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창동에 24일 개업…27년 전통 자랑하는 ‘종로 칠갑산’ 전통 계승[기사 테스트 중]
맛과 영양, 철학과 문화가 있는 요리집.
서울시 도봉구 창동역 1번 출구 인근에 이색 음식점 ‘칠갑산(02-996-9997)’이 24일 문을 연다. 단지 허기를 해결하는 식당이 아니라 고객에게 힘과 용기를 선사하는 명소다. 요식업 경영 27년의 이력을 자랑하는 정태운 사장의 음식 철학이 담겨 있다. 하지만 정 사장은 겸손해 한다.
“커다란 뜻이고 뭐고를 떠나 남과 다를 바 없는 생계형 가게입니다. 사회에 커다란 기여를 하는 사업은 아니지요. 음식 장사를 27년 정도 하면서 손님들에게 맛과 건강을 제공하고 그에 맞춰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하려고 노력합니다.”

정태운 사장은 '칠갑산' 경영에 문화적인 요소를 섞으려고 시도했다. 그의 눈에는 아직 만족스럽지 않지만 다른 식당들과 확연하게 분위기가 다르다. 입구에는 돌연변이 상징물을 배치하고 ‘불운은 없다’고 표기해 놓았다. 힘겨움에 지친 고객들에게 힘내라면서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식당이란 뜻이다.
“입구에 진기윤 작가의 정크아트를 전시했습니다. 조형물로 가게 입구에 세워 놓은 겁니다. 폐타이어를 이용해서 만든 돌연변이 동물이지요. 그의 이름은 ‘불운은 없다’입니다. 요즘 다들 힘들어 하니 손님들에게 용기를 심어줄 수 있는 힐링의 공간이 되게 하고 싶습니다.”
정태운 사장은 “식당을 방문한 고객들에게 에너지를 심어주면서 수호신 역할을 하게 하려고 정크아트를 전시했다"면서 "칠갑산의 이미지를 사람들의 행복을 지켜줄 수 있는 걸로 했다"고 말했다.
“저는 시인 한민복을 좋아합니다. 그 분의 따뜻한 시구를 손님들에게 전달하고 싶습니다. 식사를 하시면서 약간이라도 감동과 위로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칠갑산'이 그런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할 생각입니다.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싶은 겁니다.””
‘칠갑산’은 소박하면서도 운치있게 인테리어를 했다. 돈을 들여 호화롭게 꾸미는 일부 업소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칠갑산’은 곳곳에 경영자의 내공이 스며들어 있다.

정 사장은 “수저받침에 미아자와 겐지의 시 구절을 넣어 놓았다”면서 “시구 내용이 ‘칠갑산’의 마음이요, 경영자의 마음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시의 일부를 쓴 건데 이 요리집은 이런 마음으로 손님을 맞이하는구나 하고 이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칠갑산’이 자리잡은 위치도 주 5일제를 감안하여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초 서울시 종로 1가에 있었으나 주말에 고객이 급감하는 상황을 고려하여 도봉구 창동으로 바꾸었다. 관공서들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어 주중이나 주말에 항상 인파가 몰린다. ‘신의 한수’라고도 할 수 있다.
“영업일수가 줄어들고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기존의 ‘종로 칠갑산’은 수익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역세권(1호선, 4호선)이고, 회사들이 밀집해 있고 관공서도 많고 아파트 단지도 있는 창동역으로 한 겁니다. 여러 가지 긍정적 요소가 접합돼 있는 곳이더군요. 여기서 노력을 하면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요리집에서 가장 중요한 음식 메뉴에 관해 질문했다. 정 사장은 “곤드레 비빔밥과 대중들이 좋아하는 소국밥을 주메뉴로 했다”면서 “그동안 연구해온 불고기를 야채랑 섞어서 가족 단위로 맛볼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 퇴근 길에 저렴하게 술 한잔할 수 있는 요리집입니다. 아주 고급스럽지도, 아주 초라하지도 않은 가성비 좋은 식당입니다.”
정태운 사장은 “저녁에 술 한잔으로 회포를 푸는 시대낭만이 사라지고 있지만 동료들과 한잔하는 문화를 권하고 싶다”면서 “주말에 가족이나 친지, 친구, 연인과 함께 와도 좋다”고 덧붙였다.

