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땅기의원 유제성 원장과 아내 문정희 씨 화제"병원은 ‘겉을 돕는 곳’ 황톳길은 ‘속을 돕는 곳’""접지하면 성형수술 효과 좋고 건강에도 도움"상담 온 환자들에게 어싱 소개 구슬땀하나개해수욕장에 ‘아미사힐링하우스’ 운영난치병 환자들에 24시간 접지환경 선사"채식 곁들이면 또래보다 젊은 신체 유지"

서울 강남 삐땅기의원 성형외과
11일 오후,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동의 한 성형외과 상담실. 반짝이는 조명 아래, 상담을 기다리는 환자들 사이로 이 병원 측 관계자가 조용히 말했다.
“(성형수술 상담 오셨겠지만) 몸이 안 좋으시면…맨발로 좀 걸어보세요. 땅이 참 약이 돼요. 성형 효과도 배가합니다.”
이 병원은 삐땅기의원 성형외과. 유제성 원장이 일부 성형수술 환자들에게 운동으로 맨발걷기를 추천하자. 병원 경영을 돕고 있는 아내 문정희 씨도 거든다. 보톡스 시술 상담을 받으러 온 60대 후반 남성 고객에게 상담 외에 ‘맨발걷기’도 권유한 것이다. 주름을 펴고 선을 다듬는 병원 한가운데서, ‘땅’과의 접촉을 추천 받은 이 환자는 신선한 감동을 받았는지 "허허~~" 하면서 미소 짓는다.
고객이 맨발로 걷는다고 해서 병원에게 돌아오는 수입은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부는은 몸이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습관처럼 묻는다.
“맨발로, 흙을 한번 밟아보셨어요? 제가 3년째 맨발걷기를 하는데 큰 효과를 봤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상담실이 ‘진료실’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따뜻한 마을 사랑방처럼 변한다. 인생을 멋있게 마무리하고 싶다는, 봉사가 몸에 밴 70대 여성의 얼굴이 그곳에 있다.
피부관리도 좋지만 '땅과의 접촉'도 권유

하나개해수욕장에 맨발걷기 힐링하우스 운영
문정희 씨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도착하는 곳이 인천 중구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이다. ‘하나의 큰 갯벌’이라는 뜻을 가진 이 해변은 썰물 때면 1km 넘게 펼쳐진 모래와 거대한 갯벌이 모습을 드러낸다. 모래알은 밀가루처럼 곱고, 조개와 동죽, 소라가 지천이라 아이들에겐 체험 학습장, 어른들에겐 힐링 산책로가 된다. 하나개해수욕장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지만, 요즘에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맨발걷기의 성지.”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회장 박동창)가 효과를 측정한 결과, 같은 흙길인 서울 대모산보다 해변 맨발 접지 효과가 3.7배 높았다는 실험 결과가 나오면서 이곳은 병을 이기려는 사람들이 찾는 성지처럼 변했다. 이 해변 소나무 숲 안쪽에 자리 잡은 곳이 바로 ‘맨발걷기 하나개힐링하우스’, 일명 ‘아미사힐링하우스’로도 부른다. 문정희 씨는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의 강남지회 고문으로도 봉사하고 있다.
‘아미사’는 ‘암을 이긴 사람들’의 약자로, 암과 각종 난치성 질환을 겪은 이들이 함께 모여 맨발로 걷고, 같이 밥을 나누며, 다시 살아갈 힘을 다지는 쉼터다. 2024년 4월, 240여 명의 ‘암을 이긴 사람들’이 모여 현판식을 열며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신발을 벗고 갯벌로 나간다. 파도에 젖은 모래와 서해의 바닷물이 발바닥을 감싸면, 누군가는 “여기 서 있으면 몸에서 찌꺼기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수십 번의 항암을 견딘 몸으로 이곳을 찾아와, “하나개에서 맨발로 걷고 나서부터 암이 더 진행되지 않았다”는 경험담을 남기기도 한다. 물론 의학적 인과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적어도 이곳이 그들의 마음을 지탱해주는 ‘기적의 무대’가 되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그 풍경 한가운데에, 문정희 고문이 서 있다.
"갯벌 어싱하니 몸에서 찌꺼기 빠져나가는 느낌"

