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범구 주독일 대한민국 대사의 ‘대사관 이야기’(6)]- 대사관저는 과거 베를린 시장 영빈관...곳곳에 빌리 브란트 총리 등 숨결우리 정부가 2004년 구입해서 현재까지 사용...베를린시 문화재 지정- 독일 정계, 관계, 사회단체 인사들, 한국의 각종 대표단 등 방문여우 가족도 가끔 나타나는데 마땅히 대접할 게 없어 아쉬워

"타향살이 몇해던가 손꼽아 헤어보니..."
"......."
그래봤자 이제 1년 5개월이 조금 넘었다. 청춘이야 어차피 갔고, 모처럼 일정이 없는 주말을 보내고 있다. 와인 한 잔에 저녁을 하는데 뜬금없이 고복수 씨의 "타향살이"가 흥얼거려진다. (이제 고복수란 가수, "타향살이"란 노래를 기억하는 한국인이 몇 %나 될까? 나는 꼰대?)

"고향 떠난 십여 년에 청춘만 늙고.."
노래가사는 이렇게 이어진다. 청춘도 갔고, 떠나온 지 2년이 채 안 됐지만 두고 온 고향의 거리 거리, 두고 온 사람들의 모습이 참 그립다.
대사들은 "관저(Residenz)"에 거주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사의, 국격 돋는 거주처다. 실제로 관저를 보면 그 나라의 주재국에서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다. 독일 대사 관저는 과거 베를린 시장 영빈관이었던 곳을 우리 정부가 구입해서(2004) 사용하고 있다. 관저 곳곳에는 베를린 시장을 지냈던 빌리 브란트 총리와 바이채커 대통령 등의 숨결이 배어 있다. 이 건물은 베를린 시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이 뜻깊은 건물에서 나는 충실한 관리인의 심정으로 살아가고 있다.

관저에는 다양한 손님들이 찾아온다. 독일 정계, 관계, 사회단체 인사들, 한국에서 나오는 각종 대표단, 가끔은 우리 교민사회 대표 등 다양하다. 그 외에 가끔은 여우도 찾아오고, 철 따라 다양한 꽃이 피고 진다. 어느 손님 하나 소홀할 수 없다. 아쉬운 것은, 가끔씩 나타나는 여우들에게 마땅히 대접할 게 없다는 것, 그래서 여전히 서먹서먹하다는 것?
모처럼 한가한 저녁, 많은 것들을 떠 올린다. 두고 온 사람, 두고 온 거리.......
" 부평같은 내 신세가 혼자도 기막혀서 창문 열고 바라보니 하늘은 저쪽..."
모두 여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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