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시민기자 / 생활글 기고]당뇨병 고생하시는 외할아버지 위해 휴학하고 아르바이트월급 받으면 서울의 명소 모셔가고 맛난 음식도 사드려
2008년, 지금이 2019년이고 25살이니 무려 11년 전이다. 난 11년 째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와 함께 산다. 갑자기 같이 살게 된 이유는 집안 사정 때문이다. 각 집마다 말할 수 없는 사정은 있기 마련이지 않은가. 아무튼 난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를 좋아했고 의지했다. 당신들도 나를 항상 신경 써 주고 싫은 소리 한번 안 하셨다. 나는 이런 생활이 영원히 지속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오래가지 못했다. 외할아버지께서 당뇨에 걸리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뇨는 외할머니께서 먼저 걸리셨지만, 외할머니 당신 스스로 식단 조절과 운동으로 당뇨를 극복하셨다. 지금도 꾸준히 관리하신다. 그래서인지 나는 당뇨가 쉽게 완치되는 병인 줄만 알았다. 아니 그래야만 했다.
당뇨라는 병은 나의 생각과 달랐다. 아니, 더 무시무시했다. 외할아버지는 식단 조절과 운동을 신경 쓰시지 않는 것 같았다. 몸은 갈수록 악화되었다. 계속해서 자주 물을 드셨고, 자주 소변을 보셨다. 자주 간식을 드시는데 몸은 계속 말라갔다.
그 할아버지의 몸을 보는 순간 생각했다. 어릴 적 나에게 자전거를 사 주시고, 오토바이를 태워주신 할아버지가 아니었다.

‘중학생 농부’를 아는가? 작년에 텔레비젼 프로그램 ‘인간극장'에 출연해 화제가 되었던 학생이다. 중학생이지만 농사 일을 하는 학생이다. 나는 그 학생이 자신의 할머니께 용돈을 드리면서 하던 말이 잊혀 지지 않는다.
“이때 드리지 또 언제 드려유.”
이 말을 듣고 머리가 띵했다. 맞다. 내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언제까지 행복하겠는가. 답은 있을 때 잘해 드리는 것이었다.
나는 휴학을 결심했다. 비단 돈을 벌기 위함만이 아니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고 싶었다. 내년을, 졸업 후를, 취업하고나서를 기약하면 뭐하겠는가. 지금, 현재가 중요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하고 월급을 받으면 서울의 랜드마크에도 모셔 가고, 맛있는 음식도 사드렸다. 무슨 어린 학생이 돈을 쓰냐고 걱정하셨지만 나의 입가엔 미소가 가득해졌다. 할머니, 할아버지도 행복해 하셨다.
1년이 지난 지금, 두 분 다 병이 호전되어 괜찮아지셨다. 이젠 건강하게 지내신다. 나 또한 ‘있을 때 잘해야 한다’는 마음 가짐을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번 월급날에도 또 여쭤볼 것이다.
“할머니, 할아버지 무엇을 잡숫고 싶으세요?”
이게 나의 행복이다.




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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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화 2019.07.20 19:54
생각을 정말 많이하게 되고 저를 돌아보게 되네요. 저는 아쉽게도 모두 돌아가셨습니다ㅠ 부모님께 그렇게 해야겠습니다
도라지 2019.07.22 11:17
옛날 생각이 많이 나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