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classic’의 어원은 위기에 힘주는 스승

[권이정 시민기자 기고/고려대 미디어학부 3학년]고전이 통찰하는 본질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도 유효미국 시카고대학교, 고전읽기 활용하여 명문대로 성장고전을 중고교 학생들 학생부 기록용 책으로 보면 곤란

권이정 시민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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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들은 고전을 '학교생활기록부용 책’이라고 부른다. 읽고 싶지 않지만 대학 입시에 활용하기 위해 읽는 책이라는 뜻이다. 왜 평상시에는 고전을 읽지 않느냐는 질문에 “재미가 없다”, “지루하다”, “그 시간에 좋아하는 연예인 동영상 하나 더 보겠다”는 대답이 나온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30개 대학의 도서대출 상위 20위 안에 고전 서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국립도서관과 시립도서관 대출순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고전을 멀리해서 생기는 문제는 과연 없을까. 고전은 정신적 뒷받침을 해주고 인생을 가르쳐주는 스승이라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고전을 읽지 않는 현대인들은 지금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지 않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고전의 가치는 그 단어의 유래와 내용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전’이라는 뜻을 지닌 영어 단어 ‘classic’은 ‘위기 상황에서 국가에 큰 도움을 주는 재력가’라는 의미인 라틴어 ‘classicus’에서 유래됐다. ‘고전’은 단순히 옛 것이 아니라 위기의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 필요한 조력자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소설 분야의 고전은 내용적으로 중요한 특징을 갖는다. 언제나 치명적인 장애물이 등장한다. 주인공은 그러한 인생의 돌풍에 굴복하거나 극복한다. 이 과정은 사람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암시해 준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실제로 고전과 관련된 여러 가지 사례는 그 힘을 보여준다. 미국의 시카고대학교는 고전 읽기를 활용하여 명문대로 성장하는 데 큰 힘을 받았다. 1920년에는 삼류대학이던 시카고대학교는 고전 읽기를 필수 과목으로 선정한 ‘시카고 플랜’으로 그 가치를 강조한 결과 노벨상 수상자 90여 명을 배출하였다.

20세기 최고의 펀드 매니저라 불리는 조지 소로스는 자신의 성공 비법으로 철학 고전을 제시하였다. 그는 고전에서 배운 철학적 이론을 적용하여 금융시장에서 남들보다 앞서 나갈 수 있었다고 말한다.

나도 개인적으로 고전 읽기의 효과를 본 경험이 있다. 셰익스피어의 ‘코리올라누스’를 읽고 나 자신을 되돌아본 적이 있었다. ‘코리올라누스’는 자신이 생각하는 완벽함과 옳음이 타인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고전이다.

고교 시절, 학교의 모든 동아리를 총괄하는 직책을 맡았을 때 이 희곡은 리더십과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능력은 뛰어나지만 자신의 생각만 고집하고 공감하지 않은 것이 주인공의 몰락으로 이어진 모습은 나에게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가르쳐주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일부에선 고전을 과거의 작품으로 단정지어버리고 평가절하한다. 과거와 현대 사이에는 시간뿐만 아니라 윤리, 가치관의 큰 격차가 있다는 것이다. 변화 속도가 빨라 부모·자식 간의 세대 갈등이 두드러지는 현대 사회에서, 고전은 너무 먼 곳에서 들리는 ‘잔소리’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4차산업혁명 시대'의 빠른 변화에 주눅이 들어 고전읽기의 유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도 한다. 고전이 현 시대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구시대적인 이야기라고 받아들인다. 그렇다면, 과연 고전의 영향력은 한 시대에만 한정된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고전이 통찰하고 있는 본질은 현 시점에도 여전히 유효한 것이 아닐까..[권이정 시민기자, 고려대 미디어학부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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