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특강(1)] "글 제대로 못 쓰는 사람은 공동체에서 낙오"

글이란 문학가나 전문 문필가들이 쓰는 이름난 글이나 아름다운 문학적 글만이 아니다우리 생활 속의 생각과 느낌을 진솔하게 담아서 나타낸 글이 더 소중하고 알뜰한 글

'글쓰기 특강'은 고(故) 서정수 한양대 국문과 교수(전 국어정보학회 회장)께서 펴낸 ‘단락형성의 원리와 방법’(정음문화사), ‘생각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문장력 향상의 길잡이’(한강문화사), ‘글쓰기의 기본이론과 서사문/기술문쓰기’(정음문화사), ‘논리적인 글쓰기-설명문과 논술문(정음문화사)’ 등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한국문장교육학회의 회장으로도 활동한 서정수 교수께서는 단락이론을 바탕으로 한 논리적이고 짜임새 있는 글쓰기의 보급을 위해 많은 연구를 하셨습니다. 글쓰기 신문에 연재하는 서정수 교수님의 글쓰기 특강은 여러분의 문장 수준을 한층 높여 줄 것입니다.[편집자 주]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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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산마루에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지만 그 가운데는 바른 길이 있게 마련이다. 우리는 이 바른 길 곧 좀더 확실하고 빠른 길을 찾아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글을 쓰는 데도 꼭 마찬가지다. 우리는 이제부터 글을 짓는 데 반드시 알고 익혀야 할 바르고 빠른 길을 찾아서 그 길로 곧장 내닫도록 해야 한다.

첫째로 글을 쓰려면 왜 우리가 글을 써야 하는지 그 목적을 바로 알아야 한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생각하는 힘을 깊고 알차게 가꾸기 위해서 글을 쓴다. 글은 오랫동안 간직되고 널리 전달되는 것이므로 그만한 값어치가 있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 그래서 글을 쓸 때는 좀더 새롭고 남다른 알찬 내용을 엮어 내려고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하고 고심을 하기도 한다. 더구나 글을 쓸 때는 대개 시간 여유를 가지고 차분히 생각할 수 있으므로 그만큼 생각을 다각도로 가다듬어갈 수 있다. 이렇게 글을 쓰는 과정에서는 우리의 생각하는 힘이 길러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글을 쓰는 또 한 가지 목적은 우리의 생각을 널리 교류시킴으로써 삶과 문화와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있다. 글은 개인의 생각을 가다듬어서 알차게 할 뿐 아니라, 그러한 생각들을 서로 주고 받게 함으로써 한층 더 깊고 참신한 생각을 낳고 가꾸어 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의 생각이 글을 통하여 만나고 부딪치는 과정에서 끝없이 옹글차고 값진 사상으로 꽃피게 된다. 일찍이 알랑은 그의 <문학론>에서 “가장 깊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남의 생각의 좋은 점을 따와서 그것을 한층 발전시키는 이이다”라고 하였다. 케네디 대통령도 “우리들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새로운 생각의 계속적인 흐름”이라고 갈파하였다.

이제까지 우리는 앞선 이들의 글을 통하여 이루어 놓은 공동의 문화 마당에서 많은 일깨움을 받으면서 자라 왔다. 이는 어떤 의미에서는 남들에게 문화적으로 빚을 진 셈이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는 계속 공부를 해서 생각과 지식이 깊어짐에 따라 그것을 글로 표현해서 문화의 공동 터전에 좀더 능동적으로 참여함과 동시에 이제까지 진 빚도 갚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글솜씨를 기르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글을 한 편도 못 쓰는 사람은 인간 문화의 공동체에서 낙오될 뿐 아니라 받기만 하고 줄 줄 모르는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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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로 글을 잘 쓰려고 하면 우선 글짓기를 시작해야 한다. 우리 속담에 “시작이 반이다”라 하였듯이 시작을 해야만 한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도 이를 두고 한 말이다. 그런데 시작을 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무슨 일이든지 첫발을 내어 디디기가 마음 먹은 것처럼 되지 않는 일이 많다. 우리는 누구나 얼마만큼은 보수성과 조심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 중에는 글쓰기를 꺼려하고 시작을 미루어 오는 사람이 상당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저와 머뭇거림의 마음을 깨뜨리고 붓을 잡고 어느 날 갑자기 시작하는 “용기”가 없으면 글 솜씨는 언제까지라도 닦아지기 어려울 것이다.

