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가 부부 ‘사랑의 듀엣’ 남양우·이재숙 씨칠순잔치 대신 클래식 음악회 화제25일 오후 6시, 서울 동대문구 새힘아트홀서‘여정, 노래는 나의 인생’ 치유 콘서트
칠순을 맞은 성악가 부부 ‘사랑의 듀엣’ 남양우·이재숙 씨가 잔치 대신 음악회를 연다. 두 사람은 오는 25일 오후 6시, 서울 동대문구 새힘아트홀에서 치유 콘서트 ‘여정, 노래는 나의 인생’을 개최한다.
무대는 장르의 경계를 넘어서는 다채로운 음악의 풍경으로 완성된다. 피아노 박선영, 플루트 김효정, 바이올린 오유림, 첼로 서하늘이 빚어내는 현악 4중주의 섬세한 선율 위에 알폰 힐링코러스의 화음이 포개진다.
여기에 특별출연하는 방윤식이 요들·외르겔·콘트라베이스로 이색적인 색채를 더하고, 아미사 요들합창단이 합류해 무대를 한층 풍성하게 채운다.
방윤식, 아미사 요들합창단 특별출연


"환자들에게 노래는 공연 아니라 처방"
‘사랑의 듀엣’은 지난 30년 동안 말기 암 환우와 병상 곁을 찾아가 노래로 위로하고 희망을 전해왔다. 노래를 공연이 아니라 처방으로 여겨온 삶이다. 이들의 노래는 무대 위에서 박수를 받기보다 병상 곁에서 숨결처럼 내려앉아 왔다.
두 사람은 병동, 요양시설을 찾아가 “노래는 귀로 듣는 약”이라는 신념을 몸으로 증명해 왔다. 마이크 대신 손을 잡고, 조명 대신 창가의 햇빛 아래서 부르는 노래는 사람의 심장에 직접 닿았다. 그 음성은 상처 위에 덮는 붕대처럼 조용히 아픔을 감싸 안았다.
이날 공연의 제목은 ‘여정, 노래는 나의 인생’이다. 70년의 삶과 30년의 치유 사역을 한 무대에 담는다. 이 무대는 회고가 아니라 현재형이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는 자리가 아니라, 지금도 노래를 기다리는 이들을 향해 다시 걸어 나가는 출발선이다.
무대를 채우는 곡들은 ‘혼자 걷지 않을 거예요’, ‘너는 내게 보석’, ‘나의 작은 약속’, ‘인생아’, ‘내 마음의 강물’, ‘아름다운 나라’, ‘나는 가리라’ 등이다. 모두 “살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품은 노래들이다. 이 곡들은 화려함보다 따뜻함으로, 기술보다 진심으로 사람의 마음을 두드린다.
"노래는 귀로 듣는 보약"

40여 년 전 호주에서 노래치유 시작
노래치유 사역을 하게된 계기는 40여 년 전 호주에서였다. 삶의 바닥에서 힘겨워하던 시절, 두 사람은 도착 사흘 만에 말기 위암 환자의 집으로 안내받았다.
“노래하는 부부라면서요. 이분을 위해 한 곡만 불러주세요.”
떠오른 찬미가 한 곡을 불러 드렸다. 노래라기보다 눈물에 가까웠다. 떨리는 목소리로 3절까지 불러 드리자 환자는 조용히 말했다.
“신기합니다. 제 머리가 천장을 뚫고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느낌이 듭니다.”
그 환자는 이후 17년을 더 살았다. 그날, 두 사람의 인생이 바뀌었다. 노래는 공연이 아니라 생명이라는 사실을 몸으로 배운 순간이었다.
"박수 원해서 아니라 사람 살리려 노래 불렀다"
이후 이 부부는 “노래는 박수를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는 믿음으로 수천 회의 치유 무대를 이어왔다. 병상 앞에서도, 수술 전 대기실에서도, 눈을 감기 직전의 침대 곁에서도 같은 노래를 불렀다. 노래는 그들에게 직업이 아니라 사명이었다.
이번 음악회를 앞두고 지인들의 축하 편지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장도경 시인·목사는 “사랑의 듀엣은 노래로 사람의 마음을 엮어 하나 되게 한 부부”라며 “그 여정에 진심의 박수를 보낸다”는 글을 보내왔다. 심미수 시인은 칠순을 맞은 두 사람에게 바치는 축시를 써 무대에서 낭독할 예정이다.
삐띵기 의원 성형외과의 유제성 원장은 “70세에 클래식 음악회를 연다는 것은 누구도 쉽게 시도하지 않는 모험”이라며 “자존심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음악회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격려했다.
병상에서도...수술 대기실에서도...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지회장 봉사도
‘사랑의 듀엣’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 부부는 인천 중구 하나개해수욕장의 아미사힐링센터에서 암 환자들을 위한 치유 노래를 이어오고 있다. 남편 남양우는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회장 박동창) 서울강남지회장으로, 아내 이재숙은 아미사지회장으로 봉사 중이다. 노래와 맨발걷기, 두 가지 방식으로 사람의 생명을 일으키는 길을 걷고 있다.
이번 음악회는 회고가 아니라 선언이다. 칠순은 끝이 아니다. 아직도 노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향해, 다시 걷겠다는 약속이다. 촛불을 끄는 대신, 누군가의 가슴에 작은 불씨를 심는 밤이다.
“우리 부부의 무대는 언제나 죽음을 앞두고 고개를 떨군 환우들 앞이었습니다. 에너지가 바닥난 그분들 앞에서 우리는 오랫동안, 온 힘을 다해, 어쩌면 목숨을 걸고 노래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랑의 듀엣'에게 음악은 경쟁이 아니라 동행이다. 무대 위에서 서로를 이기는 소리가 아니라, 삶의 골짜기를 건너는 다리가 되는 소리를 선택해 왔다. “노래는 마음에 바르는 연고”라는 이들의 말처럼, 한 곡의 아리아는 환자의 불안을 덜어내고, 지친 보호자의 어깨를 잠시 쉬게 한다.
화려한 앙코르보다 더 긴 여운을 남기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들의 노래는 귀를 지나 가슴에 머물며 꺼져가던 희망의 심지를 다시 밝히는 불씨가 되기 때문이다.
"칠순은 끝이 아니라 다시 걷겠다는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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