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국민은 정부 대신 미국민 설득할 수 있는 공공외교관미국 내 친구나 동료, 친척 등에게 설득하면 좋겠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의 정치인과는 달리새로운 방법으로 북한과 상생하는 결과 내기 위해노력한다는 사실을- 트럼프를 싫어하는 민주당원이라도그의 정책이 옳을 수 있음을 설득하자- 사람과 문제를 구분하는 미국 문화 상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지난 일요일 남북미 3국 지도자가 조우하는 감동적인 사진과 멘션을 내가 페북에 올리자 한 미국 교수(내 박사과정 지도교수의 부인)가 번역을 부탁했다. 나의 반응을 정확히 알고 싶다는 것이다.
오늘 그 교수가 다시 페메를 보냈다. 대다수 미국민들은 이번 조우를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조종 당해서 농담 혹은 장난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의 반응이 놀라웠던 것 같다. 그녀는 나의 판단이 옳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신뢰의 근거>
유학 시절, 학위논문 파일 일부를 내가 실수로 날리는 바람에 유일한 인쇄본을 가진 지도교수에게 돌려달라고 한 적이 있다. 논문 디펜스를 앞두고 인쇄본을 스캔해서 빨리 컴퓨터 파일로 전환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도교수는 내 논문이 자신의 서재 책상 위에 있다며 집 키를 주며 논문을 찾아오라고 했다. 나는 아무리 급해도 어떻게 빈 집에 나 혼자 들어가냐며 저녁 때 가지러 가겠다고 말했다. 지도교수는 너는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니 괜찮다고 말했다.
옆에서 이를 보던 직원이 기숙과 크리스틴(교수 부인) 중에서 누구를 더 신뢰하느냐고 짓궂게 물었다. 지도교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당연히 기숙"이라고 답해서 나를 당황시켰다. 그 정도 신뢰 관계이기 때문에 나의 반응을 듣고 그 교수 부인은 "너의 말을 믿겠다"고 한 것이다. 그런 신뢰 관계가 없었다면 어림 없는 일이다. 그게 미국 정치의 생리이기 때문이다.
<미국 내 민주당과 씽크탱크 설득해야 하는 이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합의점을 찾아 협상을 타결하는데 영향을 미칠 가장 결정적인 변수는 미국 내 여론이다. 지난 번 하노이 협상의 결렬이 코언 청문회와 상원의원 출마를 앞둔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정치적 계산이 직접 원인이었음이 언론에 의해 밝혀진 바 있다. 내가 예측했던대로 트럼프는 폼페이오의 강력한 조언을 받아들인 것이고, 볼튼은 나쁜 경찰 역할을 했을 뿐이다(자세한 내용은 <대통령의 협상> 참조).
미국의 외교정책은 복잡한 미국 국내정치의 산물이라는 사실이 미국정치 전문가에겐 전혀 새롭지 않다. 대통령도 외교를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막는 견제와 균형의 시스템이 미국체제와 헌법의 근간을 이루기 때문이다. 결국 트럼프의 결단을 촉진하는 지름길은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워싱턴 씽크탱크와 민주당을 설득하는 것이다. 우리 민주당 지도부는 워싱턴을 방문해 성과없이 돌아왔고, 한국정부가 주최하는 각종 학술행사는 그쪽 논객에게 확성기를 달아줄 뿐 씽크탱크를 설득하지 못한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언론과 워싱턴에는 비주류 트럼프를 무시하는 진보적 편견이 압도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국민 모두 공공외교관>
정부는 좀 더 효과적인 대미 공공외교 방법을 연구해야겠지만 우리 같은 시민도 할 일이 있다. 우리 모두는 정부를 대신해 미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공공외교관이기 때문이다. 미국내 친구나 동료, 친척 등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의 정치인과는 달리 새로운 방법으로 북한과 서로 윈윈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설득하면 좋겠다. 트럼프를 싫어하는 민주당원이라도 트럼프의 정책이 옳을 수 있음을 설득하는 게 사람과 문제를 구분하는 미국문화 상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사 댓글 0
욕설, 타인 비방, 광고 등의 댓글은 예고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