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씨가 사구체여과율 높인다?”…'주연’은 아니지만 ‘조연’에 가까워

오메가3·항염 효과는 주목할 만하지만“eGFR 개선”은 아직 신중해야"병의 진행 속도 늦추는 데 의외로 큰 역할"

아직 의학적으로 확정 수준은 아니지만...

콩팥 기능이 떨어졌다는 말을 들으면 많은 환자들이 가장 먼저 보는 수치가 있다. 바로 ‘사구체 여과율(eGFR)’이다. 최근 건강식품 시장에서는 아마씨(http://(https://amaseed.com)와 아마씨오일)이 “콩팥을 살린다”, “신장 기능을 회복시킨다”는 식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실제로 일부 해외 논문에서는 염증 감소, 단백뇨 감소, 신장 손상 완화 가능성이 보고됐다.

그렇다면 정말 아마씨가 사구체여과율을 개선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의학적으로 확정된 수준은 아니다”가 현재까지 가장 과학적인 답에 가깝다.

일부 논문 "만성콩팥병 진행 늦출 가능성"

아마씨는 분명 흥미로운 식품이다.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ALA), 리그난(lignan), 식이섬유가 풍부해 항염·항산화 작용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특성이 만성콩팥병(CKD)의 진행을 늦출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들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부분은 ‘단백뇨 감소’다. 콩팥병에서 단백뇨는 단순 증상이 아니라 신장 손상이 진행 중이라는 중요한 신호다. 미국 연구진은 비만·당뇨 동물 모델에서 아마씨 식이를 적용했더니 단백뇨와 사구체 손상이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Velasquez et al., 2003) 또 다른 동물실험에서는 아마씨와 아마씨오일이 신장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고 사구체 경화(glomerulosclerosis)를 완화했다는 결과도 나왔다. (Ingram et al., 1995)

단백뇨, 염증 감소 효과도 관찰

염증 감소 효과 역시 반복적으로 관찰된다. 혈액투석 환자에게 아마씨오일을 투여했더니 염증 지표인 CRP가 감소했다는 무작위 대조시험도 있다.(Lemos et al., 2012)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많은 사람들이 “염증이 줄었다 → 콩팥 기능이 좋아졌다 → eGFR이 올랐다”로 단순 연결하지만, 의학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현재까지의 핵심 한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람 대상 연구가 부족하다. 대부분의 강한 결과는 쥐·실험동물 연구에서 나왔다. 동물에서 효과가 있어도 인간에게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 경우는 의학계에서 흔하다.

둘째, eGFR 자체를 유의미하게 끌어올렸다는 대규모 임상시험은 아직 부족하다. 현재 논문들은 주로 염증 감소, 산화스트레스 완화, 지질 개선, 단백뇨 감소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콩팥 환경을 덜 나쁘게 만드는 방향”의 증거는 있지만, “사구체여과율을 뚜렷하게 회복시킨다”는 결정적 증거는 아직 약하다.

"악화 속도 늦추는 데 가까워"

셋째, 이미 진행된 만성콩팥병에서는 eGFR 회복 자체가 매우 어렵다. 콩팥은 한 번 섬유화(fibrosis)가 진행되면 완전 재생이 쉽지 않다. 따라서 현실적인 목표는 “수치를 극적으로 올리는 것”보다 “악화 속도를 늦추는 것”에 가깝다.

그렇다면 아마씨는 의미가 없을까. 그렇지는 않다. 의료진들이 주목하는 부분은 오히려 “간접 효과”다. 아마씨는 혈압·지질·염증·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일부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만성콩팥병의 주요 악화 요인들이 바로 고혈압, 당뇨, 염증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아마씨가 신장을 ‘직접 치료’한다기보다 ‘콩팥에 덜 나쁜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해석이 더 현실적이다.

의료진 "아마씨 간접적 효과에 주목"

특히 식물성 식단과 함께 사용할 경우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견해도 나온다. 실제 식물성 위주 식단으로 eGFR이 개선된 사례 보고들도 존재한다. 다만 이는 아마씨 단독 효과가 아니라 전체 식습관 변화의 결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주의점도 있다. 콩팥병 환자가 아마씨오일을 과하게 섭취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보충제 형태는 농축돼 있기 때문에 개인 상태에 따라 칼로리 과다, 위장장애, 약물 상호작용 가능성이 있다. 일부 신장 전문기관은 콩팥 환자의 건강보조제 사용에 주의를 권고한다.

신장 건강에 ‘보조적 도움’ 가능성

결국 현재 의학이 말하는 가장 설득력 있는 결론은 이것이다. 아마씨와 아마씨오일은 항염·항산화 작용을 통해 신장 건강에 ‘보조적 도움’을 줄 가능성은 있다. 특히 단백뇨와 염증 완화 측면에서는 의미 있는 연구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사구체여과율을 확실히 회복시킨다”거나 “콩팥병을 치료한다”고 단정할 정도의 인간 대상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따라서 콩팥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여전히 혈압·혈당 관리, 저염식, 체중 조절, 운동, 충분한 수면, 약물 조절이다. 아마씨는 어디까지나 ‘주연’이 아니라 ‘조연’에 가깝다. 하지만 좋은 조연은,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의외로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참고문헌)

Velasquez MT et al. Dietary flaxseed meal reduces proteinuria and ameliorates nephropathy in obese SHR/N-cp rats. Kidney International, 2003.

Ingram AJ et al. Effects of flaxseed and flax oil diets in a rat 5/6 renal ablation model. Kidney International, 1995.

Lemos JRN et al. Flaxseed oil supplementation decreases C-reactive protein levels in chronic hemodialysis patients. Nutrition Research, 2012.

Al Za’abi M et al. Effect of flaxseed on systemic inflammation and oxidative stress in diabetic rats with or without chronic kidney disease. 2021.

Tamtaji OR et al. Meta-analysis: Effects of flaxseed oil supplementation on inflammation and oxidative stress biomarkers. 2020.

Yang C et al. Comparisons of the effects of different flaxseed products on cardiometabolic risk factors: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Nutrition Journal, 2021.

National Kidney Foundation. Flax and Chia See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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