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맨발순례 9] 슬픈 소식...

"피투성이 발로 쓴 마지막 한 걸음"– 유병호 지회장의 산티아고 맨발순례, 여기서 멈추다

그의 발은 이미 울고 있었다. 로그로뇨에서 나헤라까지, 고작 30km.

하지만 그날 걸어야 했던 길은, 아무리 걸어도 끝나지 않는 끝없는 고통의 터널이었다.

차가운 비가 내렸다. 축축이 젖은 아스팔트와 시멘트 위를, 유병호 지회장은 발바닥으로 기어갔다.

피범벅이 된 맨발. 찢긴 살점 사이로 스며드는 빗물. 터진 물집마다, 고통이 화살처럼 뇌를 찔렀다. 한 발을 디딜 때마다, 몸이 휘청거렸다. 그럼에도 그는, 이를 악물고 걸었다.

"이걸 버텨내야 한다." "여기서 무너지면 안 된다."

자신을 다그치고, 채찍질하며 나아갔다. 그러나 사람의 육신은, 이성이나 정신력만으로 이겨낼 수 없는 한계를 품고 있었다.

발은 이미 붓고 터져 있었다. 숨을 쉴 때마다 갈비뼈 안쪽이 저렸다. 머릿속은 아득했다.

아무리 이를 악물어도, 아무리 주먹을 움켜쥐어도, 세상은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길 중간, 겨우 나무 그늘 아래에 주저앉았을 때, 그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회색빛으로 가득한 하늘. 비가 주룩주룩 떨어졌다. 그 순간, 그는 알았다. 이 싸움은 이제 끝이구나.

한국시간 4월 27일 새벽 2시 10분. 긴 침묵 끝에 도착한 카카오톡 메시지.

[유병호 지회장의 마지막 메시지]

"신 기자님.

어제 30km 10시간 30분, 최악의 날이었습니다. 아스팔트, 시멘트... 신발을 신지 않고는 도저히 걸을 수 없었습니다.

물집 통증이 뇌를 찌릅니다. 상처, 발의 붓기, 통증, 몸의 열기... 통증에 잠조차 제대로 이룰 수 없습니다.

어제 숙소에서 의료 지원을 받았습니다. 치료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맨발의 도전은... 여기까지입니다. 산토 도밍고 데 라칼사다...

박동창 회장님과 모든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맨발의 도전은 여기까지입니다."

그 짧은 한 줄이, 모든 걸 말해 주었다. 칠흑 같은 고독. 살아남기 위해 내려놓아야 했던 오기. 고통 끝에 맞이한 참담한 체념.

그가 끝내 걸어오지 못한 마지막 500km보다, 그가 이미 지나온 200km가 더 위대하고, 더 눈부셨다.

맨발. 그저 신발을 벗은 채 걷는 것이 아니었다. 온몸으로, 온 영혼으로 땅과 부딪히며, 세상의 차가움을 껴안고, 인간의 나약함을 견디는 일.

유병호 지회장은, 자신을 맨발로 던져 세상을 껴안으려 했다.

그 용기. 그 고통. 그 사랑.

[유병호 지회장의 마지막 당부]

"아스팔트와 시멘트 길에서는, 맨발을 고집하지 마세요.

몸을 아끼는 것도, 맨발 걷기의 정신입니다."

우리는 그를 비난할 수 없다. 우리는 그를 동정할 수 없다. 우리는 다만, 그의 찢긴 발자국을 따라 조심스레, 가슴으로 울어야 한다.

그는 졌지만, 패배하지 않았다. 그는 멈췄지만, 쓰러지지 않았다.

그의 마지막 한 걸음은,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서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에필로그]

새벽의 어스름 속. 아무도 없는 길 위에 홀로 선 유병호 지회장.

그는 고개를 들었다. 하늘은 여전히 흐렸다. 그러나 멀리서, 구름 사이로 아주 작은 빛줄기가 스며들었다.

그 빛은, 그의 맨발 위에 조용히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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