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숙 생애기록치유㉒] 목 수술을 했는데 이번에는 허리였다

발의 이상과 저림으로 시작된 몸의 신호, 갈수록 불편팔과 손까지 저리고 다리에도 힘 빠지는 증상...병원 찾아결국 목 수술 받아…회복 과정의 고통도 만만치 않아수술 뒤에도 오른발 감각 이상과 왼팔·손 저림 등 불편이번에는 허리 수술까지…“또 수술해야 하나” 막막

[편집자 주] 물치유 전도사로 알려진 ㈜물들임 정연숙 대표의 생애를 따라가는 연재입니다. 한 사람의 경험과 선택, 상처와 회복을 기록하며 그것이 어떻게 오늘의 삶과 치유 활동으로 이어졌는지를 차근히 풀어봅니다.

몸의 신호는 점점 커지고 있었다

정연숙 대표의 몸은 오래전부터 크고 작은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30대부터 발에 이상을 느꼈지만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젊었고 활동적이었으며 웬만한 불편은 참고 움직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몸의 이상은 더 이상 모른 척하고 지나갈 수 있는 수준에 머물지 않았다.

손끝이 저리고 팔과 손에도 불편함이 나타났다. 다리에도 힘이 빠지는 증상을 경험했다.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기 어렵다고 느끼는 때도 있었다. 한때 체중이 80㎏을 넘어섰고 아침이면 몸 전체가 무겁게 느껴졌다고 정 대표는 회고한다. 신경과 검사와 혈액검사, MRI 검사 등을 받으며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게 된 것도 몸에서 나타나는 변화가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그냥 지나갔던 것 같아요. 그런데 나중에는 몸이 마음대로 안 되는 거예요.”

몸이 불편하다는 것과 몸이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정 대표에게도 그 차이는 컸다. 참고 견디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 이르고 있었다.

결국 목 수술을 받았다

증상이 심해지면서 정 대표는 결국 아주대병원에서 목 수술을 받았다. 아주대학교병원은 현재도 신경외과 등 여러 진료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수원 영통구에 자리하고 있다. 다만 당시 정 대표가 받은 정확한 진단명과 수술 방법은 현재 확보된 녹취만으로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는 임의로 단정하지 않는다.

정 대표의 기억에 더 강하게 남아 있는 것은 수술의 이름보다 그 이후의 시간이었다. 수술만 받으면 힘들었던 시간이 모두 끝날 것 같았지만 회복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 몸이 아픈 상태에서 수술을 결정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수술 뒤 몸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까지 견뎌야 하는 시간도 만만치 않았다.

훗날 정 대표가 당시를 떠올리며 한 말에는 그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목 수술하고 회복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어요.”

짧은 한마디지만 그가 이후 또 다른 수술을 앞두고 왜 그렇게 두려워했는지를 이해하게 해주는 말이기도 하다.

수술했다고 몸의 모든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더 답답했던 것은 목 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자신이 느끼던 몸의 불편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정 대표의 회고에 따르면 이후에도 오른발의 감각이 예전 같지 않았고 왼팔과 손의 저림 등 여러 불편함이 이어졌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당시 나타난 여러 증상을 하나의 원인으로 연결해 해석하지 않는 것이다. 오른발의 감각 이상과 팔·손의 저림이 어떤 의학적 원인에서 비롯됐는지는 의료기록이나 정확한 진단 내용을 확인해야 알 수 있다. 다만 정 대표 자신의 생애기록에서 분명한 것은 목 수술이라는 큰 일을 겪고 난 뒤에도 몸에 대한 걱정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수술 전에는 ‘수술을 받으면 좋아질 수 있을까’를 걱정했다면, 수술 뒤에는 ‘왜 아직도 내 몸이 예전 같지 않을까’라는 새로운 걱정이 생겼다. 몸에서 불편한 곳이 하나 생기면 그곳에 온 신경이 쏠리고, 다른 곳까지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정 대표 역시 자신의 몸에서 나타나는 변화에 이전보다 민감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허리였다

그런 상황에서 다시 허리 문제가 찾아왔다. 결국 허리 수술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날짜도 잡게 됐다.

