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칼럼2] 시험 끝난 뒤가 진짜 공부의 시작인 이유

김주환 연세대 교수가 선사하는‘실수 끊는 뇌 훈련 호흡법'

언제, 어디서, 어떤 착각 했는지 끝까지 추적

시험이 끝난 뒤, 대부분의 학생은 답안지만 훑고 점수에 한숨을 쉰다. “여기서 한 문제만 더 맞았어도….” 그렇게 아쉬움을 남긴 채 다음 시험을 향해 달려간다. 그러나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김주환 교수가 ‘내면소통’ 강의에서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지점이다. 시험이 끝난 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점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 어떤 착각을 했는지”를 끝까지 추적하는 일이다.

시험은 단순히 지식을 재는 자가 아니다. 시험은 우리 머릿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드러내는 ‘엑스레이 사진’이다. 문제를 틀렸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그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생각이 미끄러졌는지, 어떤 착각이 개입했는지를 알아내는 일이다. 실수는 우연이 아니다. 실수는 뇌가 만들어낸 ‘습관의 흔적’이다.

실수는 뇌가 만들어낸 ‘습관의 흔적’

많은 학생이 이렇게 말한다. “이건 그냥 실수예요. 원래 아는 건데요.” 하지만 김주환 교수는 이 말을 가장 위험한 착각이라고 지적한다. 실수를 ‘사소한 사고’로 넘기는 순간, 그 실수는 뇌 속에 길처럼 굳어진다. 비 오는 날 산길을 한 번 미끄러졌다고 그냥 지나치면, 그 자리는 다음 비에 더 깊게 패인다. 공부에서도 마찬가지다. 실수를 남겨두면, 그 길은 다음 시험에서 더 쉽게 다시 미끄러진다.

그래서 시험이 끝난 뒤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이것이다. 맞은 문제도, 틀린 문제도 다시 푸는 것이다. 그리고 묻는 질문은 단 하나다. “나는 어디서 멈췄는가?”, “그 순간 무슨 생각을 했는가?”, “나는 어떤 착각을 했는가?”

맞은 문제 안에도 실수는 숨어 있다

맞았다고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맞은 문제 안에도 실수는 숨어 있다. “여기서 잠깐 잘못 계산했는데 우연히 맞았네.” “조건을 헷갈렸지만 끝에 가서 어쩌다 정리됐네.” 이런 흔적을 찾아내야 한다. 그 지점이 바로, 다음 시험에서 점수를 잃게 될 ‘균열’이기 때문이다.

실수를 줄이는 훈련은 특별한 재능이 필요하지 않다. 다만, 뇌의 습관을 바꾸는 연습이 필요할 뿐이다.

중얼거리며 문제 풀고 또박또박 써보라

첫째, 중얼거리며 문제를 풀어보라. “이 문제는 이런 구조고, 그래서 여기서 이 식이 나오고, 다음 단계는 이렇게 간다.” 마치 옆에 누가 앉아 있는 것처럼 말로 설명하며 푸는 것이다. 그러면 뇌는 ‘자동운전’을 멈추고, 스스로를 점검하기 시작한다. 이것이 김주환 교수가 말하는 ‘알아차림’이다. 알아차림이 켜지는 순간, 실수는 급격히 줄어든다.

둘째, 또박또박 써라. 급하게 휘갈긴 글씨는 급한 생각의 그림자다. 한 줄, 한 숫자를 정성스럽게 쓰면 손이 느려지고, 생각이 느려진다. 느려진 생각은 실수를 볼 여유를 만든다. 이는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에 제동 장치를 다는 것과 같다.

셋째, 호흡을 함께 사용하라. 특히 불안이 많은 학생이라면, 문제를 풀며 숨을 길게 내쉬는 연습을 하라. 들숨보다 날숨을 길게 하면, 뇌의 경보 시스템이 진정된다. 편도체가 잠잠해지면, 기억은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 시험장에서 “아는 게 생각나지 않는다”는 말은, 대부분 기억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불안에 가려진 것이다.

문제를 풀며 숨 길게 내쉬는 연습을 하라

이 훈련의 목적은 하나다. “빨리, 불안하게, 대충” 푸는 뇌의 습관을 “천천히, 정확하게, 또렷하게” 푸는 습관으로 바꾸는 것. 그리고 그 상태를 몸에 새긴 뒤, 그 상태를 유지한 채 속도를 올리는 것이다. 그래야 빠르게 풀어도 실수하지 않는 뇌가 만들어진다.

공부는 지식을 쌓는 일이지만, 시험은 뇌의 사용법을 시험하는 자리다. 실수를 줄이는 사람은, 더 많이 외운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이 미끄러지는 순간을 알아차릴 줄 아는 사람이다.

시험이 끝난 뒤, 답안지를 덮기 전에 한 번 더 물어보자. “나는 언제, 어디서, 어떤 착각을 했는가?” 그 질문을 회피하지 않는 순간, 성적은 이미 오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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