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개힐링하우스 추석 캠프] 연휴 첫날, 노을 따라 무의도 갔다가 ‘맨발 치유캠프’에 빠졌다

마시안 카페거리 가려다 익숙한 무의도로하나개해수욕장에서 만난 뜻밖의 추석 풍경27일까지 4박5일 힐링 프로그램하나개힐링하우스 소문 듣고 재미교포도 참석숙박 참가 좋지만 당일 합류도 가능(문의=010-2087-4498)

문정희 대표(오른쪽)가 맨발 힐링 캠프에 참석한 맨발벗들에게 환영인사를 하고 있다.
문정희 대표(오른쪽)가 맨발 힐링 캠프에 참석한 맨발벗들에게 환영인사를 하고 있다.

가족과 외식 마치고 드라이브 하는데...

가족과 서울 잠실서 외식(점심)을 마치고 가볍게 드라이브에 나섰다.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 오후였다. 특별히 목적지를 정한 것은 아니었다. 승용차는 어느새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와 용유도 방면을 향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마시안해변 카페거리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서해의 저녁을 바라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핸들이 엉뚱한 곳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니, 어쩌면 핸들이 아니라 마음이 먼저 움직였는지도 모른다. 차는 익숙한 무의도 쪽으로 향했다. 무의대교에 올라서자 반대편 차로에는 섬을 빠져나가는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연휴 첫날 나들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그 행렬을 거슬러 섬 안으로 들어갔다. 남들이 섬을 떠나는 시간에 오히려 섬으로 들어가는 길이었다.

핸들이 엉뚱한 곳으로 방향을 틀었다

처음에는 맛집으로 소문난 ‘데침쌈밥’에서 저녁을 먹을까 생각했다. 그러다 “여기까지 왔는데 하나개해수욕장 저녁노을이라도 보고 가자”며 다시 방향을 바꿨다. 하나개해수욕장 주차장에 들어서는 순간 낯익은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하나개맨발마을을 이끌고 있는 하나개힐링하우스 문정희 대표였다.

차에서 내려 인사를 건넬까 생각하며 주차하는 사이 문 대표의 차량이 어디론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디로 향하는지는 짐작할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그 차를 따라갔다. 도착한 곳은 ‘하나개팜’. 하나개힐링하우스 체류객들이 식사를 하고, 맨발로 걷고,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었다.

'하나개맨발마을' 입구서 낯익은 모습 발견

하나개팜에 들어가니 예상하지 못했던 작은 추석 잔치가 준비되고 있었다. 약 30명이 함께 건강식을 먹으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명절 하면 떠올리는 갈비나 전 같은 기름진 음식이 아니었다. 영양죽을 중심으로 바나나와 견과류와 송편 두 쪽 등 간편하면서도 담백한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 화려한 잔칫상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보기만 해도 ‘건강’이라는 두 글자가 떠오르는 식탁이었다.(문정희 대표는 원래 저녁 식사를 과일 한두 쪽만 제공하기로 알려져 있는데 참 뜻밖의 풍경이었다.)

이곳의 치유효과에 관한 소문을 듣고 왔는지 멀리서 재미교포도 참석하고 있었다. “왔으니 같이 먹자”는 권유에 예정에도 없던 저녁을 건강식으로 맛보게 됐다.

문정희 하나개힐링하우스 대표의 추석잔치였다

하나개팜의 식사는 ‘추석 맨발걷기’ 프로그램의 중요한 한 축이었다. 문정희 대표가 추구하는 것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식사가 아니다. 자연 속에서 걷고 쉬는 생활에 어울리는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자는 취지다. 평소 하나개팜은 채소와 과일 등을 중심으로 건강채식뷔페를 선보여 왔다. 이날처럼 프로그램의 성격과 시간대에 따라 간편한 건강식(사진)도 마련한다. 바다는 몸을 쉬게 하고, 음식은 속을 쉬게 하는 셈이다.

이날 행사장에는 다음 날 건강강의를 맡을 예정인 30대 피부과 의사의 부모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부모는 참가자들과 건강식을 나누고 공연을 함께 지켜봤으며, 아들인 의사는 당시 하나개로 오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25일에는 이 의사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건강을 주제로 강의할 예정이다. 맨발걷기와 음식, 음악에 의학·건강 분야의 이야기가 더해지는 셈이다.

