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요한 감독 “말씀을 노래로 남기겠다”

심장동맥 파열 직전, 병상에서 시작된 사명의 길GOOD-TV ‘금주의 말씀송’ 기획·작곡“노래는 목적이 아니라 말씀이 흐르는 통로”

2008년 4월 26일(이요한 감독, 양재희 교수) 웨딩콘서트 장면.
2008년 4월 26일(이요한 감독, 양재희 교수) 웨딩콘서트 장면.

'말씀송' 작업에 인생 걸어

“말씀을 노래로 남기겠다.”

작곡가 이요한은 성경 구절을 ‘가사’로 삼아, 사람들이 듣고 따라 부르는 사이 말씀이 마음에 새겨지도록 돕는 ‘말씀송’ 작업에 인생을 걸었다. 말씀을 설명하는 노래가 아니라, 말씀 그 자체를 그대로 노래로 옮기는 방식이다. 이요한이 말하는 말씀송은 찬양의 한 갈래를 넘어 ‘말씀 교육’의 핵심 도구가 될 수 있다는 확신에서 출발한다.

그의 이름을 교계 대중에게 각인시킨 계기는 2017년 GOOD-TV 프로그램 ‘금주의 말씀송’이다. 탤런트 이진우·이응경 부부와 아역 이민희가 진행해 인기를 끌었던 이 프로그램에서 이요한은 기획뿐 아니라 전곡 작곡, 대본과 연출까지 도맡아 ‘말씀송’이라는 장르를 대중 앞에 세웠다. 아이들용으로만 인식되던 말씀 암송 노래를 어른들의 시간으로 확장하는 첫 시도를 주도했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이요한의 삶에는 ‘무대’가 오래도록 중심에 있었다. 서울예술대학과 미국 유니온대학교에서 음악을 공부했고,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에서는 방송영상학을 전공했다. 희곡과 뮤지컬, 방송을 넘나드는 활동 속에서 여러 수상과 작품 경력을 쌓아 왔다. 창작을 고집해온 길 위에서, 그는 예술을 ‘말씀을 전하는 통로’로 재정의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쏙쏙 바이블 말씀송 1집(앞자켓).
쏙쏙 바이블 말씀송 1집(앞자켓).

생사 경계서 성경말씀 붙잡아

그러나 그의 사명을 결정지은 전환점은 화려한 무대가 아니라 병상이었다. 2014년 10월, 심장 동맥 세 곳이 파열 직전까지 부풀어 오른 위급한 진단을 받았고, 생사의 경계를 오가는 시간 속에서 그가 붙잡을 수 있었던 것은 귀에 흘러들어오던 성경 말씀뿐이었다. 고통 속에서 말씀이 상상력을 깨우고, 결국 “말씀을 어떻게 다음 세대의 마음에 남길 것인가”라는 질문이 그의 인생을 관통하는 목표가 됐다.

그 결실이 이달 출시된 ‘팡팡 어린이 말씀송 1·2·3집(61선)’과 ‘쏙쏙 바이블 말씀송 1·2·3집(61선)’이다. 같은 곡을 기반으로 하되 어린이·성인의 음역에 맞춰 각각 다른 키로 제작해 누구나 따라 부르기 쉽게 만들었다. 어린이 음반에는 동요대회 최고상 수상 경력을 지닌 어린이 10명이 참여했고, 성인 음반에는 이요한과 CCM 계의 김대환 교수가 솔로·듀오로 참여했다. USB 형태로 AR 음원과 PPT 영상, 61곡 악보 파일을 함께 담아 예배·교육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게 한 점도 눈길을 끈다.

예배·교육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

작곡가 이요한 감독.
작곡가 이요한 감독.

누구나 쉽게 듣고 따라 부를 수 있게

다음은 일문일답.

- ‘말씀을 노래로 남기겠다’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말씀송이 정확히 무엇입니까.

“말씀송은 성경 말씀을 그대로 가사로 삼아 누구나 쉽게 듣고 따라 부르며 마음에 새기도록 만든 노래입니다. 해석을 얹기보다 본문 자체가 남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들을수록 말씀이 마음에 남습니다. “좋은 노래를 만들겠다”보다 “말씀이 흐르도록 내어드리는 통로가 되겠다”는 마음이 먼저입니다.“

- 말씀송이 ‘신앙 교육의 새로운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저는 말씀송이 예배 음악을 넘어 ‘말씀 교육’의 핵심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노래는 반복을 가능하게 합니다. 반복은 암송으로 이어지고, 암송은 삶의 선택을 바꿉니다. 기술이 아니라 삶에서 검증된 믿음의 울림이 말씀송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 길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무엇이었습니까.

“2014년 10월이 제 삶을 바꿨습니다. 심장 동맥이 매우 위험한 상태라는 진단을 받고 하루아침에 중환자가 됐습니다. 모든 것이 무너진 자리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것이 말씀이었습니다. 그때 귀에 흘러들어오던 성경 말씀이 저를 붙잡았습니다.”

