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 전 청와대 홍보수석]

나는 어려서 집이나 학교에서 체벌을 당한 경험이 있다. 끔찍하게 싫었다. 그래서 내 자식에게는 절대로 체벌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큰 아이가 다섯 살이 되었을 때 남편이 아이를 때리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부억에서 밥을 하다말고 뛰어들어와 나는 내가 낼 수 있는 최대로 목소리를 높이고 미친 사람처럼 악을 썼다.
"왜 때려~~ 애를 애 때려~~ 말로 하지 왜 때려~~?"
그러면서 남편을 막아섰고 아들을 밖으로 내보냈다. "한 번만 더 내 아들에게 손대면 당신은 끝장이야" 라고 소리쳤다. 남편은 아프게 때린 것도 아니고 아이에게 소리 지르며 겁만 줄 생각이었는데 나의 반응에 놀라 얼음처럼 굳어 있었다. 결혼 후 어떤 갈등이 있어도 미동도 하지 않고 침착하게 매사 양보만 했던 내게 그런 모습이 있었다는 사실에 남편은 놀랐고, 애를 때리면 안된다는 사실을 처음 알고 더 놀랐던 것 같다.
그 후에도 남편은 화가 날 때 손이 올라가기는 했지만 막상 애들을 때리지는 못했다. 나는 그 손이 애들을 치는 순간 이혼이라고 단단히 협박을 해 두었다.
폭력으로는 상대의 진정한 동의 얻어내지 못해
그랬던 내가 작은 아들을 딱 한 번 때린 적이 있다. <대통령의 협상> 책에 작은 아들과의 갈등과 이를 극복한 과정을 자세히 기록했듯이 우리 모자 간에는 문제가 많았다. 남편이 큰 애만 데리고 미국에 연구년을 떠나던 날, 초등학교 1학년이었던 작은 아이는 두려움의 대상인 아빠가 떠나고 나자 엄마를 우습게 알았는지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달래고 어르고 단호하게 말해도 아이는 들은 척도 안했다. 그 때 처음 매를 들고 때렸지만 아이는 울지도 않으면서 내게 더 때려보라는 식으로 저항했다. 그리고 결국 학교를 가지 않았다. 아이를 폭력으로는 굴복시킬 수 없음을 깨닫고 난 후에 나는 너무 마음이 아파 울면서 아이에게 사과했고 결국은 대화를 통해 아이가 왜 학교를 가기 싫어하는 지 알아냈다.(이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
요즘 아동체벌을 금지하는 것과 관련해 사회적 공론화가 시작되었다는 뉴스를 봤다. 우리 국민 중 훈육을 위해 아동체벌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80%라고 한다. 아동 체벌이 결국은 사회적 폭력으로 확대되고 그것이 전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연구 결과이다. 어려서부터 맞고 자란 사람은 남에 대한 폭력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는 악순환을 가져온다.
대화와 협상으로 지킨 우리 가정의 행복
우리 부부는 아이들을 때리는 대신 인격을 존중했고, 협상과 대화로 문제를 함께 해결했다. 지금은 서른이 넘은 아들과도 주말이면 함께 요리해서 먹고 휴가철이면 같이 여행을 떠난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체벌을 했다면 결코 얻지 못했을 가정의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혹시라도 훈육을 위한 체벌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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