건강강의 예정인 30대 피부과 의사 부모도 참석

식사가 끝나자 하나개팜은 작은 공연장으로 변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주인공은 ‘사랑의 듀엣’ 남양우·이재숙 성악가 부부였다. 두 사람이 노래를 시작하자 조금 전까지 식사를 하던 공간은 금세 음악회장이 됐다.

거창한 무대장치가 필요한 공연은 아니었다. 객석과 무대 사이를 가로막는 높은 벽도 없었다. 함께 밥을 먹던 사람들이 관객이 되고, 바로 눈앞에서 부르는 노래가 추석밤의 공기를 채웠다.

건강채식 뷔페에 이어 '사랑의듀엣'의 치유노래 공연

음악은 때로 긴 설명보다 빠르다. 익숙한 노래 한 곡이 오래 묵은 기억을 불러내고, 굳어 있던 표정을 풀어준다. 이날 공연 역시 ‘보는 공연’이라기보다 함께 웃고 박수 치며 즐기는 시간에 가까웠다. 이번 추석 프로그램의 이름이 ‘사랑의 듀엣과 함께하는 추석 맨발걷기’인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맨발로 몸을 쉬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음악으로 마음까지 쉬어가자는 것이다.

공연 사이에는, 사랑의듀엣을 통해 문정희 대표의 하나개맨발마을과 하나개힐링하우스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줬다. 특히 지난 5월 솔밭에 있던 기존 공간을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으면서 자칫 하나개맨발마을의 활동이 중단될 수도 있었던 과정과 새로운 장소로 터전을 옮겨 다시 문을 열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하나개맨발마을의 하나개힐링하우스 추석 맨발캠프에 참석한 맨발벗들이 저녁 뷔페에 앞서 잠시 기도와 명상을 하면서 휴식하는 장면.

문정희 대표의 '하나개 맨발마을 지키기' 사연 공개

여기에 인근에는 ‘하나개힐링하우스’라는 펜션형 숙박공간도 새롭게 마련했다. 그 결과 하나개에서의 맨발걷기는 몇 시간 걷고 돌아가는 프로그램에서 한발 더 나아가게 됐다. 머물고, 먹고, 걷고, 음악을 듣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쉬어갈 수 있는 체류형 공간으로 영역을 넓힌 것이다.

하나개힐링하우스 역시 화려한 호텔식 휴양보다는 바다 가까이 머물며 몸과 마음을 내려놓는 데 초점을 맞춘 공간이다. 도시에서 가져온 복잡한 생각까지 방문 앞에 잠시 벗어놓고 쉬어가라는 듯한 분위기다.

펜션형 숙박공간 ‘하나개힐링하우스’ 개설

하나개팜이 ‘먹는 공간’이라면 하나개힐링하우스는 ‘머무는 공간’, 하나개해수욕장은 ‘맨발로 걷는 치유공간’인 셈이다. 여기에 음악이 더해지면서 먹고, 자고, 걷고, 듣는 네 가지 요소가 하나의 치유힐링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밤이 깊어지자 행사의 무대는 다시 바다로 옮겨졌다. 공연을 마친 참가자들이 하나둘 신발을 벗고 하나개해수욕장 갯벌로 향했다. 낮 동안 관광객으로 붐볐던 해변은 한층 고요해져 있었다.

밝은 조명 속 갯벌서 맨발걷기

서해는 물이 빠지면 끝을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넓은 갯벌을 드러낸다. 하나개해수욕장 역시 넓은 백사장과 갯벌이 특징이다. 낮에는 가족과 관광객들의 놀이터였다면 밤에는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해변의 조명 덕분에 야간에도 이동하는 데 큰 불편이 없었다.

참가자들은 바닷물과 젖은 갯벌에 맨발을 내려놓았다. 발바닥으로 차가운 바닷물과 갯벌의 감촉을 느끼며 걷는 바닷물 어싱 시간이었다. 어싱이 특정 질병을 치료한다는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한 임상적 근거가 확립됐다고 보기 어렵다.

24일 밤 하나개해수욕장 해변 풍경. 맨발벗들은 맨발걷기를 하기 위해 갯벌의 먼지점까지 이동해서 보이지 않았다.
24일 밤 하나개해수욕장 해변 풍경. 맨발벗들은 맨발걷기를 하기 위해 갯벌의 먼지점까지 이동해서 보이지 않았다.

체류형 맨발걷기 공간인 '맨발마을'로 발전 중

그러나 이날 현장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치유 효과를 약속하는 일이 아니었다. 바다를 바라보고 맨발로 천천히 걷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명절의 하루를 보내는 것 자체가 참가자들에게 색다른 휴식이었다.

