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백화점 조명보다농협 하나로클럼 양재점 판매직원분들의소박한 인심과 눈빛이 훨씬더 반짝였다
"콜라겐, 미네랄이나 흡수하자" 족발 시켜
어제 점심, 나는 조용히 족발 한 접시를 시켰다. 자극 없는 고기 한 점에, 콜라겐이든, 미네랄이든 위안이든, 무언가 몸에 이로운 것을 집어넣고 싶었다. 도시의 바람은 여전히 바빴고, 나는 잠시 그 바람에서 벗어나 내 속을 달래고 싶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하나로클럽은 마치 오래된 장날처럼, 묵은 정과 손맛이 바닥에서부터 피어오르는 공간이다. 어제도 예외는 아니었다. 과일과 채소의 숨결이 얕게 감도는 매장을 지나 나는 우연히 한 풍경 앞에 멈춰 섰다.
깎여 나가는 밤알들. 중년의 여성 판매원 두 분이, 아니 어쩌면 인생의 깊이를 아는 장인들이 밤칼을 쥐고 앉아 있었다. 나무의 속살을 드러내듯, 한 알 한 알 정성스레 껍질을 벗기고 있었다.
그 장면은 묘하게 평화로웠다. 모두 바삐 움직이는 공간 한켠, 그들은 손끝으로 계절을 다듬고 있었다. 나는 그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아무 말도 없이. 그저, 마치 오래된 친구의 뒷모습을 보듯이.
민첩하게 밤 깎는 솜씨, 예술의 경지

"어떤 목적으로 알밤을 사시려고?" 질문에 "알밤을 팔아드릴 목적으로..." 답변
그 중 한 분이 고개를 들더니, 내게 밤 두 알을 건넸다. 말이 없었다. 그러나 그 손에는 말보다 선한 무언가가 묻어 있었다.
나는 밤 봉지를 이리저리 살피며 뒤적였다. 문득, 그 분이 내게 물었다.
“무엇에 쓰시려고요? (어떤 목적으로 사시려고요?)”
그 순간, 내 입에서 툭 떨어진 말이 있었다.
“사모님 알밤 팔아드리려고요.”
잠시 정적이 흘렀고, 이내 그 분은 해처럼 웃었다. 가을 들판의 볕 같은 웃음이었다. 그리고는 조용히 밤 세 알을 내게 더 건네 주셨다. 그것은 아마, 웃음의 가격이었고, 또 마음이 통했을 때 사람들끼리만 주고받는 이유 없는 친절의 조각이었다.
나는 깎은 밤 다섯 알을 맛있게 씹으며 매장을 돌았다. 장바구니엔 알밤 밤 한 봉지가 담겨 있었다.
햇님처럼 웃으시면서 깎은 밤을 무려 '2알+3알=5알'이나 주시었다~

"명품과일 몇시에 떨이한다" 귓속말도
집에 돌아오며 생각했다. 세상에는 아직도 껍질을 벗긴 정이 남아 있구나. 계산서엔 찍히지 않는, 그러나 마음엔 오래 남는 온기 말이다. 예전에 이곳 남자 직원 한 분은 귓속말처럼 말해준 적 있다.
“과일은 4시 반쯤, 그때가 가장 좋습니다.”
그 말을 기억하고 명절 전날 왔던 나는, 정가 9만 원짜리 배를 반값에 구입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값이 깎인 것이 아니라 사람이 더해진 거였다.
나는 이제 알겠다. 장을 본다는 건 단지 물건을 사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장 한가운데엔 물건이 아니라 사람이 있다는 것을. 때때로, “사모님 알밤 팔아드리려고요” 그 한마디가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는 주문이 된다는 것도. '말 한마디로 천냥빚 갚는다는 속담'도 실감할 수 있었다.
다음 번에도 농협에 간다면, 무언가를 사기 전에, 마음을 먼저 열어야겠다. 밤껍질처럼, 겉을 하나씩 벗기면 속엔 단맛이 숨어 있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그 속살 하나쯤 건네보자. 말 한마디와 함께. 세 알의 알밤처럼.
농협 하나로마트 판매사원들 인심 훈훈~ 호화로운 백화점 식품관 대신 농협으로 가시라!!
'깎은 밤' 비롯한 국산 농수축산물 많이많이 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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