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여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가 개봉하였을 때입니다.‘옥자’는 유전자 변형 슈퍼 돼지로, 현대 사회의 육식위주 식습관과 공장식 가축 사육의 문제점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본 직후의 저는 도저히 고기를 먹을 수 없겠다 싶어 채식을 시작하였습니다.
채식의 종류는 참 다양합니다. 일부 육류 섭취를 허용하는 세미-베지테리안부터, 어류를 포함한 모든 육식류를 제한하는 비건까지 범위가 존재합니다. 제가 처음 채식을 시작했을 당시, 붉은 색의 육식만을 제한하는 ‘폴로 채식’을 채택하였습니다. 채식을 한다고 했을 때의 주위 반응은 다이어트 때문이냐, 고기 안 먹고 어떻게 사냐 등의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저는 그저 나의 식습관 변화일 뿐인데 열렬한 토론을 하는 사람들의 반응에 의문이 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현주소에는 육 식위주의 식습관이 만연합니다. 채식을 하며 가장 어려웠던 점 중 하나는 타인과의 식사입니다. 한국에 베지테리안을 위한 메뉴를 준비하는 식당은 매우 소수이며, 회식 문화에 고기가 빠져서는 안된다는 사상도 한 몫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의문이 들었던 점 중 하나인 음식은 바로 ‘보신탕’입니다. 해외에서는 개를 가족처럼 소중히 아껴 동물법상 폭력을 저지른 자를 엄하게 처벌하고 개를 음식의 재료로 삼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야만적이라며 손가락질을 하곤 합니다. 국내에서도 그 목소리는 작지 않습니다.
반려견과 생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보신탕을 먹는 행위 자체를 불편해한 사람도 존재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보신탕을 먹지 말자고 주장하는 사람들 가운데에, 과연 채식주의자는 몇 명이나 존재할까요?
‘개는 우리와 어려서부터 친하게 지내온 동물이고, 사람과 마음이 통하여 위로를 주기 때문에 절대 먹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과연 타당할까요? 어릴 적 부모님이 닭과 돼지, 소를 키우는 가축사업에 종사하셔서 동물들과 친구로 지냈던 저의 지인은 무조건 비건이 되어야 할까요?
‘채식이라는 것도 그저 누군가의 마음가짐일 뿐인데, 옳다-그르다를 고민하는 가치판단의 기준점에 서야하는 일인지 생각해 볼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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