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수능은 산으로 간 콜럼버스 수능

'참(진짜) 수능'이 아니다

올해도 11월 13일 수능고사날이 다가온다. 65일을 남겨 둔 오늘, 한 인물을 떠올리며 ‘수능’ 이야기를 하려 한다. 유럽에서 5주를 잡고 새로이 인디아로 항해(1492.8~1493.3)하여 새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 이야기다. 21세기인 오늘날 그는 ‘콜럼버스의 달걀’과 함께 ‘첫 노예무역상’으로 남았다.

산타페 협약을 하면서 크게 기대하지 않은 이사벨 1세는 콜럼버스가 새 항로 개척을 증명하고자 데려온 ‘인디언’들과 ‘앵무새’를 보고 그를 인정했다. 다만 콜럼버스가 90명의 선원들과 항해하여 도착한 뭍은 ‘산살바도르’ 이었고 ‘아시아’의 인디아는 아니었다.

정부를 대신해 수능 고사를 주관하여 30년 남짓 치러온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묻는다. 한국 사회 미래임자인 고등학생은 ‘통합사고’를 갖춘 참다운 수학능력을 지녔던가? ‘산살바도르’가 ‘인디아’가 아니듯 ‘공정성과 객관성’을 내세운 찍기 문제로 뽑는 현행 수능고사가 ‘진짜 수능’인지를.

몇 해 사이 코비드 19 방역 상황도 있었는데 왜 50여만 수험들이 수능을 치러야 하는지를. 제한 시간 동안 부담을 안고 수험생으로 문제를 풀고서 1~5, 1~9등급으로 줄 세워야 하는지를. ‘전국 획일로 점수로 줄 세우는 국가주도 수능시험’은 ‘진짜 수능’이 아니다.

현행 수능은 ‘진짜 수능’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요즘 느닷없이 ‘공정성’을 내세워 대입 전형에서 수능 영향이 더 커졌지만 실제 수능은 공정한가? 또 맹목으로 점수를 신뢰하지만 과연 수능 점수는 ‘객관성’의 지표가 될까? 지능검사 오차에서 보듯이 소수점 자리 차이로 학생을 갈라야 할까?

고등학교 3년 동안 학생부에 쌓여진 성적이야말로 학생 힘(역량)을 잘 보여준다고 한다. 실제 대학에 들어간 뒤 학생들 학점을 분석해보면 고교 교과 성적과 상관관계가 훨씬 높다. 수능 성적이 고등학교 교과 성적과 연계해 공정하지도 타당하지도 않다.

수능 출제는 어떠한가? 자료 조사·검토 기간 등을 제외하면 실제 출제는 몇 주 안에 이뤄진다. 시범 평가도 없고 매번 출제자는 바뀌니 전문성을 쌓기 어려워 오차 범위가 크다. ‘수능’ 운영을 책임진 교육과정평가원장이 난이도 조절로 해마다 사과하고 있다.

교과 영역별로 당장 국어를 보자. 문학(17) 독서(17) 등 공통 과목에다 화법과 작문(11), 언어와 매체(11) 중 하나를 골라 모두 45문항을 80분 동안 선택형 문제로 시험을 치르고서 대학수학능력(학업 역량)을 제대로 살펴 측정할 수 있을까?

현행 수능은 과연 신뢰도와 타당도를 갖춘 시험인가? 줄 세우기(선발)를 내세워 창의성을 죽이는 폭력이 아닌가? 발문 유형이 “~로 적절한 것은?”과 “~적절하지 않은 것은?”으로 딱 하나다. "~안돼"를 거듭하며 억지로 순응할 것을 강요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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