팡팡 어린이 말씀송 1집(앞자켓).
팡팡 어린이 말씀송 1집(앞자켓).

- 병상에서 ‘말씀송’이 실제로 어떻게 시작됐는지도 궁금합니다.

“수술 이후 한동안 모든 활동을 접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유치원에 등원시키는 일은 할 수 있었어요. 등원길에 말씀 한 구절을 조용히 들려줬더니 아이가 금세 따라 외우더군요. 그때 ‘말씀은 이렇게 몸에 붙을 수 있구나’ 느꼈습니다. 그 말씀에 선율이 붙기 시작했고, 작은 노래가 ‘말씀송’의 출발이 됐습니다.”

- ‘금주의 말씀송’이 대중적 확산의 출발점이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2017년 GOOD-TV에서 ‘금주의 말씀송’을 시작했습니다. 그때 기획뿐 아니라 전곡 작곡, 대본과 연출까지 제가 맡았습니다. 말씀송이 TV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대중 속으로 성큼 다가간 순간이었고, 아이들 전용으로 인식되던 말씀송을 어른들의 시간으로 확장하는 전환점이었습니다.”

- 이번에 출시된 ‘팡팡 어린이 말씀송’과 ‘쏙쏙 바이블 말씀송’은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두 음반은 같은 곡을 기반으로 하지만, 어린이와 어른의 음역에 맞춰 각각 다른 키로 제작했습니다.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르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어린이 음반에는 ‘금주의 말씀송’ 꼬마 MC로 알려진 이민희를 중심으로, 동요대회 최고상 수상 경력의 어린이 10명이 참여했습니다. 성인 음반에는 저와 김대환 교수가 솔로·듀오로 참여했고, 중간중간 아빠와 딸이 함께 부른 듀엣곡도 넣었습니다.”

쏙쏙 바이블 말씀송 1집(뒷자켓).
쏙쏙 바이블 말씀송 1집(뒷자켓).

- USB 형태로 음반을 제작한 이유가 있나요.

“현장 활용을 생각했습니다. USB에는 20여 곡의 AR 음원과 PPT 영상이 함께 들어 있고, 61곡 전체 악보가 파일로 제공됩니다. 출력하면 바로 송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예배와 교육 현장에서 편하게 쓰실 수 있습니다. ‘듣는 음반’에 그치지 않고 ‘바로 쓰는 도구’가 되길 바랐습니다.”

- 작곡가로서의 이력도 독특합니다. 본인을 한 문장으로 소개한다면요.

“저는 음악을 공부했고(서울예술대학, 미국 유니온대학교), 방송영상학도 공부했습니다(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희곡, 뮤지컬, 방송을 오가며 작품을 만들었지만, 제 인생을 관통한 질문은 결국 “말씀을 어떻게 다음 세대의 마음에 남길 것인가”였습니다. 그 질문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 작품 활동 중 특히 대중에게 알려진 사례들을 꼽는다면.“뮤지컬 ‘드림헤어’처럼 큰 무대에서 공연된 작품도 있고, 청소년 연극 ‘리틀맘 수정이’처럼 전국 순회공연과 학교 관람으로 이어진 작품도 있습니다. 최근까지도 성경 인물을 다룬 연극 ‘야곱’을 통해 신앙과 예술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저는 상업적 선택보다 창작을 고집해 왔다고 스스로 말하곤 합니다. 무대는 제게 삶의 의미를 전하는 자리였습니다.”

금주의 말씀송(이진우, 이응경, 이민희)

- 말씀송을 만들 때 가장 조심하는 지점이 있습니까.

“사명이 예술을 이끈다”는 원칙을 지키려 합니다. 예술이 목적이 아니라 말씀이 목적이 될 때, 창작은 사역이 됩니다. 그리고 영성은 노래를 잘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말씀에 붙들린 삶 자체라고 믿습니다. 창작 이전의 순종이 곡의 깊이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 올해 계획도 궁금합니다.

“2020년에 KBSA한국말씀송협회를 창설했고, 올해는 새 음반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려 합니다. 전국 규모의 컨퍼런스·세미나, 창작곡 발표회, ‘올해의 말씀송’ 같은 시상식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 첫 프로세스가 ‘말씀송 캠프’입니다. 아이들에게는 믿음의 뿌리를, 어른들에게는 사명의 회복을 전하는 세대 통합형 예배·교육 프로그램으로 확장해 가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말씀송을 아직 낯설어하는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말씀송은 ‘좋은 노래’를 들려드리려는 시도가 아닙니다. 말씀을 기억하게 하고, 결국 살아내게 만드는 통로가 되고 싶습니다. 말씀이 노래가 되게 하는 길, 그 노래가 삶이 되게 하는 길을 묵묵히 걸어가겠습니다.”

쏙쏙 바이블 말씀송 1집(뒷자켓).
쏙쏙 바이블 말씀송 1집(뒷자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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