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과 움직임 겹쳐지는 정서적 이완천국·지옥 반전 판이 만드는 감정의 파동규칙보다 공감 앞서는 현장형 공동체 놀이한겨울 맨발 위에 번지는 일종의 '웃음치유'

"이 윷놀이는 널리 퍼져야 한다"
25일 성탄절, 경기도 남양주 퇴계원 ‘맨발 아미사 힐링캠프’의 번개모임 하이라이트는 뜻밖에도 윷판에서 터졌다. 영하 10도 안팎의 매서운 추위가 바깥을 감쌌지만, 맨발걷기 비닐하우스 안은 열기로 후끈했다. 맨발벗들 사이에 “이 윷놀이는 꼭 널리 퍼져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입소문을 타는 ‘맨발 아미사 윷놀이’다.
'맨발 아미사 윷놀이'는 단순한 놀이를 넘어, 환자들이 실컷 크게 웃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과정 자체가 치유로 이어지도록 설계된 놀이다. 웃음과 움직임이 반복되는 놀이 구조를 통해 긴장을 풀고 정서적 회복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만들었다. "대체의학의 '웃음치료' 역할"이란 의견도 있다.
이 윷놀이는 전통 윷놀이를 바탕으로 하되, 규칙이 과감하게 ‘현장형’으로 재구성돼 있다. 참가자들은 A팀·B팀 두 팀으로 나뉘어 진행한다. 말도 많지 않다. 팀당 말이 1개뿐이라 전개가 빠르고, 잡고 잡히는 긴장감이 커진다.
"대체의학의 '웃음치료' 역할" 의견도

‘맨발 아미사 윷놀이’ 진행법은?
- 팀 구성: A팀·B팀 2팀으로 진행(팀당 말 2개).
- 판 구성: 천국·지옥(함정)·대모산 등 상징 칸을 배치해 반전 요소 강화.
- 천국 룰: 천국이 나오면 말이 천국으로 직행하는 식의 ‘대박’ 장치가 있다(현장 합의로 변주 가능).
- 지옥(함정) 룰: 특정 칸에서 지옥으로 떨어질 수 있는 함정이 있어 역전이 잦다.
- ‘탈출 구간’ 룰(핵심): 특정 지점에 들어가면 “도로만” 혹은 “도만” 허용. 도는 한 칸이지만, 이 구간에서는 오직 도가 나와야 탈출 가능.
- 현장 벌칙/보너스: 공짜 혜택을 받으면 춤·박수·나눔 같은 소소한 벌칙/보너스를 즉석에서 붙여 분위기를 살린다.
춤·박수·나눔 같은 소소한 벌칙...웃음꽃 유발

'천국', '지옥', '대모산' 등 상징 칸 눈길
이 윷놀이는 이름부터 범상치 않다. 가운데에는 ‘천국’, 한쪽에는 ‘지옥(함정)’, 또 다른 길목에는 맨발걷기의 성지인 ‘대모산’ 같은 상징 칸이 놓인다.
“천국이 나오면 모든 말이 그냥 천국으로 직행합니다.”
누군가 '천국'을 찜하면 순식간에 판 위 분위기가 뒤집힌다.
반대로 “여기 왔다가 바로 '지옥'으로 빠질 수도 있어요. 천국 갔다가도 지옥으로 곧장 떨어질 수 있어요”라는 안내가 이어지면, 웃음 속에서도 모두 윷짝을 더 조심스럽게 던진다.
“도만 나와야 돼요. 개도, 걸도, 윷도, 모도 안 돼요.”
참가자들은 도가 나올 때까지 숨을 죽였다가, 도가 나오면 환호하고, 도가 안 나오면 “아이고, 또야?” 하며 웃어넘긴다. 판을 빠르게 끝내지 않게 일부러 ‘느린 문’ 하나를 만들어 긴장과 반전을 늘리는, 일종의 ‘장치’다.
'천국'서 '지옥'으로 떨어지면 폭소

현장웃음 치우는 공동체 놀이 '창의적'
이 게임을 ‘창의적’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또 있다. 규칙이 딱딱한 규정이 아니라, 공동체 놀이처럼 현장에서 합의하며 살아 움직인다는 점이다. 이날도 “오늘은 모든 것이 현찰로 거래하겠습니다”라는 농담 섞인 선언과 함께, “천국 칸에 들어가서 삼 천원을 받으면 양쪽 옆사람도 천 원씩 받는다”와 같은 분배 규칙이 자연스럽게 붙는다.
누군가 천국 덕을 봤다면 “이웃과 나눠 주세요”라는 말이 뒤따르고, 공짜로 받은 사람에게는 “엉덩이를 흔드셔야 해요” 같은 장난스런 벌칙이 얹힌다. ‘돈’이 목적이라기보다, 부담없이 작은 현찰을 활용하여 현장 웃음을 키우는 방식이다. 참가자들 입에서는 “맨발 도박터네” “여기는 도박탕이네” 같은 말이 터지지만, 곧바로 “아니, 이게 간단한데 너무 재밌어”라는 결론으로 돌아온다.
현장 분위기는 놀이판 밖에서도 이어졌다. 윷놀이가 길어지자 “문 열어야 합니다, 여기 너무 더운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열기가 올랐다. 누군가는 찐 고구마와 따뜻한 국물 이야기를 꺼냈고, “너무 맛있어”라는 감탄이 여기저기서 터졌다. “우리 서로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인사를 좀 나누는 게 좋다”는 제안이 나오자, 참석자들이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하고, “오늘은 새로운 역사를 쓰는 날”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맨발걷기 번개모임이 ‘놀이’ 하나로 낯선 사람들 사이의 거리까지 좁혀버린 셈이다.
처음 보는 맨발벗들도 서로 친밀해져

또 하나의 겨울놀이 탄생 중
이날 퇴계원 맨발 아미사 힐링캠프의 번개모임에 참가한 맨발벗들은 “겨울엔 맨발이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여긴 달랐다”며 “이 분위기라면 한겨울에도 맨발벗들이 와서 마음 놓고 웃고 걷고 놀 수 있겠다”고 입을 모았다. 추위가 매섭던 성탄절 밤, ‘따뜻한 실내의 맨발’과 ‘천국·지옥 윷판의 반전’이 한데 섞이면서, 또 하나의 겨울 놀이가 탄생하고 있었다.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의 남양우 서울 강남지회장은 “맨발걷기를 하는 환자들은 최대한 많이 웃으면 더 치유가 된다”면서 “맨발 아미사 윷놀이를 하면서 마음껏 즐겁게 웃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남양우 지회장 "웃으면 치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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