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 딱딱한 인조잔디......"학교 운동장이 흙으로 돌아오길"

[생활문] 맨발의 아쉬움, 그리고 희망

아이들이 신발을 벗었다. 운동장 한편에 가지런히 놓인 운동화와 샌들들. 그 앞으로 알록달록한 양말들이 무더기로 쌓였다. 그리고 마침내, 작은 맨발들이 흙 위를 딛었다.

처음엔 낯설어하던 아이들이 한 발, 두 발, 황토길을 걸으며 깔깔 웃기 시작했다. 발바닥을 간지럽히는 흙의 감촉이 신기한 듯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누군가는 "따뜻해요!" 하고 외쳤고, 다른 아이는 "폭신해요!" 하며 흙을 밟아 보았다. 그렇게 아이들은 흙과 친구가 되어갔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보물찾기 시간이 되자 선생님은 다시 신발을 신으라고 했다. 아이들은 순순히 신발을 찾았지만, 그 모습이 어쩐지 아쉽게 느껴졌다.

운동장이 흙이었다면, 아이들은 계속 맨발로 뛰어놀았을 텐데. 그러나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부드러운 흙이 아니라 차갑고 딱딱한 인조잔디였다. 나는 아이들이 신발을 신는 모습을 바라보며 어쩔 수 없이 가슴이 무거워졌다.

어릴 적 우리가 뛰놀던 운동장은 흙이었다. 비가 오면 질척였고, 바람이 불면 먼지가 일었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자연을 배웠다. 넘어져도 손에 묻은 흙을 툭툭 털어내며 다시 뛰었고, 땀과 흙 범벅이 된 채로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운동장에 푸른 잔디가 깔려 있다. 보기엔 싱그러워 보이지만, 그 속에는 자연이 없다. 여름엔 발이 델 듯 뜨겁고, 비가 오면 물이 고여 미끄러워진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그곳에서 더 이상 맨발로 뛰지 않는다.

그날의 강연 자리에는 교육 관계자들도 함께했다. 서울시 교육감실의 OOO 부회장님과 OOO 교장선생님이 함께하며, 인조잔디 운동장이 주는 아쉬움을 나누었다. 앞으로의 학교 환경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아이들에게 더 건강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나는 간절히 바란다. 언젠가 다시 학교 운동장이 흙으로 돌아가기를. 아이들이 신발을 벗고 마음껏 맨발로 뛰어다니기를. 자연과 닿을 수 있는 학교, 건강한 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자라기를.

그날 황토길 위에서 깔깔 웃으며 뛰어다니던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 웃음이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도록, 더 많은 아이들이 흙을 밟을 수 있도록, 나는 오늘도 조용히 희망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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