이미 한 차례 목 수술과 힘든 회복 과정을 경험한 정 대표에게 ‘또 수술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처음 수술을 앞두었을 때와는 또 다른 무게로 다가왔다. 수술이 무엇인지 몰라서 두려운 것이 아니었다. 이미 한번 겪어봤기 때문에 오히려 더 두려웠다.

“목 수술하고 회복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어요. 허리까지 그렇게 된다고 하면 내 인생이 거의 끝장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몸이 아프다는 사실보다 앞으로 또 무엇을 견뎌야 하는지가 막막했다. 한 번의 수술로도 힘들었는데 다시 수술대에 올라야 한다는 생각이 마음을 짓눌렀다.

그렇다고 정 대표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수술 날짜만 기다린 것은 아니었다. 어떻게든 다른 길이 없는지 찾아봤다. 자신의 몸을 회복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알아보고 직접 시도하기도 했다. 당시의 절박함은 단순했다.

‘다시 수술하지 않을 방법은 없을까.’

그 질문이 정 대표를 계속 움직이게 했다.

몸이 아프자 삶 전체가 흔들렸다

건강할 때 몸은 좀처럼 삶의 전면에 등장하지 않는다. 걷는 것도, 손을 움직이는 것도,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당연하게 여긴다. 그러나 몸의 한 부분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기 시작하면 평범했던 일상이 갑자기 어려운 일이 된다.

정 대표에게도 그랬다. 발에서 시작된 작은 불편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때와 달리 목 수술을 받고 다시 허리 수술까지 앞두게 되자 건강은 더 이상 생활의 일부가 아니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문제가 됐다.

특히 자신의 의지로 많은 일을 해결해왔던 정 대표에게 몸의 문제는 더욱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는 어려운 일이 생기면 더 움직이고, 목표를 세우면 끝까지 해내려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몸은 의지만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21회에서 살펴본 ‘몸의 신호를 듣지 않았던 시간’이 결국 여기까지 이어졌다. 참으면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던 작은 이상은 어느 순간 수술이라는 큰 사건으로 삶 앞에 나타났다.

두 번째 수술을 앞두고 처음으로 다른 길을 찾았다

어떤 전환점은 새로운 것을 얻었을 때보다 더 이상 예전 방식으로 갈 수 없다고 느끼는 순간 찾아오기도 한다. 정 대표에게 허리 수술을 앞둔 시간이 그랬다. 목 수술의 힘든 회복 과정을 이미 경험했다. 그런데 또다시 허리 수술 날짜까지 잡혔다. 그때 정 대표에게 필요했던 것은 ‘더 참고 버티자’는 결심이 아니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몸을 바라볼 필요가 있었다.

그 무렵 정 대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던 2018년, 서울의 한 커피숍에서 우연히 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앞선 19회에서 소개한 조 대표와의 만남이다.

그 만남이 의미 있었던 것은 누군가가 정 대표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줬기 때문이 아니다. 몸이 힘들고 다시 수술을 앞두고 있던 시기에 정 대표 스스로 자신의 몸과 생활을 이전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19회의 ‘내 인생의 방향을 바꾼 사람’이라는 이야기는 우연히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그 만남 앞에는 오랫동안 몸의 신호를 지나쳐온 시간과 목 수술, 그리고 다시 허리 수술을 앞둔 절박함이 있었다.

몸이 무너지면서 비로소 몸을 공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 대표에게 목 수술은 단순히 병원에서 받은 한 번의 수술로만 남아 있지 않다. 몸을 이겨내야 할 대상으로만 바라보던 사람이, 자신의 몸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묻기 시작하게 된 생애의 중요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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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