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좋아요’에 흔들리는 청춘, 마음의 핸들을 되찾을 때다

20·30대 직장인을 잠식하는 디지털 인정중독클릭에 반응하는 감정, 뇌는 이미 중독상태비교는 불안을 낳고, 불안은 또 다른 중독을 불러타인의 평가에서 내 삶 되찾는 마음회복 처방전 필요

20·30·40대 직장인의 하루는 ‘좋아요’ 확인으로 시작된다. 김주환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이를 '인정중독'이라 진단한다. 자존감을 타인의 클릭에 맡긴 삶에서 벗어나기 위한 마음 회복 처방이 필요한 이들이 많다.

아침 지하철에서 휴대전화 스마트폰을 켠다. 아직 눈은 덜 떠졌지만 손가락은 이미 알림 창으로 향한다. 밤새 쌓인 메시지와 ‘좋아요’ 숫자를 확인하는 일이 어느새 출근보다 먼저가 되었다. 숫자가 늘어 있으면 이유 없이 기분이 들뜨고, 반응이 없으면 하루가 시작되기도 전에 마음이 가라앉는다. 우리는 회사로 출근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평가 속으로 먼저 출근하고 있는 셈이다.

김주환 교수는 이런 상태를 ‘인정중독’이라고 부른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는 인간에게 자연스럽고 건강한 본능이다. 문제는 그것이 삶의 원동력을 넘어 생명줄이 되는 순간부터다. ‘좋아요’ 하나에 감정이 출렁이고, 댓글 몇 개에 자존감이 흔들리는 상태는 더 이상 소통이 아니라 감정의 종속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원래 세상과 이어진 창문이었지만, 우리는 그 창문 앞에 하루 종일 얼굴을 붙이고 밖의 반응만 살피며 살아간다.

‘인정중독’의 폐해는 자존감 외주화 초래

이 중독의 가장 큰 폐해는 자존감이 외주화된다는 점이다. 오늘 내가 잘 살았는지, 의미 있는 하루를 보냈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더 이상 내 안에 있지 않다.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의 클릭이 내 하루의 성적표가 된다. 야근과 회식, 간신히 얻은 주말의 한 장면도 “반응이 잘 나올 장면인가”부터 계산한다. 삶이 삶으로 남지 못하고 콘텐츠가 된다.

비교는 자동으로 따라온다. 타인의 인생은 늘 하이라이트만 화면에 오른다. 여행, 승진, 이직 성공, 잘 꾸며진 집, 웃는 연인. 그 장면들이 하루에도 수없이 눈앞을 지나간다. 그 사이 내 현실은 늘 부족해 보인다. 실제로는 성실히 하루를 살고 있어도, 화면 속 인생과 견주면 나는 늘 뒤처진 사람이 된다. 이때 마음은 조용히 속삭인다. “나는 아직 모자란 사람이다.” 이 속삭임은 시간이 지나 불안과 우울로 자란다.

김주환 교수는 이러한 상태를 타인에게 마음의 핸들을 맡긴 삶에 비유한다. 내가 멈출지, 달릴지, 방향을 틀지 결정하는 사람이 더 이상 내가 아니다. 반응이 좋으면 가속하고, 반응이 없으면 움츠러든다. 밤길을 운전하면서 핸들을 옆 사람에게 맡긴 채 달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구조다.

‘좋아요’ 갯수에 집착하지 말아라

그렇다면 이 중독에서 벗어나는 길은 무엇인가. 첫째는 인정의 기준을 바깥에서 안으로 옮기는 일이다. “‘좋아요’가 몇 개 달렸는가” 대신 “오늘 나는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맞게 살았는가”를 묻는 연습이다. 평가의 주체를 타인에서 자신으로 되돌리는 순간, 삶의 방향타는 다시 내 손으로 돌아오기 시작한다.

둘째는 반사적인 확인 습관을 끊는 일이다. 알림이 울릴 때 바로 화면을 열지 말고 딱 10초만 멈춘다. 숨을 한 번 천천히 들이쉬고 내쉰 뒤 속으로 묻는다. “지금 이걸 꼭 봐야 하나.” 이 짧은 멈춤이 자동으로 움직이던 손을 제자리에 세운다. 충동보다 판단이 단 10초만 앞서게 된다.

셋째는 환경을 바꾸는 일이다. 자기 전 침대 옆에 스마트폰을 두지 않는다. 집중이 필요한 시간에는 폰을 서랍 속에 넣어 둔다. ‘좋아요’ 알림은 과감히 꺼 둔다. 중독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유혹이 손닿는 곳에 있으면 누구라도 흔들린다. 환경은 언제나 인간보다 강하다.

마지막으로 현실의 무게를 회복해야 한다. 화면 속 관계보다 얼굴을 맞댄 관계를 조금 더 늘리고, 보여주기 위한 취미보다 실제로 손에 땀이 나는 취미를 갖는 일이다. 사진은 남지 않아도 몸이 기억하는 경험은 오래 남는다. 운동, 악기, 산책, 봉사처럼 결과보다 과정이 남는 활동은 마음의 중심을 다시 현실로 끌어온다.

화면 속 관계보다 얼굴 맞댄 관계 늘려라

‘좋아요’는 설탕과 같다. 적당히 쓰면 기분을 밝히지만, 그것이 주식이 되면 몸을 병들게 한다. 인정은 비타민이지만, 과잉 복용하면 독이 된다. 20·30·40대는 아직 삶의 기초 체력이 만들어지는 시기다. 이 시기에 타인의 평가에 삶의 중심을 내주면, 나중에는 더 큰 공허가 남는다.

우리는 ‘좋아요’ 없이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다. 그 사실을 매일 숫자로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 오늘 하루 자신에게 “수고했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 한 문장이 수백 개의 ‘좋아요’보다 오래 남는 마음의 영양제가 된다. 이제는 스마트폰 화면이 아니라, 내 마음의 화면으로 하루를 마감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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