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모산에 흐르는 '생명의 실개천'…박동창 회장, 맨발걷기 명소로 새 단장 제안

쌍봉 약수터 인근 공터에 물탱크 설치일정한 유량으로 족욕 가능할 정도의 흐름 유지미끄럽지 않은 자연석 깔고양옆에 평상과 벤치, 그늘막 등 휴식시설 배치

"어디~ 피서 갈 필요도 없다"

서울 강남구의 대표적 도심 산책지이자 '맨발걷기의 성지'로 불리는 대모산에 실개천이 흐를 날이 올까.

아니면, 파크 골프장에서 딱딱~ 골프 치는 소리로 대모산 딱따구리들과 다람쥐들의 피난길을 재촉할까.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박동창 회장이 대모산에 인공 실개천을 조성하자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공개하며, 강남구청에 정식 제안을 추진 중이다. 이 제안은 단순한 조경사업을 넘어, 건강, 생태, 휴식, 그리고 도시의 품격을 아우르는 새로운 도시 치유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개천 없는 건 대모산의 '옥의 티'

박 회장은 “대모산은 맨발걷기를 즐기는 수많은 시민들의 힐링 공간입니다. 그런데 늘 아쉬웠던 한 가지가 있었어요. 발을 씻고 쉬어갈 만한 물길이 없다는 점이죠. 만약 실개천이 흐른다면 대모산은 말 그대로 ‘생명의 산’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대모산은 아름다운 황톳길과 산림욕장, 약수터 등 다양한 자원을 갖추고 있지만, 청량한 물길이 없어 족욕이나 수경휴식의 기능은 미비한 상태다. 이 점에 착안한 박 회장은 실개천 조성을 통해 “도시 속 숲에 맥박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실개천 조성 구간은 서울 지하철 수서역 6번 출구에서 시작해 정자(원두막)를 지나 궁마을과 교수마을 분기점까지 이어지는 약 500~600m의 황톳길이다. 이 길은 대모산 등산로 중 가장 많은 인파가 오가는 핵심 경로다. 평소에도 맨발걷기 시민들이 자주 오르내리는 코스다.

궁마을, 교수마을 삼거리 500~600m에

폭 40cm, 깊이 약 15cm의 얕은 실개천

실개천의 구체적인 모습은 다음과 같다. 폭 40cm, 깊이 약 15cm의 얕은 물길을 따라, 자연 경사를 활용해 부드럽게 물이 흐른다. 물은 상단부 쌍봉 약수터 인근 공터에 설치된 물탱크에서 공급되며, 일정한 유량으로 족욕이 가능할 정도의 흐름을 유지하게 된다. 바닥에는 미끄럽지 않은 자연석이 깔리고, 양옆에는 평상과 벤치, 그늘막 등 휴식 시설도 배치된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수서역이나 이매역 등의 지하철 역사에서 배출되는 지하수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박 회장은 “여의샛강생태공원처럼 지하수를 활용하면 물이 마를 걱정도 없습니다. 실제로 여의역 지하수로 만든 실개천에는 오리들이 헤엄치고 백로가 찾아드는 생태계가 형성됐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가 제안한 실개천은 단지 흘러가는 물이 아니다. 시민의 발을 씻어주는 길이자, 도시의 피로를 씻어내는 흐름이다. 무엇보다 강남구의 행정을 ‘살아있는 행정’으로 되살리는 맥락이기도 하다. 맨발로 흙을 밟고, 그 발을 물에 담그는 경험은 단순한 산책이 아닌 일종의 ‘자연 면역치료’로 평가받는다.

'자연 면역치유센터'로 관광객 유치

'도심 속 생태행정'의 본보기 확실

실개천이 조성되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다양하다.

우선, 맨발걷기 코스의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전국 각지의 건강 관광객이 몰릴 수 있다. 물길을 따라 걷는 경험은 도심에서는 좀처럼 누릴 수 없는 특별한 힐링으로, 지역 상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둘째, 실개천 주변에는 습지 식물들이 자생하며 소형 생태계가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지 환경 미화에 그치지 않고, 도시열섬 완화, 생물 다양성 회복 등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작은 실천이 될 수 있다.

셋째, 강남구는 ‘도심 속 생태행정’의 모델 구로 떠오를 수 있다.

박 회장은 “강남구는 전국에서 가장 재정 여력이 좋은 자치구입니다. 이런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는 능력도, 인프라도 충분해요. 이제 필요한 건 실행 의지뿐입니다”라며 구청의 결단을 촉구했다.

아들, 손자, 며느리 다 모여서~

양평 용문산, 시흥 신천천에 모델 있다

실제로 전국에는 유사한 성공 사례들이 존재한다. 양평 용문산의 인공 물길은 길이 3km에 달하지만,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행정의 협업으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시흥 신천천 역시 신천역 지하수를 소래산까지 끌어올려 연중 물이 흐르는 천으로 만들었다. 홍제천 인공폭포는 안산에서 펌핑한 물로 조성되어 관광객은 물론 장학기금까지 조성하는 모델이 되었다.

대모산 실개천 조성은 이들에 비해 규모가 작고 지형이 단순해, 오히려 더 적은 예산으로도 실행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또, 유지 관리에 대한 우려도 기우에 가깝다는 것이 박 회장의 설명이다.

“물은 펌핑으로 자동 공급되고, 겨울철 동결 방지 장치와 순환 시스템을 설치하면 유지 비용도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관리하고 지켜나갈 수 있는 공동체 기반이 이미 대모산에는 형성돼 있어요.”

지형 단순하고 규모 작아 적은 예산으로 충분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실개천은 단순한 물길이 아니라, 도시와 사람이 다시 연결되는 회복의 끈입니다. 대모산은 이미 서울 시민들의 마음에 ‘성지’로 자리 잡았어요. 이제 그 산에 물길 하나만 놓으면, 강남은 진짜로 생명의 구가 됩니다.”

강남구청의 응답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책은 책상이 아니라, 사람의 발끝에서 출발해야 한다. 대모산에 흐르는 물 한 줄기가 강남 행정의 물꼬를 트는 시작점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파크 골프장 '딱딱~' 골프 소리보다 시냇물 발 담그고 재잘대는 소리가 더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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