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안을 탐색하고 창조한 다음에는 대안들을 평가하고 그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대안들을 평가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되면 다시 2단계로 넘어가 새로운 대안을 찾거나 창조해야 합니다. 대안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평가 기준을 선택하고, 각 평가 기준에 줄 가중치를 결정하고, 평가 기준별 배점 기준을 정하고, 평가자를 선정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기업 내부의 다양한 개인과 집단간 정치적 행동이 일어납니다.
평가 기준, 가중치, 배점 기준의 결정과 대안 평가
기업은 다양한 목표를 추구합니다. 대안이 선택되어 실행되면 기업이 추구하는 다양한 목표에 영향을 미칩니다. 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어떤 사업을 택할지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어떤 사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매출액, 영업이익, 종업원 수, 기업의 평판 등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이런 것들 중에서 무엇을 평가 기준으로 선택하고, 그 기준에 대해 어느 정도의 가중치를 둘지는 해당 기업이 추구하는 목표, 해당 의사 결정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1단계에서 인식한 문제가 의사 결정 기준으로 선택되고 높은 가중치를 받는 것이 보통입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게 된 계기가 기존 사업에서의 성장 정체라면 매출액이 평가 기준으로 선택되고 높은 가중치를 받는 것이 당연합니다.
평가 기준과 가중치가 결정되면 평가 기준별로 점수를 매기는 방법을 결정해야 합니다. 평가 기준들이 동일한 잣대로 잴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매출액과 종업원 수는 같은 잣대로 잴 수 없는 것입니다. 평가 기준별 잣대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개별 평가 기준이 선택에 미치는 실질적인 가중치가 달라집니다. 70점 가중치와 30점 가중치를 받는 두 평가 기준이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70점 가중치를 받은 평가 기준에서 대안 간 점수 편차가 5점이고, 30점 가중치를 받은 평가 기준에서의 대안 간 점수 편차도 5점이면 실질적인 가중치는 50:50입니다.
평가 기준, 가중치, 배점 기준이 결정되면 이것을 바탕으로 각 대안별로 점수를 매깁니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기업에서 납품업자를 선정하거나, 신입사원을 뽑거나, 인사고과를 할 때 일상적으로 쓰는 방법입니다.

평가 기준, 가중치, 배점 기준, 평가에서의 정치적 과정
기업에서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은 현상을 바꾸겠다는 것입니다. 현상을 바꿀 경우 이익을 보는 사람도 있고 손해를 보는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절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사람이 없더라도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대안이 선택되는가에 따라 이익을 보는 집단, 손해를 보는 집단이 달라집니다. 이들이 가만히 있지 않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대안이 선택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려 합니다. 자신들의 입장을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고, 조직 내에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로비하기도 하고, 다른 집단과 연합하기도 하고, 파업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정치적 과정을 통해 평가 기준, 가중치, 배점 기준이 정해집니다. 이 결정은 대안을 선택하는 것만큼 중요한 의사결정입니다. 이 결정에 따라 선택되는 대안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평가 기준, 가중치, 배점 기준이 선정되면 점수를 매길 사람을 정하게 됩니다. 아무리 평가 기준, 가중치, 배점 기준을 합리적으로 정해도 점수를 매기는 평가자의 주관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대안을 평가하려면 그 대안을 선택했을 때 각 평가 차원별로 미래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예측해야 합니다. 평가자에 따라 예측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객관적인 수치가 아닌 주관적인 평가에서는 평가자의 주관이 더 많이 작용합니다. 점수를 매길 평가자가 누구냐에 따라 선택되는 대안이 확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누구를 평가자로 하느냐를 두고 조직 내에서 정치적 행동이 일어납니다.
대안 평가의 어려움
대안을 평가할 때 어려움이 많습니다. 불확실성으로 인해 각 대안을 선택했을 때 미래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미래 특정 시점에서 나온 결과에 대해 얼마나 기뻐하고 얼마나 슬퍼할지는 평가 기준, 가중치, 배점 기준에 반영되어 있지만, 그 결과가 나왔을 때 평가 기준, 가중치, 배점 기준대로 기뻐하거나 슬퍼하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기업의 선택과 다른 경제 주체들의 행동과 결합되어 성과가 결정되는 경우에는 대안 평가가 더 어렵습니다. 많은 경우 기업이 어떤 선택을 하면 경쟁 기업, 소비자 등의 선택이 달라지고, 그들의 선택이 어떻게 배합되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문제는 그들의 행동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기업이 매출 확대를 위해 제품 가격을 내린다고 가정해 봅시다. 경쟁 기업들이 가만히 있으면 매출이 확대될지 모르나 경쟁 기업이 가격을 대폭 내리면 매출 수량이 줄어 매출액이 대폭 하락할 수 있습니다. 항공사들이 프린컨트 마일리지 제도를 바꾸거나 자동차 회사들이 가격 할인 행사를 할 때 당면하는 문제입니다. 게임이론에서 이런 문제를 다루지만, 다른 경제 주체들의 대응 방식을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대안 평가와 선택 시의 오류
대안을 평가하고 선택할 때 다양한 오류를 겪습니다. 기업이 추구하는 목적에 충실한 평가와 선택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사적 이익이 우선시되기 때문에 생기는 오류가 가장 많습니다. 평가 기준, 가중치, 배점 기준, 평가자의 선택이 사적 이익에 의해 왜곡될 수 있습니다. 그런 오류가 없더라도 대안이 가져올 결과를 예측하고 미래의 결과에 대한 효용을 예측하기 어려워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큰 오류는 선택되는 대안이 다양한 차원에서 기업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데 소수의 차원만 고려하고, 다른 차원의 결과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제대로 고려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특히 1단계에서 인식한 문제와 관련된 차원이 과도하게 반영되어 그 문제는 해결할지 모르나 더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가장 큰 오류입니다.
선택의 지연
3번째 단계를 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정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더 그렇습니다. 어떤 대안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거나, 불확실성으로 인해 선택 가능한 대안이 아주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때는 선택하기가 어렵습니다. 새로운 대안이 선택되어 실행될 때 피해를 볼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과 의사결정자의 스트레스도 선택이 지연되는 원인이 됩니다. 기업에서 새로운 것을 선택해서 좋은 결과가 나올 때의 보상은 적고, 실패 시에 그에 대해 부과되는 벌이 클 때도 선택이 지연됩니다. 복지부동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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