조금 전까지 노래를 부르던 사람과 노래를 듣던 사람이 이제는 같은 바닷물에 발을 담갔다. 무대도 객석도 사라졌다. 바다가 무대가 됐다.

이번 행사는 23일부터 27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하나개해수욕장과 하나개힐링하우스, 하나개팜 일원에서 진행된다. 전체 일정에 참여하는 숙박형 프로그램 참가비는 1인 40만원으로 숙식이 포함돼 있으며, 당초 남성 10명과 여성 20명 등 30명 규모로 참가자를 모집했다. 전체 4박 5일을 함께하지 못하더라도 일정에 맞춰 당일 프로그램에 합류할 수 있다. 당일 참여 가능 여부와 세부 일정은 사전에 주최 측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목적지 정하지 않은 드라이브가 '작은 힐링여행' 변신

명절 여행이라고 하면 흔히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고 맛집을 찾아가는 일정을 떠올린다. 하지만 하나개에서 만난 추석 풍경은 조금 달랐다. 아침에는 바다를 걷고, 배가 고프면 건강식을 먹는다. 쉬고 싶으면 쉬고, 저녁에는 노래를 듣는다. 밤이 오면 다시 신발을 벗고 바다로 나간다.

프로그램을 따라가다 보면 관광지를 몇 군데 방문했는지가 중요하지 않게 된다. 얼마나 천천히 걸었는지, 누구와 밥을 먹었는지, 어떤 노래를 함께 불렀는지가 하루의 기억으로 남는다.

치유노래를 공연 중인 '사랑의 듀엣' 남양우 성악가. 그는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강남지회장으로도 봉사 중이다.
치유노래를 공연 중인 '사랑의 듀엣' 남양우 성악가. 그는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강남지회장으로도 봉사 중이다.

상다리 휘어야만 풍성한 추석이 되는 건 아니다

돌이켜보면 이날 모든 것은 우연이었다. 마시안해변으로 가려다 무의도로 방향을 바꿨고, 저녁을 먹으려다 하나개해수욕장으로 갔다. 주차장에서 우연히 문정희 대표를 만났고, 그의 차를 따라갔다가 건강식을 먹었다. 그러다 ‘사랑의 듀엣’의 노래를 들었고, 마지막에는 수십 명과 함께 바닷물에 맨발을 담갔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드라이브가 작은 힐링여행이 된 것이다.

여행에는 이런 순간이 있다. 계획표에 없는 길로 들어섰는데 오히려 그 길에서 오래 기억할 장면을 만나는 순간이다. 추석 연휴의 하나개해수욕장에는 지금 그런 시간이 흐르고 있다.

추석 연휴는 하나개해수욕장에서 치유여행으로

바닷바람이 불고, 갯벌이 펼쳐지고, 사람들은 신발을 벗는다. 하나개팜에서는 건강한 음식이 나오고, 사랑의 듀엣은 노래를 건넨다. 문정희 대표는 사람들이 잠시라도 편안하게 머물다 갈 수 있도록 공간 곳곳을 분주히 챙긴다.

풍성한 명절은 반드시 상다리가 휘어야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영양 만점인 건강죽 한 그릇, 노래 한 곡, 맨발 아래 닿는 서해의 갯벌, 그리고 함께 걷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풍성한 추석이 될 수 있다.

24일 행사장에서 건네받은 하나개힐링하우스의 정보를 담은 전단지. 하나개맨발마을의 거점으로서 체류형 치유여행이 시작되는 펜션이다.
24일 행사장에서 건네받은 하나개힐링하우스의 정보를 담은 전단지. 하나개맨발마을의 거점으로서 체류형 치유여행이 시작되는 펜션이다.

기사 댓글 0

0 / 400

욕설, 타인 비방, 광고 등의 댓글은 예고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종합

"김남일은 어린 시절 하나개해수욕장서 맨발로 뛰놀았다"…2002월드컵 영웅 키운 무의도

게 잡고 망둥어 낚던 어부의 막내아들 · 맨발벗들이 걷는 고향 바다에 남은 추억 · 히딩크가 발굴한 '진공청소기', 감독으로도 활약 · 김남일 "무의도의 자연과 추억, 성장에 소중한 밑거름" · 고모가 운영하는 광명항의 '선창식당'엔 · 선수 시절의 김남일 사진걸려 있어 · 해물칼국수와 광어회, 농어회로 유명한 맛집

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