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훈교 한신대 명예교수, 수십년간 근골격계 연구S전자 근골격계 예방운동센터(DSR) 센터장걷기·발·골반·척추의 균형에서초고령사회의 건강법 제시

무릎이 아프면 무릎만 치료?
우리는 하루에도 수천 걸음을 걷는다. 평생으로 계산하면 수억 보에 이른다. 하지만 정작 '어떻게 걸어야 하는가'를 제대로 배운 사람은 드물다. 허리가 아프면 허리만 치료하고, 무릎이 아프면 무릎만 치료한다. 발목이 아프면 발목에 주사를 맞는다. 그런데도 통증은 반복된다. MRI와 CT 검사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몸은 계속 불편하다. 왜 그럴까.
정훈교 교수(이학박사)는 이 질문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그 답을 찾기 위해 수십 년을 바쳤다. 그는 국내 근골격계 예방운동과 스포츠재활 분야의 전문가로, 한신대학교 명예교수와 S전자 근골격계질환 예방운동센터(DSR) 센터장을 맡고 있다.
한신대학교 스포츠재활학과 대학원장을 비롯해 한국특수체육학회(KOSAPE) 회장, 국회 노인복지정책연구회 자문교수, 아시아태권도연맹(ATU) 의무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치매예방운동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며 KBS·MBC·SBS·EBS 등 방송을 통해 근골격계 질환 예방과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알리는 강연 활동도 활발히 펼쳐왔다.
발의 형태와 인체기능의 상관관계 연구
그는 특히 체형과 균형능력을 첨단 장비로 분석해 운동 프로그램과 접목하는 연구를 해 왔다. 1970년대만 해도 발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는 사람마다 다른 발의 형태와 아치가 균형감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골반이 조금만 틀어져도 무릎과 허리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하나하나 추적했다. 이후 연구 영역을 운동선수 재활, 허리 통증, 노인 낙상 예방, 치매 예방 운동, 컴퓨터 작업으로 인한 VDT증후군까지 넓혀 왔다.
그가 오랜 연구 끝에 내린 결론은 의외로 단순하다.
"몸은 하나로 연결돼 있다."
첨단장비로 체형과 균형능력 분석 뒤 운동 프로그램 접목
무릎이 아프다고 무릎만 보는 순간 원인을 놓칠 수 있다. 허리가 아프다고 허리만 치료해서도 해결되지 않는다. 발과 골반, 척추, 근육, 균형능력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몸은 부품을 갈아 끼우는 기계가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오늘날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근감소증과 낙상은 노년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건강 문제로 떠올랐다. 걷기 운동과 맨발걷기가 전국적인 열풍이지만, 자신의 몸 상태를 제대로 모른 채 무작정 많이 걷는 사람도 적지 않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오히려 무릎과 허리, 발목을 망가뜨리는 경우도 흔하다.
정 교수는 "운동도 과학"이라고 말한다. 많이 하는 것보다 자신의 몸을 정확히 이해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실천하는 것이 먼저라는 뜻이다.
5차례로 근골격계 건강철학 제시
이번 연재는 7월 31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의 한 카페에서 약 한 시간 동안 진행한 심층 인터뷰를 바탕으로 구성했다. 정훈교 교수의 연구와 임상 경험을 최대한 충실하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인터뷰는 딱딱한 강의가 아니라 오랜 연구자가 자신의 경험과 철학을 풀어놓는 대화 형식으로 진행됐다. 발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운동선수 재활, 첨단 균형분석 장비, 노인 낙상 예방, 근감소증, 올바른 걷기, 척추와 골반의 역할까지 폭넓은 이야기가 이어졌다. 특히 인터뷰 도중 기자의 무릎과 고관절을 직접 살펴보며 간단한 기능검사와 교정 시연을 한 장면은 '몸은 연결돼 있다'는 그의 연구 철학을 이해하는 데 인상적인 사례였다.
연재는 모두 다섯 편으로 구성된다.
▲ 첫 번째 '무릎이 아픈데 왜 골반부터 봅니까?'에서는 통증의 원인이 왜 아픈 부위가 아닌 다른 곳에 숨어 있는지를 살펴본다.
▲ 두 번째 '노인은 왜 잘 넘어질까?'에서는 근감소증과 균형능력, 낙상의 상관관계를 분석한다.
▲ 세 번째 '걷기 열풍, 무작정 걸으면 오히려 다친다'에서는 걷기 운동이 왜 개인의 체형과 발 상태를 고려해야 하는지를 짚어본다.
▲ 네 번째 '50년 동안 발만 연구한 교수의 결론'에서는 발이 인체 건강의 출발점이라는 그의 연구 성과를 소개한다.
▲ 마지막 '척추는 왜 굳어서는 안 되는가'에서는 척추와 골반, 몸의 균형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건강은 특별한 사람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누구나 걷고, 누구나 나이를 먹으며, 누구나 언젠가는 허리와 무릎의 불편함을 경험한다. 그렇기에 이번 연재는 새로운 치료법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몸을 다시 이해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정훈교 교수는 "몸은 거짓말하지 않는다"며 "몸의 균형을 회복하면 몸은 스스로 회복할 길을 찾아간다"고 말했다. 이번 연재가 독자들에게 자신의 몸을 새롭게 바라보고, 건강한 삶을 위한 작은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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