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숙 생애기록치유⑲] 내 인생의 방향을 바꿔 주신 선생님

목 수술 고통 겪은 뒤 허리 수술 날짜까지 잡고 막막커피숍서 우연히 만난 건강관리 활동가 조 대표수분 섭취 중요성 등 건강 이야기 하다 광주행 이어져“돈은 빼앗겨도 머릿속 지식은 못 가져가니 네 것을 만들어라”우연한 만남이 공부와 기록, 새로운 인생길 열어

[편집자 주] 물치유 전도사로 알려진 ㈜물들임 정연숙 대표의 생애를 따라가는 연재입니다. 한 사람의 경험과 선택, 상처와 회복을 기록하며 그것이 어떻게 오늘의 삶과 치유 활동으로 이어졌는지를 차근히 풀어봅니다.

수술 날짜까지 잡았지만 마음은 무거워

사람의 인생에는 훗날 돌아보면 ‘그 사람을 만나기 전’과 ‘만난 뒤’로 나뉘는 인연이 있다. 정연숙 대표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었다. 지금의 건강 관련 활동으로 이어지는 길목에서 만난 조OO 대표였다. 건강 인생의 선생님이셨다,

2010년 무렵부터 정 대표의 몸에는 여러 이상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손끝이 저리고 다리에 힘이 빠졌으며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기 어려운 때도 있었다. 체중도 80㎏을 넘어섰다. 여러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고 치료도 받았지만, 정 대표가 기대했던 만큼 뚜렷한 해답을 찾기는 어려웠다.

특히 허리 문제로 수술 날짜까지 잡은 상태였다. 이미 목 수술을 받은 뒤 힘든 회복 과정을 겪었던 터라 다시 수술대에 올라야 한다는 사실이 큰 부담이었다.

“목 수술하고 회복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어요. 허리까지 그렇게 된다고 생각하니 내 인생이 거의 끝장나는 것 같았어요.”

운동을 비롯해 여러 방법을 찾아보았지만 몸은 뜻대로 따라주지 않았다. 몸과 마음이 함께 지쳐가던 무렵, 예상하지 못한 만남이 찾아왔다.

서울의 커피숍에서 시작된 우연한 인연

2018년 어느 날, 정 대표는 아는 사람과 약속이 있어 서울의 한 커피숍에 갔다. 건강 문제로 누군가를 찾아간 자리가 아니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우연히 조 대표를 만나게 됐다.

일상적인 이야기로 시작한 대화는 자연스럽게 정 대표의 건강 문제로 이어졌다. 조 대표는 평소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과 생활습관의 중요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들려주며 물을 권했다. 당시 정 대표는 특히 손발이 심하게 차다고 느끼고 있었다.

“손발이 너무너무 찼어요. 순환이 안 된다고 생각했죠.”

정 대표는 그 자리에서 물을 마신 뒤 평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을 받았다고 회고한다.

“내 몸이 변하는 걸 느꼈어요.”

여러 방법을 찾아다니며 지쳐 있던 때라 그에게는 작은 느낌도 궁금증으로 다가왔다. 조 대표는 광주로 한번 내려오라고 권했다. 이미 허리 수술 날짜까지 잡혀 있던 정 대표는 다시 수술을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 결국 ‘직접 가서 한번 알아보자’는 마음으로 고속전철을 타고 광주로 향했다.

몸보다 먼저 마음을 움직인 광주의 풍경

광주에서 정 대표는 건강 문제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여러 사람을 만났다. 자신보다 훨씬 어려운 상황에서도 건강을 되찾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고통도 이전과는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됐다.

더 오래 기억에 남은 것은 조 대표가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였다. 정 대표가 지켜본 그는 경제적 형편이나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을 먼저 따지기보다 찾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알고 있는 건강관리 방법과 생활습관에 관한 생각을 나누고 있었다.

정 대표는 훗날 그때를 떠올리며 자신이 배운 것은 단순히 물을 마시는 습관만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힘든 사람의 사정을 먼저 헤아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필요한 사람과 나누려는 태도가 마음에 남았다. 그동안 ‘내 몸을 어떻게 하면 회복할 수 있을까’에 집중했다면 이때부터 질문도 달라졌다.

‘사람의 몸은 왜 사람마다 다르게 반응할까.’ ‘내가 경험하고 알게 된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는 없을까.’

자신의 경험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 이유를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생겼다.

생활의 기본을 다시 들여다보다

정 대표는 이후 물을 마시는 습관을 비롯해 수면과 식사, 운동, 스트레스 관리 등 자신의 생활을 하나씩 돌아보기 시작했다. 특정한 한 가지 방법에만 의존하기보다 생활의 기본을 꾸준히 실천하는 쪽으로 관심을 넓혀갔다.

그 과정에서 손발의 차가움이나 몸의 무거움이 이전보다 덜해지고 일상생활도 한결 편해지는 변화를 개인적으로 경험했다고 정 대표는 말한다. 이런 경험은 그에게 건강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좋은 정보를 아는 것과 실제 생활에서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이후 물과 건강, 생활습관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고 자신이 경험한 것도 기록하기 시작했다.

“아무도 가져갈 수 없는 네 것을 만들어라”

조 대표에게서 들은 말 가운데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아 있는 한마디가 있다.

“내 주머니에 있는 돈은 누가 빼앗아 갈 수도 있지만, 내 머릿속에 있는 것은 아무도 못 가져간다. 그러니까 네 것을 만들어라.”

정 대표는 이 말을 남의 지식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공부한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그때부터 경험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다. 궁금한 것은 찾아보고 자신의 경험도 기록했다. 기록은 지난 일을 기억하기 위한 메모에서 공부하고 되돌아보는 도구로 넓어졌다.

그렇게 쌓인 경험과 기록은 훗날 정 대표가 ㈜물들임을 이끌며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서 물카페를 운영하고, 자신이 공부하고 경험한 생활습관과 건강관리 정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활동으로 이어졌다.

한 사람을 만난 뒤 삶의 질문이 달라졌다

돌이켜보면 시작은 서울의 작은 커피숍에서의 우연한 만남이었다. 그러나 생애기록치유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좋은 사람을 만났다’는 사실만은 아니다. 그 만남 이후 자신이 어떤 선택을 했느냐가 더 중요하다.

허리 수술을 앞두고 있던 정 대표는 조 대표의 권유를 흘려듣지 않고 광주로 향했다. 그곳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보았고, 그들을 대하는 한 사람의 모습을 지켜봤다. 자신의 몸에만 머물렀던 시선도 조금씩 밖으로 넓어졌다. 그리고 한마디를 마음에 품었다.

“네 것을 만들어라.”

그 말 이후 정 대표는 직접 경험하고 공부하며 기록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건강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던 사람에서 몸과 생활습관을 공부하는 사람으로, 다시 자신이 알게 된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사람으로 삶의 방향이 조금씩 달라졌다.

만남 계기로 건강한 삶 동기부여 받아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사람은 반드시 오랫동안 곁에 있었던 사람만은 아니다. 때로는 가장 힘든 시기에 우연히 만난 사람이 던진 한마디와 그의 삶을 바라보면서 새로운 길이 열리기도 한다.

정연숙 대표에게 2018년 조 대표와의 만남은 그런 인연이었다. 그 사람이 정 대표의 인생을 대신 바꿔준 것이 아니라, 그 만남을 계기로 정 대표 자신이 새로운 선택을 하고 그 길을 계속 걸어갔다는 점에서 ‘인생의 방향을 바꾼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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