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 골프 국가대표 출신 샘 리(Sam Lee)호주 PGA와 아시안 투어, ADT서 활약광주, 청주서 골프 레슨 중‘쉽게 알려준다’가 교습 철학“더 유명해지기 전 배우러 오시라"
피지 골프 국가대표 출신
라베 61타. 숫자만 놓고 보면 설명은 끝난다. 피지 골프 국가대표 출신으로 호주 PGA와 아시안 투어를 거친 샘 리(Sam Lee)는 선수 시절, 국제 무대에서 경쟁하던 프로였다. 미국 오클라호마 주립대에서 엘리트 골프 시스템을 경험했고 투어 생활만 9년에 이른다. 그의 스코어카드는 늘 ‘얼마나 잘 쳤는가’를 증명해 왔다.
그런 그가 지금 가장 자주 하는 말은 의외로 단순하다. “쉽게 쳐야 한다.” 힘과 비거리를 앞세우는 골프가 오히려 몸을 망치고, 골프를 오래 치지 못하게 만든다는 판단 때문이다. 샘 리는 현재 광주와 청주에서 레슨을 하며, 각자의 체형과 감각에 맞는 스윙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기록을 만드는 기술보다, 부상 없이 오래 즐길 수 있는 골프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인터뷰는 ‘61타를 친 프로의 스윙 비결’을 묻기 위해서가 아니다. 왜 그는 투어 무대를 내려와 한국의 연습장에 섰는지, 왜 벤 호건의 간결함을 말하면서도 “정답은 하나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는지, 그리고 무엇이 아마추어 골퍼를 가장 쉽게 지치게 만드는지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샘 리가 골프를 다시 설명하는 방식에는, 많은 골퍼들이 놓치고 있는 질문의 힌트가 담겨 있다.

라베 61타 기록은 어떤 의미?
그러면, 그의 라베 61타 기록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골프를 모르는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설명해 보자.
골프는 한 라운드를 도는 데 보통 72번 안팎의 샷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경기다. 코스를 설계할 때 “이 정도 실력이면 72번에 끝내라”는 기준선을 정해두는데, 이를 ‘파(par)’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 숫자를 맞추는 것만으로도 매우 어렵다. 취미로 골프를 치는 사람은 보통 90번, 100번을 치기도 한다.
그런데 61타는 이 기준선보다 무려 11번이나 적게 공을 쳐서 라운드를 끝냈다는 뜻이다. 마치 마라톤을 정해진 시간보다 훨씬 앞당겨 결승선에 들어오는 것과 같다. 시험으로 치면 만점을 넘어선 성적이고, 음악으로 비유하면 악보에 없는 여백까지 정확하게 연주해낸 연주에 가깝다.

프로 중에서도 흔치 않은 경지 도달
더 쉽게 말하면, 골프장에서 18개 홀을 하나하나 통과할 때마다 매 홀에서 거의 ‘기적에 가까운 샷’을 반복했다는 뜻이다. 한두 번 잘 맞아서 나올 수 있는 숫자가 아니다. 바람, 지형, 잔디, 심리 상태까지 모두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기록이다. 그래서 ‘라베(la meilleure, 개인 최고 기록)’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그 선수의 인생에서 가장 완벽했던 하루를 뜻한다.
그래서 골퍼들 사이에서 “라베가 얼마냐”는 질문은, “당신이 인생에서 어디까지 가본 적이 있느냐”를 묻는 말과 비슷하다. 61타는 ‘잘 쳤다’의 영역을 넘어, 프로 중에서도 흔치 않은 경지에 도달했음을 상징하는 숫자다.
성탄 전야인 24일 전화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하여 샘 리(Sam Lee)를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피지 국가대표 출신이라는 이력이 눈에 띈다. 어떤 선수 생활을 했나. “피지 국가대표로 활동했고, 이후 호주 PGA와 아시안 투어, ADT에서 뛰었다. 투어 생활은 약 9년 정도 했다. 좋은 기록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코스와 환경을 경험한 게 지금 레슨에 큰 자산이 됐다.”
- 라베 61타는 인상적이다. 그 기록을 가능하게 한 핵심은 무엇이었나. “불필요한 동작을 줄인 간결함이다. 힘으로 치지 않고, 공을 ‘던지는’ 느낌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그 감각이 쌓였을 때 좋은 스코어가 나온다.”
- 스윙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무엇인가. “오른손과 오른팔의 역할이다. 스윙은 결국 공을 보내는 동작이다. 이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연습해도 반복적으로 막히게 된다.”
- 이상적인 스윙 모델로 벤 호건을 자주 언급한다. 이유가 있나. “간결하고 효율적이다. 의도한 거리를 정확히 보내는 데 불필요한 요소가 없다. 아마추어에게도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고 본다.”
- 레슨 철학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정답은 하나가 아니다. 사람마다 체형과 감각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에게 맞는 스윙이 있어야 한다.”
- ‘쉽게 알려준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고 들었다. “어렵게 설명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이해하고 바로 써먹을 수 있게 만드는 게 레슨이라고 생각한다.”

- 한국에서 레슨을 하며 느낀 점은. “거리 욕심 때문에 몸을 혹사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다 부상을 입고 골프를 멀리하게 된다. 저는 오래 치는 골프를 알려드리고 싶다.”
- 선수 시절과 지금 중 어느 때가 더 치열한가. “지금이다. 선수 때는 제 골프만 하면 됐지만, 지금은 누군가의 골프 인생에 영향을 주는 일이다. 책임감이 다르다.”
- 골퍼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더 멀리 치는 것보다, 더 오래 치는 게 중요하다. 힘을 빼면 오히려 골프가 쉬워진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더 유명해지기 전에 레슨 받으러 오시라. 농담 같지만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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