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5번 고의사구, 6번 타자와 승부 건 벤치의 승부수 성공2사 주자 2, 3루 위기 봉쇄…분위기 단숨에 반전"놓치면 역전패인데.." 이홍석의 글러브가 연장 승리의 문 열다
2025 봉황대기 전국 고교야구선수권 1회전, 세광고와 덕수고의 경기(서울 양천구 신월구장)는 1대1로 맞선 채 9회말로 들어섰다.
덕수고의 타석에는 누구나 긴장할 수밖에 없는 ‘황금 라인’이 기다리고 있었다. 4번 타자는 경기 초반 홈런을 터뜨린 유용재. 청소년대표로 묵직한 하체와 빠른 배트 스피드를 자랑하는 장거리포의 상징이었다.
그 뒤를 잇는 5번 타자는 전년도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의 강타자 오시후. 지난해 덕수고가 2관왕에 오를 때 MVP였다. 고교 무대에서 이미 ‘결정적 순간에 강한 타자’로 이름난 선수였다.
세광고 벤치는 고심 끝에 승부수를 띄웠다. 4번 유용재를 사사구로, 5번 오시후를 고의사구로 내보내며 주자를 쌓았다. 위험을 감수하고 6번 설재민과 맞대결을 선택한 것이다.
[덕수고 황금타선]
4번타자, 1루수 유용재(7), 3학년 190/94, 1루수 청소년대표
5번타자, 좌익수 오시후(19), 3학년 186/88, 3할타자
6번타자, 포수 설재민(42), 2학년 183/88, 3할타자

타석에 들어선 덕수고 6번 설재민은 정확성과 파워를 겸비한 중장거리형 타자. 투수의 빠른 직구를 밀어쳐 1루 라인 안쪽으로 강하게 굴러가는 땅볼을 만들었다. 안타가 되면 끝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1루에는 세광고의 1학년 내야수 이홍석이 있었다. 타구가 몸 반대 방향으로 빠져나가자 그는 반 박자 늦게 반응했지만, 곧 왼손 글러브를 길게 뻗어 역동작 백핸드로 공을 낚아챘다. 마치 숲속에서 토끼를 덮치는 어린 호랑이처럼 날렵한 몸놀림이었다.
땅에 미끄러지듯 잡아낸 그는 재빨리 일어나 1루 베이스로 송구했다. 단 한 발 차이로 주자가 아웃되는 순간, 세광고 더그아웃에서는 환호와 한숨이 뒤섞인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 수비 하나가 경기의 흐름을 바꿨다. 덕수고의 황금타선이 무위로 돌아갔고, 세광고는 연장 10회초에 3점을 뽑아 4-1로 승리했다.
그날, 이홍석은 단순한 신입생이 아니었다. 그는 ‘팀을 구한 심장’이었고, 승리의 문을 연 결정적 주인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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