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문, 진정서, 탄원서에 담을 필수내용은 무엇?

[박원경 변호사 특별기고(10)]

박원경 변호사
박원경 변호사

[편집자 주=“받지 않아도 될 혐의는 받지 말고 받지 않아도 될 처벌은 받지 말자.” 우수상담변호사로 유명한 법무법인 천명(02-3481-9872)의 박원경 대표변호사의 칼럼을 연재합니다. 박 변호사는 서울시립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와 L&K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를 역임했으며 2011년부터 5년 연속 네이버 지식IN 우수상담 변호사로 선정되었습니다. 저서로는 ‘성범죄사건 시간별 시간별 대응전략’, ‘판사 검사 변호사가 말하는 법조인’이 있습니다.

□ 가해자의 반성문 작성방법

▷반성문에 담겨야 할 필수적 내용

가해자 본인이 작성하는 글이고, 당연히 반성이 담겨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반성문을 작성해보라고 하면, 대부분의 가해자들은 반성의 내용은 몇 줄 뿐이고 자신의 가족, 직장에 대한 걱정 등이 대다수의 내용을 차지한다. 이럴 경우 반성문이 아니라 ‘변명문’을 쓴 격이 되는 것이다.

-선처를 목표로 하는 반성문에 담길 필수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① 범행(비위)을 왜 저질렀는지

② 본인이 해당 범행을 시인하는지

③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지 (반성과 후회의 내용)

④ 피해자에 대한 사과부분

⑤ 동일한 범행(잘못)을 반복 하지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⑥ 어떠한 근거로 어떠한 선처를 요청하는 것인지(불기소, 벌금형, 집행유예 등등)

-반성문에 들어갈 필요도 없거나 유해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① 검사나 판사에 대한 사과

=>사과의 상대방이 아니라 판단의 주체로서 선처요청의 상대방일 뿐임

② 가족, 지인들에 대한 사과

=>본인이 직접 하면 되는 것이지 반성문에 담아야 할 내용이 아님

③ 자신에 대한 걱정(직업상실, 소득감소, 정신적 고통)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걱정이 우선되어야 할 부분이고, 이와 같은 내용은 푸념에 불과함.

□ 피해자의 진정서 작성방법

▷진정서에 담겨야 할 필수내용

피해자 본인이 가해자를 선처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수사를 철저히 해달라고 하거나 엄벌에 처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작성해서 제출할 것이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막연한 엄벌은 근거가 부족하고 상대방을 설득할 수가 없다. 상대방의 권한범위가 어디인지를 파악하고 구체적 근거를 들어 어느 정도의 엄벌을 요청하는 것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밖에 없다.

-엄벌을 요청하는 진정서에 담길 필수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① 현재까지 어떠한 피해와 고통을 입었는지

② 수사, 재판과정에서 가해자의 태도가 어떠한지

③ 합당한 피해배상을 하였는지 여부

④ 가해자를 엄벌해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

⑤ 어느 정도의 엄벌을 희망하는지(정식기소, 구속, 징역형 등등)

-엄벌을 요청하는 진정서에 들어갈 필요도 없거나 유해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① 비상식적인 피해호소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피해호소를 한다면 이는 오히려 가해자에 대한 동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음

② 가해자에 대한 막연한 비난

=>이 역시 설득력을 저해하는 요소다.

□ 제3자가 제출하는 탄원서 작성방법

▷적절한 제3자의 범위

사건을 잘 알지도 못하는 마을주민, 직장동료로부터 탄원서를 받거나 정해진 탄원내용에 수십 내지 수백 명이 연서한 탄원서는 무슨 의미가 있고 소용이 있을까?? 차라리 아니 제출한 것만도 못하다.

탄원서를 제출할 제3자는 가해자 혹은 피해자와 밀접한 관계로서 사건내용에 대해서도 충분히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이 가장 적절하다. 사건내용도 모르는 사람이 제출한 탄원서는 그저 안 읽을 수도 없는 짜증나는 종이뭉치에 불과하지 않을까??

그러나 아래와 같은 제3자는 탄원서를 제출해봄직하다.

① 사건내용과 관련된 제3자

가령 사건현장에 함께 있었는데, 가해자를 말리는 등 범행을 제지하지 못한 제3자라고 한다면 사건내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 것이며, 일정부분 도의적 책임도 있으므로 그와 같은 부분에 대한 사과를 밝히며 가해자에 대한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해봄직하다.

② 가족

가해자 및 피해자와 가장 밀접한 제3자라고 할 수 있고, 사건내용을 잘 알고 그에 대한 가해자 및 피해자의 심정을 잘 표현해줄 수 있는 가족 역시 선처 혹은 엄벌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해볼 수 있는 제3자라고 할 수 있다.

③ 그 외 제3자

가해자 및 피해자를 개인적으로 잘 알고 사건내용에 대해 객관적으로 의견을 피력할 만한 제3자를 상정하긴 쉽지 않으나 만일 이러한 제3자가 있다면 당연히 탄원서를 제출할 수 있을 것이다.

▷객관성 유지가 핵심

가해자가 제출하는 반성문과 피해자가 제출하는 진정서와 달리 제3자가 제출하는 탄원서는 당연히 가해자 혹은 피해자와 밀접한 관계일 수 밖에 없으므로 그 주제 또한 정해진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가해자 지인이 제출한 탄원서는 가해자가 딱하니 선처해달라는 것이고, 피해자 지인이 제출한 탄원서는 피해자가 불쌍하고 가해자가 나쁜 놈이니 엄벌해달라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

따라서 제3자가 제출하는 탄원서의 경우 더욱 객관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뻔한 주제의 진부할 글이 될 수 밖에 없고 상대방을 설득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객관성을 유지할까?? 사건을 지인(가해자나 피해자)의 관점에서만 보지 말고 상대방(가해자의 경우 피해자, 피해자의 경우 가해자)의 관점과 일반 제3자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왜 엄벌 내지 선처가 필요한지를 피력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가해자가 제출하는 반성문과 피해자가 제출하는 진정서의 반복일 뿐 그 자체로 의미가 없다. 실제 가해자 지인의 선처탄원서나 피해자 지인의 엄벌탄원서는 가해자의 반성문이나 피해자의 진정서를 베껴 적는 수준일 때가 많다.

▷제3자 본인이 작성하여 제출하였음을 확실히 할 것

제3자가 제출하는 탄원서는 가해자 본인이나 피해자 본인이 대신 작성한 것으로 의심받을 가능성이 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최소한 제3자 본인이 자의로 작성한 것을 인정받기 위해 신분증 사본이라도 첨부해 주는 게 바람직하다.

□ 마치며

대다수의 사건에서 제출되는 반성문, 진정서, 탄원서는 넘쳐난다. 인생에서 가장 절실하고 최선을 다해 작성되어야 할 글이 ‘아니 낸 만도 못한 수준’로 작성되어 제출된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과연 당사자나 제3자가 작성하여 제출하는 반성문, 진정서, 탄원서로 형사재판이나 징계처분 결과가 달라질까?? 그렇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애매한 선상에 있는 사건에서는 당사자나 제3자가 진심으로 정성을 다해 작성한 반성문 등이 결정적인 효과를 발휘한다고 생각된다. 물을 넘치게 하는 것은 마지막 한 방울 아니겠는가.<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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