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인 공격 비방...가슴 쿵쿵거리고 참기 어려워당사자들은 얼마나 괴로울까 죄송스러울 지경한국사회 다문화 수용성 미흡해 차별금지법 필요[이희용 연합뉴스 기자, 24일 ‘이민정책포럼’ 종합토론서 제안]
[편집자 주] 학술대회 토론 발표문의 본보기로 이희용 기자(연합뉴스 한민족센터 고문)의 원고를 소개합니다. 이 기자는 2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제12주년 세계인의 날 기념 이민정책포럼'에서 논리정연한 토론문으로 주목 받았습니다.
이희용 기자는 ▲도입부에서 ‘다문화 수용성이 미흡하다’며 문제제기한 뒤 ▲세 단락에 걸쳐 그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예상되는 상대 반론을 소개하고 ▲교육과 언론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두 단락에 걸쳐 그 논거를 제시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제안하고 ▲예상되는 반론 소개한 뒤 그 제안의 중요성을 재강조하면서 발표를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체류 외국인 230만명 시대, 국민이 공감하는 이민정책 방향 모색'이라는 주제로 열렸습니다. 이 포럼은 이명수·정성호 국회의원실과 법무부, 한국이민학회, 한국이민법학회, 한국이민정책학회, IOM 이민정책연구원이 공동 주최했습니다. 이희용 기자의 ‘토론문 구성’은 각종 학술대회의 토론에 참가하는 독자들에게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기자가 제안한 ‘차별금지법’도 수용되기를 바랍니다.

(이희용 연합뉴스 기자 ‘이민정책포럼’ 종합토론문)

[단락1] 지난달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다문화 수용성 지수를 보면 3년 전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큰 차이는 보이지 않고, 6년 전보다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익명적인 사이버공간만 따지면 이 수치를 체감하기 힘듭니다. 저는 요즘 칼럼과 인터뷰 기사만 주로 쓰고 있고, 예전에도 한민족센터 부서 특성상 논쟁적이거나 민감한 사안을 덜 다루는데도 악성댓글에 상처받을 때가 많습니다.(도입부 / 다문화 수용성 지수에 문제제기 및 논의 필요성 제시)
[단락2] 저를 향한 공격이나 비방이라면 숙명이나 업보로 받아들이고 넘기겠는데, 기사에 등장하는 외국인이나 귀화인을 향한 것은 참기 어렵습니다. 읽는 제가 낯이 뜨거워지고 가슴이 쿵쿵거리는데 당사자는 얼마나 괴로울까 죄송스러울 지경입니다. 그분이 겪은 애틋한 사연이나 하는 일을 널리 알려 다른 분들에게 용기를 주고 우리 사회의 다문화 인식 개선에 조금이나마 보탬을 주고자 한 건데, 오히려 그분의 처지를 어렵게 만든 셈입니다. 못사는 나라에서 왔다고 무시하고 생김새가 우리와 다르다고 비하하는 표현을 서슴지 않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가 너무 물신주의 외모지상주의 등에 빠진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차마 기사에 담지는 못할 표현이지만 되놈이나 짱개, 쪽발이는 물론이고 파키벌레, 바퀴스탄, 개슬람 등 심한 말이 넘쳐납니다.(현상 제시1__다문화 수용 부족 사례)
[단락3] 이것이 순혈주의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건 귀환 동포의 경우에서 잘 나타납니다. 러시아를 비롯한 CIS 동포 고려인은 비교적 숫자가 적고 대부분 한국어를 못해 단순 노동에만 종사하다보니 경계심보다는 동정심이 앞서는 듯합니다. 그러나 조선족은 숫자도 많은 데다 음식점 경영이나 건설 현장 등 각 분야에서 성공하는 사람도 속속 나타나다보니 한국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여기는 듯합니다.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연루된 사례를 접하게 된 것도 영향이 있을 겁니다. 조선족과 관련한 글을 쓰면 집중적으로 댓글이 달려 정말 피곤합니다.(현상 제시2__귀환 동포 사례)

