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연락 받으면 '내 혐의 무엇인지'부터 파악하라

[박원경 변호사 특별기고(5)]자신의 혐의 파악하는 방법

박원경 변호사
박원경 변호사

[편집자 주=“받지 않아도 될 혐의는 받지 말고 받지 않아도 될 처벌은 받지 말자.” 우수상담변호사로 유명한 법무법인 천명(02-3481-9872)의 박원경 대표변호사의 칼럼을 연재합니다. 박 변호사는 서울시립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와 L&K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를 역임했으며 2011년부터 5년 연속 네이버 지식IN 우수상담 변호사로 선정되었습니다. 저서로는 ‘성범죄사건 시간별 시간별 대응전략’, ‘판사 검사 변호사가 말하는 법조인’이 있습니다.]

[혐의 파악하기] 나는 어떤 혐의를 받고 있나?

지금 당신의 시간상 위치는, 경찰에게 전화를 받았고, 경찰조사 일정을 늦춰서 시간을 벌었다고 가정되는 시점이다. 그러나 시간 벌 기에 실패했더라도 괘념치 말자. 다음이 중요하다. 지금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혐의가 무엇인지’ 파악하기다. 병을 치료하려면 병명을 아는 게 중요하듯이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혐의내용을 알아야 한다.

혐의 내용은 수사기밀

▶ 경찰이 어떤 일로 당신에게 전화를 걸었는지 알고 있는가? 아직 경찰조사를 받지 않은 의뢰인을 만나보면 자신이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경찰에서 혐의 내용을 정확히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미리 알려줄 경우 허위진술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철저히 함구한다. 그렇다, 혐의 내용은 수사기밀이다.

형사가 주는 힌트

▶ 간혹 대략적인 힌트를 주는 형사도 있다. 그 말을 잘 기억해야 한다. 아마 연상되는 어떤 일이 있을 것이다. 형사가 던진 중심으로 내가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 추론해야 한다.

혐의를 추론하기 어려울 때

▶ 물론 마음에 걸리는 일이 한 가지가 아닐 때는 추론하기 어려울 수 있다. 가령 인터넷이나 모바일 채팅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조건만남’을 한 경우라면 누구와의 성매매가 적발된 것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경찰서에 가서 미주알고주알 다 털어놓는다면 어떻게 될까? 혐의만 추가적으로 늘어날 공산이 크다.

▶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경찰에서 소환 요청 전화를 받으면 ❶담당형사가 하는 말을 잘 기억해야 하며, ❷해당 경찰서가 어디인지, ❸담당부서가 어디인지(형사과, 수사과, 여성청소년계, 성폭력전담팀 등) 알아두어야 한다. 이런 정보를 통해 가늠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자신이 어떤 일을 했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면 ❶ 휴대폰 통화내역이나 ❷신용카드 결제내역, ❸교통카드 이용내역서를 발급받아 스스로 조회하여 문제되는 혐의내용을 대략적으로 좁혀야 한다.

▶ 2번 ‘해당 경찰서’를 통한 유추 방법을 살펴보자. 수사에도 관할이 있다. 1차적으로 피의자(사건을 저질러 혐의를 받고 있는 사람) 주소지의 경찰서가 관할이 되고, 2차적으로 피해자 내지 고소인 주소지도 관할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범죄 발생지도 관할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용산동에 사는 A가 종로경찰서에서 출석요청을 받았다면, 종로 부근에서 발생한 사건이거나 혹은 피해자의 주소지가 종로인 경우다.

이런 정보를 토대로 언제 벌어졌던 사건인지 유추해야 한다. 간혹 처음 들어보는 지방인 경우도 있다. 이것은 주로 청소년 성매매(조건만남)를 한 경우에 해당되는데 해당 청소년이 여러 곳에서 여러 남성과 성매매를 하다가 적발되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참고로 관할 경찰서가 주소지와 다른 경우에는 자신의 주거지 관할 경찰서로 사건을 이송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 3번 ‘담당부서’를 통해 알 수 있는 방법은, 부서명에 답이 있다. ‘지하철 수사대, 철도 수사대’라고 연락이 왔다면 지하철이나 기차에서 벌어진 성추행 사건일 가능성이 높다. ‘형사과’에서 연락이 왔다면 폭행이나 상해 등이 동반되었다는 뜻이다. ‘성폭력 수사전담팀’은 최근 각종 성폭력범죄(강간, 강제추행 등)를 담당하기 위해 신설된 부서다. ‘여성청소년계’는 ‘청소년 성매수’ 등을 담당하는 부서다. 물론 경찰서마다 업무관장이 일부 다를 수 있어 선을 그을 수 없는 부분도 있다.

▶ 휴대폰 통화내역을 발급받으려면 : ❶ 당사자 본인이 신청해야 발급받을 수 있다. ❷ 신청시점부터 과거 6개월까지, 발신내역만 확인 가능하다(수신내역은 불가). ❸ 발신기지국에 대하여 대략적인 사항을 파악할 수 있다(즉 당시 어디에서 발신을 했는지 대략 알 수 있다는 뜻).

하지만 수사기관에서는 과거 1년 동안의 발신 및 수신 내역을 조회할 수 있으며, 상세 기지국조회도 가능하여 피의자가 범행 장소에 있었는지 아닌지 파악할 수 있다(한마디로 수사기관이 손에 넣을 수 있는 정보가 더 많다.).

▶ 최근 경찰청에서는 피고소인 및 피고발인 등 피의자에 대해 자신이 어떤 내용으로 신고나 고소가 되었는지에 대한 개략적인 사항을 확인할 수 있도록 실무규정을 바꾸었다. 따라서 이미 경찰의 소환 통보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가까운 경찰서 민원실을 방문하면 “사건사고 사실확인원”을 발급받을 수 있다.

사건사고 사실확인원에는 어떠어떠한 내용으로 신고가 접수되었는지 개략적으로 적혀 있다. 또한 신고나 고소장을 확인하고 싶다면, 가까운 경찰서 민원실을 방문하여 정보공개청구서를 작성하여 신고서나 고소장에 대한 공개청구를 할 수도 있다. 다만, 정보공개청구서는 사건사고 사실확인원과는 달리 신고서나 고소장에 피해자의 개인 정보가 적혀 있어 가리고 공개하기도 마땅치 않다면 기각되는 경우도 있다.

▶ 자, 지금까지 대강 혐의내용을 좁혀보았다. 여기까지 되었다면 다음은 ‘목표 잡기’다. 당신의 희망사항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정 인터넷상에서 성매매 여성을 소개해준다는 얘기를 듣고 화대 명목으로 돈을 입금했다. 그런데 실제로 만나지 못하고 돈도 돌려받지 못했다. 이 경우도 성범죄에 해당하는가? 황으로 보았을 때 기대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결과가 무엇인 지 알아보는 단계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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