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녀 전 대구관천초등학교 교장의 박사학위 논문「맨발걷기 체험활동 교육과정 운영에 관한 협력적 실행연구」1년차 ‘형성기’엔 작은 실천을 쌓고2년차 ‘발전기’엔 놀이와 연계를 확대하고3년차 ‘정착기’엔 지역사회로 그 문화를 확산
최근 전국을 휩쓸고 있는 맨발걷기 열풍 속에서, 한 편의 박사학위 논문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이금녀 전 대구관천초등학교장이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에 제출한 박사논문 「맨발걷기 체험활동 교육과정 운영에 관한 협력적 실행연구」가 그것이다.
이 논문은 단순한 신체활동 연구를 넘어, 붕괴 직전의 학교공동체를 되살린 실천적 기록이다. 세 갈래로 금이 가버린 교실—학생, 교사, 학부모 사이의 불신과 단절—그 사이에 한 줌의 흙길을 놓아 다시 사람들을 걷게 하고, 마주 보게 하고, 웃게 만든 교육혁명의 실험실이다.
교실을 '벌판'으로 되돌린 실천적 대안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이금녀 박사는 자신의 연구를 이렇게 시작한다. 그가 주목한 것은 맨발걷기의 건강 효과나 두뇌 자극 효과만이 아니었다. 그것은 시작점일 뿐, 진짜 목적은 공동체 회복이었다.
감기에 잘 걸리던 아이들이 면역력을 되찾고, 말없이 지켜보던 교사들이 아이들과 함께 걷기 시작하며 경쟁에 몰두하던 학부모들이 함께 흙길에 앉아 웃게 된 것. 이 모든 변화가, 아침 20분의 맨발 걷기에서 시작되었다.
흙운동장, 세족장, 발 말리는 공간, 교사용 발건강 연수까지, 이금녀 교장은 말 그대로 '맨발학교'를 구축했다. 1년차 ‘형성기’에는 작은 실천을 쌓고, 2년차 ‘발전기’에는 놀이와 연계를 확대했으며, 3년차 ‘정착기’에는 지역사회로 그 문화를 확산시켰다.
이러한 실천은 마치 오래 닫혀 있던 창문을 열어젖히는 일이었다. 삭막하고 규격화된 학교에, 아이들의 발바닥을 통해 햇살과 흙, 바람이 스며든 것이다.

발바닥으로 쓴 교육철학, ‘공동체 회복’
논문에 등장하는 한 문장이 눈길을 끈다.
“맨발걷기는 교실 밖에서 학교를 다시 배운다.”
이금녀 박사는 맨발걷기를 '공동체 회복의 매개'로 설계했다. 신체 활동은 물론 정서적 안정, 교사 간의 연대, 학부모의 참여까지, 교육공동체 전원이 같은 리듬으로 걷는다는 사실은, 단순한 활동 그 이상이었다.
마치 손을 잡고 걷는 가족처럼, 맨발걷기는 각자의 고립을 허물고, 교육공동체라는 큰 울타리를 다시 세우는 상징이 되었다.
이 논문이 주는 가치는, 마치 모래밭 위에 찍힌 작은 발자국처럼 눈에 띄지 않지만, 뒤를 따라오는 이들에게는 길이 된다.
비유로 읽는 가치: 교실 위에 핀 들꽃 한 송이
이금녀 박사의 연구는 교육현장의 한구석에 핀 들꽃과 같다. 잡초 같다고, 별거 아니라고 지나치기 쉬운 맨발걷기. 그러나 들꽃은 꺾이지 않고 핀다. 비옥한 화단이 아니어도, 아이들이 자라는 데 필요한 건 물리적인 시설이 아니라 '함께 걷는 사람'이라는 진리를 증명했다.
맨발걷기를 도입한 뒤 한 아이는 아침마다 운동장에 나와 “선생님, 오늘은 몇 바퀴 걷을까요?” 하고 묻기 시작했다. 하루하루 걷는 리듬은 공부보다 더 큰 성취감을 안겼고, 교실은 점점 더 밝아졌다.
이 논문은 단순한 실천 연구가 아니다. 그것은 학교교육의 본질인 함께 자라는 것을 발끝으로 다시 써 내려간 교육 선언서다.
늦게 빛을 본 논문, 이제야 재조명 이유
지금 전국 곳곳에서 '맨발걷기길'이 조성되고, 맨발벗이 200만 명을 바라보고 있고, 심지어 국회에서는 맨발걷기 법제화까지 논의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이금녀 박사의 논문은 하나의 ‘근거’로 다시 주목받는다.
정책은 늘 ‘현장’의 용기를 뒤따른다. 이 논문은, 가장 먼저 그 한 발을 디딘 교장의 이야기다. 규범을 무시하거나, 제도를 거스른 것이 아니다. 그는 제도의 가장 깊은 곳에서, 가장 본질적인 실천을 시작했다. 바로 아이들의 '발'로부터.
학교가 왜 필요한가. 교사는 어떤 존재여야 하나. 교육은 어떻게 회복될 수 있을까.
이금녀 박사의 논문은 이 모든 질문에 발끝으로 답한다. 걷는 것, 그 중에서도 맨발로 걷는다는 것은 세상의 가장 단순한 동작이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가장 깊다.
정책은 늘 ‘현장’의 용기를 뒤따른다
“맨발로 걷는다는 건, 아이들이 세상과 온전히 연결되는 가장 원초적인 방식입니다.”
이 논문은 바로 그런 본능과 공동체의 회복을 실천으로 증명해낸 귀한 사례다. 이제 그것은 교육계가 다시 꺼내 읽어야 할 ‘발바닥 위의 헌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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