기와 손끝 맞추기 5분

3. 손바닥 누르기와 박수 치기 5분

4. 발바닥 누르기와 발가락 문지르기 5분

5. 손목·발목 털기와 심호흡 2분

익숙해지면 손가락 튕기기, 눈을 감고 손끝 맞추기, 발가락 개별운동 등을 추가한다. 매일 같은 순서로 반복하되 가끔 음악을 바꾸거나 동작 순서를 기억해서 말해 보는 방식으로 인지 자극을 더할 수도 있다.

가족과 함께할 때는 한 사람이 동작 이름을 말하고 다른 사람이 따라 하게 한다. 예를 들어 “검지 돌리기-손끝 맞추기-박수 두 번-오른발 들기”처럼 두세 가지 동작을 연결해 기억하고 수행하면 운동에 재미와 집중력을 더할 수 있다.

세게 하는 것보다 정확하게, 오래 하는 것보다 꾸준하게

정훈교 교수의 치매 예방 체조에서 중요한 것은 손바닥이나 발바닥을 무조건 세게 누르는 것이 아니다. 손가락을 하나씩 구별해 움직이고, 양손을 동시에 조절하며, 눈을 감고 손의 위치를 찾아가는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

동작이 처음부터 잘되지 않아도 괜찮다. 서툰 동작을 천천히 반복하면서 뇌와 몸이 새로운 움직임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 이 체조의 목적이다. 한 번에 1시간씩 무리하게 하는 것보다 하루 15~30분을 정해 꾸준히 실시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운동 중 가슴 통증이나 심한 어지럼증, 호흡곤란, 갑작스러운 두통, 손발의 마비가 나타나면 즉시 중단하고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관절염이나 골다공증, 뇌졸중 후유증, 파킨슨병, 말초신경병증이 있는 사람은 의료진이나 재활 전문가와 상의해 동작의 범위와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이 체조만으로 치매를 진단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억력 저하가 반복되고, 익숙한 길을 찾기 어렵거나, 물건 사용법을 잊고, 성격과 행동이 달라지며,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떨어진다면 보건소 치매안심센터나 의료기관에서 정식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정 교수의 오래된 운동 영상이 오늘날 다시 의미를 얻는 이유는 화려하거나 복잡해서가 아니다. 손가락 하나를 돌리고 손바닥을 두드리는 작은 움직임이라도 매일 반복하면 몸과 뇌를 함께 사용하는 생활 습관을 만들 수 있다는 데 가치가 있다.

영상에는 20여 년의 시간이 묻어 있지만 “손과 발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뇌를 쉬지 않게 하자”는 메시지는 여전히 새롭다. 작은 물방울이 오랜 시간 단단한 돌에도 흔적을 남기듯, 무리하지 않는 체조를 하루하루 이어가는 것이 정훈교 교수의 치매 예방 운동법이 전하는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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