글쓰기를 시작하려면, 글을 쓴다는 것이 어렵다는 선입관을 버려야 한다. 글을 선뜻 시작하지 못하는 이들을 보면 대개 “글은 소질이 있는 사람이나 전문가들만이 쓴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말을 할 수 있고 글자를 익힌 이라면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게 마련이다. 글이란 문자 언어 곧 글자로 적어낸 말이기 때문이다. 말을 하고 싶을 때 상대방을 만나 자신의 생각을 나타낸다는 마음가짐으로 붓을 들고 종이 위에 자신의 생각을 적어 나간다면 글이 된다. 물론 좀더 알차고 짜임새 있는 글을 쓰려면 그 기본 요령을 익혀야 하겠지만 자기의 생각 을 가볍게 나타내는 짤막한 글은 언제라도 써낼 수 있을 것이다.

글쓰기를 시작하는 또 한 가지 열쇠는 처음부터 명문이나 미문을 꿈 꾸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글이란 문학가나 전문 문필가들이 쓰는 이름난 글이나 아름다운 문학적인 글만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우리 생활 속의 생각과 느낌을 진솔하게 담아서 나타낸 글이 그런 이름난 글보다 더 소중하고 알뜰한 것일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우리는 글이라고 하면 문학적이거나 칭찬을 들을 만한 멋있는 글을 생각하는 그릇된 경향이 있다. 그런 잘못된 생각을 떨쳐 버리고 “첫술에 배부르랴” 하는 가벼운 마음을 가지고 글을 시작하여야 한다.

셋째로 글을 짓는 데는 그 기본기(基本技)를 튼튼히 익히고 다져야 한다. 좋은 운동 선수가 되려면 처음부터 기본기를 잘 닦아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만 큰 선수로 성장할 수가 있고 그렇지 못한 선수는 성공하지 못한다고 해서 기본기를 닦는데 열성을 다하도록 한다.

마찬가지로 글을 쓰는 데도 그 기본기를 닦지 않고 남이 쓰는 글을 보고 대강 그 요령을 알아 가지고 글을 써서는 발전이 없다. 그런 사람의 글은 늘 한계가 있고 또 그 짜임새가 허술한 것이 보통이다. 우리는 이제부터 글짓기의 기본기를 제대로 닦아 보도록 함께 힘쓰기로 한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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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의 기본기는 다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1) 주제 중심으로 글을 쓰는 기본 원리와 방법을 철저히 익힌다.

2) 글의 중간 조직체인 단락(문단)을 바탕으로 짜임새 있게 글을 쓰 는 솜씨를 닦는다.

이 두 가지는 글을 쓰는 이가 최소한도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핵심적인 기틀이다. 낱말이나 문장을 알맞게 골라 쓰는 등의 초보적인 능력을 갖춘 이로서 위의 두 가지 기본 솜씨를 잘 익히고 닦아 놓으면 어떤 글도 자신 있게 쓸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될 것이다.

우리의 주변에는 이런 기본기를 닦지 않고 쓰는 글들이 많은데, 우리는 그런 잘못된 길을 걷지 않고 먼저 이 기본기를 철저히 닦아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글쓰기 특강’ 연재에서는 그러한 기본기를 가장 빠르고 바르게 몸에 익힐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최대 역점을 두었다. 따라서 글쓰기 특강을 철저히 익히는 이는 글쓰기의 기본 솜씨는 물론이고 사고력과 논술력 향상에도 뚜렷한 향상을 보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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