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등교 안 하고 동대문운동장으로당시 군산상고 조계현 선수 응원가기도야구장까지 선생님이 찾아와 야단 맞아
[편집자 주] 물치유 전도사로 알려진 (주)물들임 정연숙 대표의 생애를 따라가는 연재를 합니다.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라, 한 어린이의 호기심이 어떻게 소명이 되었는지, 상처를 보던 시선이 어떻게 치유의 길로 발전했는지, 그리고 물을 통한 몸의 회복이 어떻게 마음의 회복과 연결되는지를 차근히 풀어봅니다. 독자에게도 잊고 있던 자신의 ‘마음의 씨앗’을 다시 떠올리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어린 시절 꿈은 한때 운동선수
"고등학교 때는 야구가 너무 좋았어요."
정연숙 씨는 웃으며 여고 시절을 떠올린다. 지금은 사람들의 건강과 치유를 연구하고 있지만, 어린 시절 그가 한때 가장 간절히 품었던 꿈은 운동선수가 되는 것이었다.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다. 스포츠를 보는 것만큼이나 직접 뛰는 것을 좋아했고, 제대로 훈련받아 선수가 되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 그러나 당시에는 여자아이가 운동선수가 되는 것을 좋게 바라보지 않는 분위기가 강했다. 집에서도 운동하는 것을 반대했다.
운동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던 그는 스포츠를 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직접 그라운드를 달릴 수는 없었지만, 선수들을 응원하는 동안만큼은 자신도 함께 뛰는 듯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고교야구였다.
스포츠 보는 것으로 아쉬움 달래
프로야구가 지금처럼 자리 잡기 전, 고교야구의 인기는 대단했다. 경북고와 선린상고, 광주일고 같은 명문고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면 동대문야구장은 관중의 함성과 응원으로 가득 찼다. 정 씨도 그 열기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위 언니 역시 스포츠 관람을 좋아했다. 다만 언니는 직접 운동하기보다는 경기를 보는 것을 즐겼다. 부모님이 일을 나가시면 자매는 밥을 하고 설거지를 하며 집안일을 나눠야 했다. 두 사람은 스포츠 경기를 집안일과 연결해 작은 내기를 벌였다.
서로 다른 팀을 응원한 뒤, 진 쪽이 일주일이나 한 달 동안 설거지를 맡는 식이었다. 단순히 경기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승부를 걸었으니 응원은 더욱 치열해졌다. 어느 팀이 이길지, 어떤 선수가 활약할지에 따라 집안일의 운명이 달라졌다.
"응원 팀 이기면 설거지 면제" 언니와 내기
그렇게 야구는 자매에게 하나의 놀이가 되었고, 정 씨에게는 점점 더 깊은 몰입의 대상이 됐다. 야구 경기가 있는 날이면 수업 시간에도 마음은 이미 야구장으로 향했다. 어느 날은 친구와 함께 학교를 빠져 동대문야구장으로 달려갔다. 친구에게는 절대로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지만, 담임교사가 행방을 묻자 친구는 결국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연숙이 야구 보러 갔어요."
담임교사는 직접 동대문야구장까지 그를 찾아왔다. 운동장에서 선생님과 마주친 여고생은 크게 혼이 났다. 학교까지 빠졌으니 할 말이 없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야구를 향한 마음은 식지 않았다.

어려운 가정환경 극복한 조계현 선수에 성원
당시 정 씨가 가장 좋아한 선수는 조계현이었다. 그는 어려운 가정환경을 이겨내며 야구선수로 성장하고 있었다. 정 씨의 눈에는 그 모습이 단순한 선수의 성공으로 보이지 않았다.
자신은 집안의 반대로 운동선수의 꿈을 포기했지만, 조계현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꿈을 놓지 않고 한 단계씩 올라가고 있었다. 정 씨는 그를 응원하며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 이루는 듯한 대리만족을 느꼈다."제가 운동을 해서 그 자리에 올라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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