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선제압→동점→연장역전…드라마 같은 1회전, 신월구장은 한 편의 드라마 촬영장이었다

[2025 봉황대기 고교야구선수권]라현웅·이준호·김태언 이어달리기 호투...세광고, 덕수고에 4대1 승전영훈 2타점 3루타로 덕수고 숨통 끊고 승부치기서 승리 확정세광고, 2년 전 '준우승의 슬픈 추억' 떠올린 유쾌한 반란

세광고-덕수고 경기장면.
세광고-덕수고 경기장면.

2025년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개막 첫날(9일), 서울시 양천구 신월구장은 한 편의 드라마 촬영장이었다.

매년 이변의 무대가 되는 봉황대기지만, 올해 첫 장면은 그중에서도 유난히 강렬했다. 세광고가 올해 청룡기 우승팀이자 전국 최강 덕수고를 1회전에서 4-1로 꺾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이날 경기는 거대한 성벽 앞에 선 작은 돌팔매의 싸움 같았다. 세광고는 초반부터 무서운 집중력을 보였다. 4회초 1사 1루, 장시현의 내야 땅볼이 덕수고 2루수 글러브를 스치고 뒤로 빠졌다.

그 작은 틈새를 파고든 세광고는 연제휘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뽑았다. 신월구장 스탠드 위 응원석은 마치 단풍잎 위에 빗방울이 떨어지듯 잔잔히 일렁였다.

그러나 덕수고도 만만치 않았다. 7회말, 유용재의 방망이는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우월 솔로 홈런이 가을 하늘을 가르며 1-1 동점을 만들자, 덕수고 응원석은 마치 폭풍 전의 바다처럼 요동쳤다.

9회까지 두 팀은 서로의 숨결을 읽으며 칼끝 같은 긴장감을 유지했다. 그리고 연장 10회, 세광고는 마침내 성벽을 무너뜨렸다. 무사 1·2루에서 김요셉의 희생번트로 기회를 넓히자, 전영훈이 중견수 키를 훌쩍 넘기는 2타점 3루타를 작렬시켰다.

이 한 방은 마치 포탄처럼 덕수고의 숨통을 끊었다. 이어진 폭투로 1점이 더 들어오자, 세광고 응원석은 폭죽이 한꺼번에 터진 듯 함성의 화염에 휩싸였다.

10회말, 마운드 위 김태언은 흔들림 없는 방패였다. 무사 1·2루 위기 속에서도 덕수고 타선을 단숨에 잠재우며 승리를 지켰다. 그 순간 세광고 선수들의 모자는 하늘로 솟구쳤다.

세광고 졸업생 함영관(25회) 씨는 “10회에 3점이 터졌을 때, 내 심장은 경기장 조명보다 더 뜨겁게 뛰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세광고는 이날 승리로 봉황대기 1회전 최대의 ‘이변 주인공’이 됐다. 작은 망치가 큰 종을 울린 이 장면은, 올가을 고교야구 팬들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메아리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봉황대기는 참가 고교와 베이스볼 클럽 참가 수가 많아 서울시 목동구장, 신월구장, 구의구장에서 나누어 예선 경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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