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자와 맺으면 다문화가정, 미국 여자와 살면 글로벌가정?”

김도현 베트남 대사가 얼토당토 않는 이유로 경질당할 처지에 놓이자 교민들 반발베트남 교민사회가 한 마음으로 대사의 유임을 원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윤성학 교수(고려대학고 러시아 CIS연구소) 특별기고]

윤성학 고려대 교수.
윤성학 고려대 교수.

베트남 여자와 결혼하면 다문화 가정이고 미국 여자와 결혼하면 글로벌 가정이라고 한다. 한국 사회에선 베트남 여자와 결혼하는 한국 남자는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많거나 농촌 총각이거나 다른 어떤 결함이 있다는 것이다. 좋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베트남 다문화 가정은 적어도 한국에 세금을 내고 한국의 인구 증가에 큰 기여를 한다. 그러나 일부 미국 다문화 가정은 세금도 내지 않고 한국의 질 좋은 의료보험에 무임승차를 한다. 어떤 가족이 대한민국에 도움이 될까? 나는 베트남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베 가족들은 지금 화가 단단히 났다. 그 이유는 김도현 베트남 대사가 얼토당토 않는 이유로 경질당할 처지에 있기 때문이다.(편집자 주=베트남 교민단체들은 외교부가 최근 김도현 주베트남 대사에게 소환령을 내리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외교부는 청탁금지법 위반 등 김 대사의 비위 정황을 적발해 인사혁신처에 중징계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의 친구 김도현 대사는 러시아 문학도로서 감성파다. 그는 베트남 사회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는 한베 가족이라고 말한다. 한국과 베트남이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나 박항서 감독의 신드롬을 넘어 영원한 우정을 맺어나갈 수 있는 고리는 한베 가족이라고 주장하였다. 중앙아시아에 고려인이 없었더라면 한국과 중앙아시아는 오늘날 그토록 친밀한 외교적 관계는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취임 초기부터 한베 가족의 가장 큰 현안인 한베 유치원 설립에 적극 나섰다. 전임 대사들이 그깟 유치원이라고 무시하고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그는 하나하나 챙기며 이제 성과를 목전에 앞두고 있다. 법적인 인허가와 한국 기업의 대규모 지원을 약속받았다. 이런 설립을 주도한 김도현 대사가 500만 원도 안 되는, 논란의 김영란 법으로 불명예스럽게 퇴진한다면 한베 유치원 개원은 너무 슬플 것 같다.

한국과 베트남이 수교하면서 초창기 한국 교민 사회는 호치민 탄손낫 공항 근처 슈퍼볼 근처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만약 다시 베트남이 문제가 되면 가장 먼저 공항으로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 한국 교민들은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베트남 교민들은 이런 불안감을 안고 지난 20년동안 성공적으로 이 지역에 정착하였다. 만약 신남방정책이라는 것이 있다면 현지 정부나 기업보다 현지에 살고 있는 교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우리 교민들이 지지하지 않는 신남방정책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교민들은 김도현 대사를 원한다. 베트남 교민사회가 한 마음으로 대사 유임을 원하는 것은 처음이다. 한베 가족들도 김도현 대사가 한베 유치원을 마무리 짓기를 원한다. 인사혁신처는 논란의 김영란 법보다는 베트남 현지 교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기를 바란다. 교민 사회 하나도 보담을 수 없는 신남방정책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건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다.

[윤상호 재베트남하노이한인회 회장이 4월 24일 공개한 성명서 전문]

“신남방정책”의 기치를 내건 문재인 정부가 정책실행의 교두보가 되는 베트남에 특임대사를 임명한 것은 아세안국가연합이 AEC 공동체로 거듭나는 시점에서 매우 시의 적절한 조처였고 한베 관계의 중요성을 정부가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민의 환영을 받았다.

교민사회는 특임대사의 적극적인 업무 추진력에 대해 긍정적 평가와 깊은 동감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특임대사의 이임설로 하노이 교민 4단체는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8천여 기업과 18만 교민들은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전략적 동반자를 넘어 동맹에 가까운 한베 관계 강화를 위해 능력을 갖춘 특임대사를 파견한 정부의 의지는 높게 평가한다. 그러나 특임대사가 기업과 교민들의 비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시점에서 특임대사의 이임설은 바람직하지 않다. 부임 이래 강한 추진력으로 일부 반감이 표출되긴 했지만 대부분의 교민들과 진출 기업들은 그의 행보를 옳은 방향으로 보고 있다.

공관장의 일탈과 올바른 정무실행을 점검하는 과정에서도 교민을 대표하는 한인회, 코참, 중소기업연합회, 한베가족협회 4개 단체의 의견을 물은 적이 없다. 공관장의 평가는 내외부의 의견을 아우러야 함이 마땅하다. 하노이 교민을 대표하는 4개 단체는 특임대사 본연의 업무를 예의 주시해 왔으며 대사 부임 후 기업과 교민을 위한 공이 더 크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한다.

신남방정책은 대한민국의 경제영토 확대를 통한 우리 민족의 살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베트남에서 신남방정책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이는 정책 전체의 실패로 이어질 것이다. 베트남에 파견된 공관장은 최일선에서 공관직원을 독려하여 한베 간의 관계 유지 및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 해야 하는 위치다. 하지만 이번 감사의 결과는 공관장의 진취적 역량을 제한하게 될지도 모르며, 8천여 진출 기업과 18만 교민사회를 위한 혁신과 열정보다는 적당한 안전선을 택하게 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그 동안 특임대사는 8천여 진출기업 및 교민사회와의 밀접한 교류를 통해 공관의 문턱을 한층 낮추었다. 공관장은 교민들과 전 방위적 접점에 있기에 그 접점이 약하다는 것은 하는 일이 많지 않다는 뜻이다. 하노이 한인사회는 공관장의 공무활동을 지지하여 민관협력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만일 불합리한 일탈이 있다면 이 또한 뜻을 모아 큰 목소리를 낼 것이다. 8천여 진출기업과 18만 교민들은 특임대사 조기이임이라는 금번 결과로 인해 공관의 문턱이 한층 높아질 수도 있다는 적지 않은 우려를 표명한다.

[윤성학 교수는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연세대학교 정치학과에서 러시아 경제를 전공하였다. 박사학위 논문은 “러시아 석유산업의 구조조정 연구”다. 대우경제연구소, UzDaewoo Bank, 러시아 IMEMO 연구소, 대외경제정책연구소, 지금은 고려대학고 러시아CIS 연구소에서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지역 연구를 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남북러 가스관의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 “중앙아시아 진출 외국기업의 사회적공헌활동에 관한 연구” 등이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러시아 비즈니스”, “러시아 에너지가 대한민국을 바꾼다”, “현대 중앙아시아의 이해” 등이 있다.]

기사 댓글 0

0 / 400

욕설, 타인 비방, 광고 등의 댓글은 예고 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관련 기사

종합 더보기
종합

"김남일은 어린 시절 하나개해수욕장서 맨발로 뛰놀았다"…2002월드컵 영웅 키운 무의도

게 잡고 망둥어 낚던 어부의 막내아들 · 맨발벗들이 걷는 고향 바다에 남은 추억 · 히딩크가 발굴한 '진공청소기', 감독으로도 활약 · 김남일 "무의도의 자연과 추억, 성장에 소중한 밑거름" · 고모가 운영하는 광명항의 '선창식당'엔 · 선수 시절의 김남일 사진걸려 있어 · 해물칼국수와 광어회, 농어회로 유명한 맛집

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