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언론 평가] "한국축구, 세계 앞에서 '생각 부족' 들통났다"

2026북중미월드컵 조별예선 남아공전 패배 직후해외 언론이 공통으로 꼬집은 '창의성 실종'최순호 전 수원FC 단장도 페이스북서 지적"지시받는 선수보다 생각하는 선수 키워야 미래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남아공전 경기 해설에서 “한국은 점유율을 지배했지만 마지막 공격 지역에서 창의성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남아공전 경기 해설에서 “한국은 점유율을 지배했지만 마지막 공격 지역에서 창의성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스스로 보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선수 필요"

'생각하는 축구가 없었다'

패배 직후 최순호(전 수원FC 단장)가 페이스북에 던진 말은 결과 분석이 아니라 한국축구를 향한 경고였다. 25일 한국이 2026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대1로 무너진 뒤, 한국 축구의 전설적 공격수였던 최순호는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에 “지시를 잘 따르는 선수만으로는 부족하다. 스스로 보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선수가 한국축구의 미래를 바꾼다”는 글을 올렸다.

해외 언론들이 한국 축구를 향해 던진 지적도 바로 그 지점이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남아공전 경기 해설에서 “한국은 점유율을 지배했지만 마지막 공격 지역에서 창의성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은 골을 넣을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고 썼다. 공은 오래 갖고 있었지만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생각, 허를 찌르는 패스, 순간의 결단이 보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경기 점유하고도 공격 때 창의성 부족"

세계적 통신사 로이터도 비슷했다. 로이터는 남아공의 역사적인 32강 진출을 전하면서도 한국에 관해서는 “대부분의 시간 공을 소유했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짚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도 로이터 보도를 전하며 “한국은 대부분의 점유율을 가져갔지만 날카로움과 영감이 부족했다”고 표현했다. 여기서 ‘영감이 부족했다’는 말은 정말 뼈아프다. 축구에서 ‘영감’은 곧 창의성이고, 창의성은 곧 생각하는 힘이다.

멕시코전 뒤에는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The Athletic)의 평가가 더 매서웠다. 이 매체의 맷 슬레이터는 “한국의 첫 유효슈팅은 88분에야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이 점유율은 높고 패스는 깔끔했지만 “92분까지 크로스도, 드리블도, 코너킥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패스 다섯 번마다 점수를 주는 경기인 줄 아는 것 같았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공을 돌리는 축구는 있었지만, 상대를 흔드는 축구는 없었다는 말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The Athletic)의 맷 슬레이터는 “한국의 첫 유효슈팅은 88분에야 나왔다"면서 "한국이 점유율은 높고 패스는 깔끔했지만 92분까지 크로스도, 드리블도, 코너킥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The Athletic)의 맷 슬레이터는 “한국의 첫 유효슈팅은 88분에야 나왔다”면서 ”한국이 점유율은 높고 패스는 깔끔했지만 92분까지 크로스도, 드리블도, 코너킥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날카로움과 '영감'이 없었다"

한국축구대표팀 주장 출신인 박지성의 지적도 같은 선 위에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박지성은 남아공전 패배 뒤 “공격에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단순히 골을 못 넣었다는 말이 아니다. 어떻게 공격할 것인지, 어디를 찌를 것인지, 누가 언제 움직일 것인지가 보이지 않았다는 얘기다. 월드컵 무대에서 가장 무서운 실패는 패배가 아니다. 준비한 축구가 보이지 않는 패배다.

그래서 최순호의 문제의식은 더 무겁게 다가온다. 그는 “공간을 이해해야 움직임이 보이고, 숫자를 이해해야 우위를 만들 수 있으며, 시간을 이해해야 경기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다”고 했다. 공간, 숫자, 시간. 이것은 단순한 전술 용어가 아니다. 선수가 경기장 안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법이다. 공이 어디에 있는지만 보는 선수가 아니라, 다음 공간이 어디에 열릴지 읽는 선수. 감독의 지시만 기다리는 선수가 아니라, 경기 흐름을 스스로 해석하는 선수. 그런 선수가 많아져야 한국축구는 달라질 수 있다.

"경기흐름 스스로 해석하는 선수들 많아져야"

한국축구는 오래전부터 성실했다. 많이 뛰었다.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세계 축구는 더 빠르고, 더 영리하고, 더 창의적으로 변했다. 상대는 한국이 열심히 뛴다는 것을 이미 안다. 중요한 것은 그다음이다. 어떻게 속일 것인가. 어떻게 무너뜨릴 것인가. 어떻게 상대가 예상하지 못한 선택을 할 것인가.

이번 남아공전 패배는 단순한 0대1이 아니었다. 해외 언론은 한국축구의 아픈 곳을 정확히 찔렀다. 점유율은 있었지만 상상력이 없었다. 패스는 있었지만 질문이 없었다. 움직임은 있었지만 생각이 부족했다.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축구를"

한국축구는 더 이상 “열심히 했다”는 말로 월드컵을 설명할 수 없다. 유소년 축구부터 바뀌어야 한다. 정답을 외우는 선수보다 답을 찾아내는 선수를 길러야 한다. 감독의 눈치를 보는 선수보다 경기의 흐름을 읽는 선수를 키워야 한다. 지시받은 대로 움직이는 축구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축구로 가야 한다.

최순호가 말한 ‘생각하는 선수’는 구호가 아니다. 한국축구가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생존 조건이다. 이번 패배가 부끄럽다면, 그 부끄러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지금이 바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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