정 사장에게 음식 메뉴에 관해 들어본다. 다음은 일문일답.
- 곤드레밥이 주 메뉴면 맛과 건강을 동시에 생각하셨군요?
“첫째, 맛이 좋습니다. 둘째, 건강을 생각하면서 포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소화가 잘 되고 변비도 없어집니다. 섬유질이 많거든요. 기존의 곤드레밥은 곤드레 나물과 밥을 간장에 비벼 먹습니다. 그런데 ‘칠갑산’에서는 무나물, 오이 등 야채 위주라 섬유질이 풍부해서 속이 편하실 겁니다.”
- 최고급 들기름을 쓴다면서요?
“최고급 들기름을 씁니다. 매콤하면서 감칠 맛 나는 특수 비빔장도 있습니다. ‘몸이 원하는 음식점’ 즉, 먹고 나서도 몸이 찾는 느낌이 들 겁니다. 주로 여자 손님들이 찾는 가게가 될 것 같네요. 손님들 몸이 자연스레 ‘칠갑산’으로 향하게 하는 요리집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 젊은층도 좋아하겠네요?
“젊은 사람들도 환영합니다. 강원도 시골에 가서 먹는 현지 음식이 아니면서도 무척 고소하고 식감도 좋을 겁니다. 풍부한 섬유질로 부드러움과 고소함이 어우러지면서 환상의 맛을 연출합니다. 강원도의 곤드레 비빔밥은 간장만 넣어서 비벼먹는 음식이지만 ‘칠갑산’의 곤드레 비빔밥은 확실하게 차별성이 있을 겁니다.”
- 소국밥은 어떤 음식인가요?
“기존 국밥처럼 육수 사골을 쓰는 게 아닙니다. 양지 국물을 기본으로 하여 만든 국밥입니다. 특유의 다대기맛과 시원한 국물맛도 얼큰하지만 특히 뒤에 남는 감칠맛이 끝내줄 겁니다. 술 드시고 해장에도 좋습니다. 술 한잔도 곁들일 수 있는 메뉴입니다.”

- 불고기는 옛날 맛을 재현했다던데.
“네, 그렇습니다. 옛날 불고기맛을 느낄 수 있게 했습니다. 어르신들 모시고 방문하면 좋습니다. 불고기의 장점은 갖은 야채를 같이 넣고 익혀먹는 데 있습니다. 그거 하나 드시면서 식사를 하셔도 가족 단위 메뉴로는 실속이 있을 겁니다.”
- 술 안주 음식도 있겠지요?
“모듬 안주가 있습니다. 된장술국과 전, 수육, 홍어 등이 포함됩니다. 모듬오합, 민물새우탕, 너비전, 수육, 홍어 등을 넣어서 만든 겁니다. 7,000원 하는 저렴한 부추전도 있습니다. 찬바람이 불면 계절메뉴로 굴전을 생각 중입니다”
- 민물새우탕이 유명하다고 들었어요?
“민물새우탕을 추천합니다. 민물새우탕과 부추전만 먹어도 술안주로 괜찮습니다. 저렴하고 먹기에도 좋습니다.”
- 그밖에 특색 있는 메뉴는요?
“홍어 사시미를 추천합니다. 소의 양을 맛있게 무쳐서 드리는 양 무침도 있습니다.
정태운 사장은 '칠갑산‘ 요리집의 정체성은 ‘미아자와 겐지의 시(詩)’에서 엿볼 수 있다고 귀뜸했다.
“아픈 아이 있으면 가서 돌보아주고
지친 어머니 있으면 가서 빗단 지어 날라주고
죽어가는 사람 있으면 가서 두려워 하지 말라 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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