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에서 배운 기본기는 삶의 원칙조계현·류중일에서 손흥민까지역경을 이긴 선수들에게 받은 자극좋아하는 일이라면 끝까지 파고드는 승부근성인내와 약속은 훗날 치유의 길을 받치는 기본기
[편집자 주] 물치유 전도사로 알려진 (주)물들임 정연숙 대표의 생애를 따라가는 연재를 합니다.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라, 한 어린이의 호기심이 어떻게 소명이 되었는지, 상처를 보던 시선이 어떻게 치유의 길로 발전했는지, 그리고 물을 통한 몸의 회복이 어떻게 마음의 회복과 연결되는지를 차근히 풀어봅니다. 독자에게도 잊고 있던 자신의 ‘마음의 씨앗’을 다시 떠올리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야구사랑은 여고 시절로 끝나지 않아
동대문야구장에서 시작된 야구 사랑은 여고 시절로 끝나지 않았다. 정연숙 씨에게 스포츠는 단순히 승패를 즐기는 오락이 아니었다. 그는 야구선수들이 어려운 환경과 고된 훈련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며 삶의 태도를 배웠다.
특히 조계현과 류중일 같은 선수들이 아마추어 무대를 거쳐 프로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화려한 결과보다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 버틴 시간에 마음이 더 갔다.
"노력 없이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정 씨가 야구를 보며 얻은 가장 큰 교훈은 기본기의 중요성이었다. 좋아하는 일을 잘하고 싶다면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쌓아야 하고, 남들이 보지 않는 시간에도 훈련을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가장 큰 교훈은 기본기의 중요성
선수들이 한 경기에서 빛나기 위해 수없이 같은 동작을 연습하듯, 사람의 삶도 하루아침에 달라지지는 않는다. 작은 습관과 반복이 쌓여야 비로소 한 단계 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은 성인이 된 뒤에도 이어졌다. 오늘날 손흥민 선수가 기본기를 반복하고 자신의 몸을 관리하며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한 모습을 볼 때면, 고교야구에 빠져 지내던 여고 시절의 감정이 되살아난다.
"저런 선수들이 밑바닥부터 하나씩 쌓아 저 자리까지 올라간 것처럼 저도 제가 하는 일을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야구에서 배운 태도는 생활전반에 스며들어
야구에서 배운 태도는 그의 일과 생활 전반에 스며들었다. 무엇을 시작하든 적당히 하다 그만두기보다는 끝까지 해보고 싶었다. 운동을 할 때도, 건강을 연구할 때도, 치유의 원리를 파고들 때도 한번 마음을 먹으면 쉽게 놓지 않았다.
그의 몰입은 때로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할 만큼 강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그 끈기 덕분에 힘든 시기를 버틸 수 있었고, 자신이 택한 길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고교 시절 시작된 야구 사랑은 결혼과 출산 뒤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더 특별한 기억을 남겼다.
충남 논산의 한 병원에서 아이를 낳던 날이었다. 정 씨는 심한 산통을 겪으며 출산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텔레비전에서는 박찬호 선수가 출전한 LA 다저스 경기가 중계되고 있었다.
출산 코앞 상황서 "야구경기 마저 보겠다" 의사에게 부탁
공교롭게도 경기는 9회말 2아웃이었다. 이제 아웃 하나면 경기가 끝나는 긴박한 순간이었다. 분만실로 들어가야 했지만, 정 씨는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는 의사에게 뜻밖의 부탁을 했다.
"선생님, 저 9회말 2아웃까지만 보고 들어가면 안 될까요?"
출산을 코앞에 둔 산모가 야구 경기를 마저 보겠다고 하니 의료진도 놀랐다. 정 씨는 한 가지 약속까지 했다.
"이것만 보고 들어가게 해주시면 소리도 안 지르고 아이를 낳을게요."
결국 그는 경기가 마무리되는 장면을 끝까지 보고 분만실로 향했다. 그리고 자신이 한 말을 실제로 지켰다. 가족들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산모의 비명이나 큰 소리가 들리지 않아 아이가 태어난 사실을 바로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였다.
경기 끝까지 보고 분만실로 향해
의사도 그의 참을성과 집중력에 놀랐다. 야구 경기를 끝까지 보고 싶어 한 마음도 대단했지만,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킨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었다. 이 일화는 단순히 야구를 얼마나 좋아했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만은 아니다. 한번 마음먹은 것은 끝까지 지키려는 그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 장면이다.
여고 시절에는 조계현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학교를 빠져 동대문야구장으로 달려갔다. 성인이 된 뒤에는 박찬호 선수의 경기를 끝까지 보기 위해 출산 직전까지 텔레비전 앞을 떠나지 않았다. 세월이 흐르고 응원하는 선수는 달라졌지만, 몰입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응원 선수 달라졌지만 몰입하는 마음은 불변
정연숙 씨에게 야구는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해 준 위로였고, 역경을 이겨내는 선수들을 통해 삶의 자세를 배운 학교였다. 선수들이 기본기와 반복 훈련으로 자신의 한계를 넘듯, 자신도 좋아하는 일을 끝까지 파고들어야 한다고 믿게 됐다.
출산 직전까지 야구를 놓지 않았던 기억을 돌아보며 정 씨는 자신의 삶을 움직여온 힘이 무엇인지 확인한다. 그것은 좋아하는 일을 향한 몰입이었고, 한번 한 약속을 지키려는 책임감이었으며, 어려운 순간에도 끝까지 견디는 승부근성이었다. 야구장에서 배운 그 힘은 지금도 그의 삶과 치유의 길을 이끄는 보이지 않는 기본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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