현대의학? 자연도 할 수 있는 영역 있어
“병원에 10분도 못 비우던 사람, 이제는 갯벌로 출근합니다”
문 씨는 병원 업무를 보좌하며, “내가 10분만 없어도 병원이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고 회상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마음속 저울이 기울기 시작했다.
“이제는 내 몸을 먼저 돌봐야겠다. 그리고 현대의학으로도 돕겠지만, 그 너머에 자연이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는 병원과 집만 오가던 삶을 내려놓고,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까지 직접 운전해 하루 왕복 3시간이 넘는 길을 3년째 다니고 있다. 하루 종일 맨발로 갯벌과 모래, 바닷물을 밟으며 몸의 변화를 체험했고, 그 경험이 확신이 되자 맨발걷기를 위한 힐링하우스를 만드는 일에도 깊이 관여하게 되었다. 시설은 아직 ‘럭셔리 펜션’과는 거리가 있다. 소나무 숲 사이, 소박한 숙소와 쉼터가 전부다.
“꿈은 있어요. 언젠가는 이 갯벌 옆에, 몸이 약한 분들도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작은 호텔 같은 치유 숙소를 짓고 싶어요.”
아직은 꿈의 설계도 단계지만, 그가 갯벌 위를 맨발로 걸을 때마다 그 길 위에 미래의 힐링센터 윤곽이 함께 그려지는 듯하다.
하루종일 맨발 걸으며 몸 변화 체험

56년생, 그러나 ‘몸 나이’는 또래보다 훨씬 젊어
문정희 씨는 1956년생이다. 주민등록상 나이는 70대를 향해 가고 있지만, 실제로 마주한 그의 모습은 그 숫자만큼 무겁지 않다. 그는 어릴 적부터 고기와 술을 멀리하고 채식을 기본으로 한 식습관을 지켜왔고, 최근 수년간은 맨발걷기를 꾸준히 실천하며 체력을 다져왔다. 맨발걷기 동료들은 “젊은 의사들도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의 체력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와 대화하다 보면 숨이 차지 않고, 걸음도 가볍다. 동년배 여성들이 허리·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나이에, 그는 해변 모래사장을 몇 시간씩 걸으며 환자들을 챙긴다. 숫자보다 삶의 태도가 나이를 결정한다는 그의 철학은, 같은 세대 여성들에게 하나의 실물 교과서처럼 다가간다.
“이제는 100세 시대가 아니라 120세 시대라고들 하잖아요.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면 거기서 멈추는 거고, ‘나는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라고 생각하면, 몸도 같이 달라져요.”
"맨발걷기로 몸 안쪽까지 회복하셔요"

"성형하면 자신감 생기고 덜 위축"
다시 강남의 진료실로 돌아오면, 장면은 조금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리프팅, 주름, 쌍꺼풀, 흉터 상담이 오가는 자리에서 문정희 씨는 “갯벌 접지”와 “하나개해수욕장”을 말한다. 그는 사람들에게 성형을 말리지 않는다. “사진 찍을 때, 사람을 만날 때, 겉모습이 조금 정리되면 자신감이 생기고 위축이 덜 된다”는 현실도 잘 안다.
다만 한 가지만 덧붙인다. “겉을 손보는 것 못지않게, 맨발로 땅을 밟으며 안쪽까지 같이 회복하면 더 좋다”는 것이다. 그에게 병원은 ‘겉을 돕는 곳’, 하나개해수욕장과 아미사힐링하우스는 ‘속을 돕는 곳’이다. 그는 오늘도 두 세계를 오가며, 사람들에게 균형을 권한다.
한 손에는 오랜 세월 쌓아온 의료·병원 경험을, 다른 손에는 서해 바다의 갯벌과 맨발의 감각을 쥐고 있다. 삐땅기의원 진료실에서 시작된 한 마디 조언은 결국 인천 무의도의 한 소나무 숲, ‘맨발 아미사 힐링하우스’ 앞 모래사장까지 이어지는 길이 된다.
그 길을 먼저 맨발로 걸어본 사람이, 지금 그 길을 조심스레 권하고 있다. 그의 이름은 문정희. 나이보다 마음이 더 단단하고, 직업보다 ‘봉사’라는 두 글자가 더 잘 어울리는, 서해 갯벌 위의 조용한 안내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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