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수술의 고통이 채 가시기도 전에허리 수술까지 결정수술 후에도 계속된 불편함다시 수술대에 올라야 한다는 부담무엇이든 해내던 강한 의지도몸의 고통 앞에서는 한계를 실감수술 날짜는 잡혔지만앞으로의 삶에 대한 걱정은 커져만 가고
[편집자 주] 이 연재는 ㈜물들임 정연숙 대표의 구술과 생애 경험을 바탕으로 삶의 중요한 장면을 되짚는 생애기록치유 이야기다. 지난 21회에서는 몸이 오래전부터 보내온 이상 신호를, 22회에서는 목 수술을 받은 뒤 다시 허리 수술을 앞두게 된 과정을 살펴봤다. 이번 23회에서는 두 번째 수술을 앞두고 정 대표가 겪었던 두려움과 고민에 초점을 맞춘다.

목 수술을 견뎠는데 또 다른 수술이라니
한 차례 큰 수술을 경험한 사람에게 두 번째 수술은 단순히 같은 과정을 반복하는 일이 아니다. 수술 전의 긴장과 수술 후의 통증, 회복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이 기억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정연숙 대표에게 허리 수술을 앞둔 시간은 바로 그런 시기였다.
정 대표는 앞서 목 수술을 받았다. 발의 감각 이상과 팔·손의 저림,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 등으로 병원을 찾았고, 결국 수술까지 받게 됐다. 하지만 회복 과정은 기대만큼 순탄하지 않았다. 오른발의 감각 이상과 왼쪽 팔·손의 저림 등 불편함도 계속됐다고 회고한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에는 허리 문제가 불거졌다. 진료를 거쳐 허리 수술 일정까지 잡혔다. 목 수술의 고통을 기억하는 그에게 또다시 수술대에 올라야 한다는 사실은 큰 부담이었다.
수술보다 더 두려웠던 회복의 기억
첫 번째 수술과 두 번째 수술을 앞둔 마음은 다르다. 처음에는 경험하지 못한 일에 대한 막연한 불안이 크지만, 두 번째에는 이미 겪어본 고통이 두려움의 근거가 된다. 정 대표에게도 목 수술 후의 힘겨웠던 기억이 허리 수술을 더욱 부담스럽게 만들었다.
그가 걱정한 것은 수술실에서 보내는 몇 시간만이 아니었다. 다시 회복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 일상생활이 얼마나 달라질지 알 수 없다는 것, 수술 이후에도 불편함이 남을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의학적 판단을 존중해야 하지만, 환자가 느끼는 두려움까지 쉽게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정 대표 역시 치료의 필요성과 별개로 또 한 번의 수술을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 앞에서 마음이 복잡했다.
무엇이든 해내던 사람에게 찾아온 무력감
정 대표는 어려서부터 무슨 일이든 마음먹으면 끝까지 해보려는 성향이 강했다. 그러나 건강 문제는 의지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열심히 움직인다고 반드시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아픔을 참고 견딘다고 몸이 회복되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의 몸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살피는 일이 중요했다.
노력하면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믿어왔던 정 대표에게는 낯선 경험이었다. 자신을 앞으로 나아가게 했던 강한 의지가 몸의 문제 앞에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됐다.
수술 날짜는 잡혔지만 마음은 정리되지 않았다
허리 수술 일정이 잡혔다는 것은 치료 계획이 구체화됐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정 대표의 마음까지 그 일정에 맞춰 정리된 것은 아니었다. 목 수술 후의 기억이 생생한 상태에서 다시 수술을 준비한다는 것은 또 다른 결심을 요구했다.
수술을 받으면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을까. 회복 과정은 얼마나 힘들까. 수술 후에도 불편함이 계속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 대표가 느꼈던 두려움은 이런 현실적인 걱정들과 맞닿아 있었다.
그렇다고 수술을 피하는 것이 반드시 더 나은 선택인 것도 아니었다. 척추질환은 증상과 신경 손상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달라진다. 그의 고민은 수술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이미 큰 수술을 경험한 사람이 또 다른 치료를 앞두고 느끼는 심리적 부담이었다.
두려움 속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다
사람은 건강할 때 몸이 자유롭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당연하게 여기기 쉽다. 그러나 평범한 일상에 제약이 생기면 이전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질문들이 떠오른다. 정 대표에게도 두 번째 수술을 앞둔 시간은 자신의 몸과 앞으로의 삶을 돌아보게 된 시기였다.
그동안 그는 목표를 정하면 포기하지 않고 달려왔다. 하지만 이제는 얼마나 열심히 할 것인가 못지않게 자신의 몸이 무엇을 감당할 수 있는지 살펴야 했다. 강한 의지로 버티는 것과 몸의 신호에 귀 기울이는 것은 서로 다른 일이었다.
정 대표는 훗날 자신의 삶을 되짚으며 아팠던 시간도 중요한 기억으로 남겼다. 성공했던 일뿐 아니라 두려웠던 순간과 힘들었던 경험까지 돌아보는 것이 자신의 인생을 이해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정 대표에게 목 수술은 몸의 한계를 실감하게 한 경험이었다. 두 번째 허리 수술을 앞둔 시간은 그 한계 앞에서 자신의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된 시기였다.
수술 날짜는 정해져 있었지만, 그 뒤의 인생까지 정해진 것은 아니었다. 정 대표는 두려움 속에서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에게 두 번째 수술을 앞둔 시간은 몸의 고통뿐 아니라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한 또 하나의 중요한 기억으로 남았다.




기사 댓글 0
욕설, 타인 비방, 광고 등의 댓글은 예고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