[단락4] 이런 악플은 비단 언론 기사에만 나타나는 건 아니고 카페나 카카오톡처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만 전파되는 것도 아닙니다. 사이버공간 전반에 걸쳐 나타납니다. 국회 사이트를 봐도 주한 외국인이나 다문화 관련 법률안 발의에는 반대반대, 절대반대, 결사반대 등 묻지마 안티 의견이 줄줄이 달려 있고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난민법 폐지나 다문화가족 특혜 철폐 등에 관한 요구가 뜨겁습니다. 사이버공간을 통한 의견 수렴이라는 당초 취지가 무색해져 무용론이 등장할 지경이죠.(현상 제시3__SNS 사례)
[단락5] 저 역시 낯선 외국인을 만나면 어색하고 불편합니다. 여성분이 으슥한 밤길을 갈 때 모르는 남성이 뒤쫓아오면, 그 남성이 이슬람이나 흑인이라면 잘못된 선입견 탓이든 아니든 간에 더욱 겁을 먹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예상되는 상대 반론 소개)
[단락6] 그래서 저는 교육과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도 다문화 이해교육 세계시민교육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어릴 때부터 외국인이나 다문화가족 자녀와 어울릴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언론 역시 기사뿐 아니라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 등 대중이 많이 접하는 콘텐츠를 통해 외국인에 대한 반감을 줄일 수 있는 시도가 늘어나야 합니다. 기자나 PD, 방송작가 등에 대해 성희롱 예방교육이나 인권 교육,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실시하는 것처럼 법무부나 여가부가 기자협회나 PD연합회, 방송작가협회 등과 함께 외국인 인식개선 교육이나 세계시민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제안해 봅니다.(대책__교육과 언론의 역할 필요)

[단락7] 올해 여성가족부 산하 건강가정진흥원이 다문화에 관한 방송 모니터 사업을 실시한다고 하는데, 방송 종사자들의 각성을 촉구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그 결과를 토대로 현행 방송심의규정에도 관련 내용이 보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다문화와 동전의 양면인 재외동포 문제를 함께 살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영화 ‘국제시장’에 보면 노인이 된 주인공이 동남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를 놀리는 고등학생을 혼내는 장면이 나옵니다. 젊은 시절 돈을 벌기 위해 서독과 베트남에서 죽을 고생을 한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겠죠.(대책 필요성 보충설명)
[단락8] 지난해 개봉한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를 보면 등장인물이 조선족 가사도우미를 무시하다가 윤동주의 먼 친척이라는 얘기를 듣고 태도가 달라집니다. “우리 할아버지도 일제강점기 만주를 다녀오셨다는데, 거기 눌러앉았으면 나도 조선족이 됐겠지”라는 주인공 대사도 나옵니다.(대책 강조 논거1) 재외동포는 세계로 열린 우리의 창이자 주한 외국인은 우리를 외국에 비추는 거울입니다. 더욱이 요즘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서로의 모습이 국내외로 투사되고 반응도 즉각 나타납니다.(대책 강조 논거2)
[단락9] 제가 마포구민이자 서울시민이자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에 모순을 느끼거나 이해충돌을 경험하는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그 위에 또다른 의미를 더해 제가 동북아시아인, 아시아인이고 세계시민이라는 사실도 마찬가지일 텐데 그렇게 느끼는 사람은 적은 듯합니다. 국가와 민족 단위로 대결하고 경쟁하는 역사가 오래돼 왔기 때문인 듯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지구온난화나 미세먼지, 최근의 난민 사태를 보더라도 개별 국가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못살겠다고 하면 다른 나라로 갈 수 있지만 지구가 마음에 안 든다고 다른 행성에서 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외국인과 섞여 살아야 하고 이웃나라와 잘 지내야 합니다. 세계시민교육이 절실한 이유입니다.(대책 강조 논거3)

[단락10] 끝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제안합니다. 미국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LA다저스의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에게 눈찢기 제스처를 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쿠바 출신 구리엘 선수는 다섯 경기 출장 정지 명령을 받았습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손흥민 선수에게 인종차별적인 야유를 한 관중은 일정 기간 경기장 출입을 금지당했습니다.(차별금지법 제안) 인종차별이 나쁘다는 건 알지만 그게 죄가 된다고 여기는 사람은 적습니다. 또 대부분은 자신이 한 행위가 인종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모욕죄나 명예훼손으로 처벌하려면 피해 당사자가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처벌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인종차별적 행위가 죄가 된다는 사실을 명백히 하고 어떤 행위가 법에 저촉되는지 사례를 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제안 필요성 뒷받침하는 논거)
[단락11] 물론 차별금지법에는 인종뿐 아니라 종교나 성정체성 등의 문제도 얽여 있어 정부 당국이나 국회에서 선뜻 나서지 못하는 사정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문제는 조속히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예상되는 반론 소개 및 제안 재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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