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철학자 니체가 한 말입니다. "광기(Madness)는 개인에게는 예외적인 일이지만 집단에서는 하나의 규칙이다." 개인은 미친 짓을 잘 하지 않는데, 여러 명이 모이면 미친 짓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여러 명이 모여 의사결정할 때 개인들의 합리적 판단 능력이 상실되어 매우 바보 같은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집단사고(Groupthink)라고 합니다. 집단에서의 동조 압력으로 인해 판단력이 흐려지고,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고, 현실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고, 도덕적인지 여부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1972년에 Irving L. Janis가 발표한 집단사고에 대한 논문이 이 주제와 관련하여 가장 많이 읽히는 논문입니다. Janis는 케네디 대통령 시절에 쿠바 침공 결정을 내린 위원회, 존슨 대통령 시절에 베트남 참전을 결정한 "화요 각료 회의", 일본의 진주만 공격 신호를 무시한 킴멜 장군과 그 주변 사람들이 내린 아주 잘못된 결정이 집단사고 때문이라고 해석했습니다. 한일 문제에 대응하고 있는 우리 정부에서도 혹시 집단사고 현상에 빠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집단 사고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집단 사고에 대한 이론적 논의
집단 사고가 잘 일어날 수 있는 상황
집단사고의 발생 가능성은 집단 응집성, 집단구조의 결함 여부, 그리고 상황요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첫째, 집단 응집성이 높다는 것은 구성원들이 집단에 남아 있으려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고, 소속 집단에 대한 만족과 몰입이 큰 것을 의미합니다. 구성원 간의 동질성이 높을 때 응집성이 높아집니다. 집단 응집성이 강하면 집단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둘째, 집단이 외부로부터 고립되거나, 독재적 리더가 존재하거나, 집단을 운영하는 규칙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때 집단구조에 결함이 있다고 하고, 이때 집단사고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이비 종교 집단이 이런 조건을 잘 갖추고 있습니다.
셋째, 외부의 위협이 존재하는 위기 상황이나 집단 전체의 자존심이 저하된 상황에서 집단사고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집단 내부의 응집성이 높아지고, 집단 내에서 독재적 리더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외부에서 공격받고 있는 사이비 종교 집단이 이런 조건을 잘 갖추고 있습니다.

집단 사고의 증상
집단사고 증상은 개인 정당화와 집단 동조성의 증가로 나타납니다. 한번 내려진 결정은 취소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되고, 그 결정이 도덕적이라는 환상을 가지게 되고, 자기 집단의 역량을 과대평가합니다. 경쟁 집단에 대한 편견이 정당화되고 자기 집단에 대한 합리화가 진행되면서 폐쇄적인 고집이 강해집니다. 집단 동조성은 집단 구성원들이 획일성을 추구하게 된다는 것인데, 이것이 나타나는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습니다. 반대안에 대한 자기 검열이 발생하여 반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만장일치가 좋다는 만장일치의 환상이 지배해서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반대자에 대해 직접적인 압력을 행사하는 등 집단을 보호하려는 동기가 강하게 나타납니다. 또한 지시를 따르고 집단의 규범에 순종하라는 동조 압력을 강하게 받습니다.
집단 구성원들이 서로의 자존심을 지켜주려 하고 서로를 사회적으로 지지해 주면서 감정적 평정을 지키려 합니다. 아주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려 할 때 더 그렇습니다. 개별 구성원들이 서로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만장일치를 이루려고 하고 동료애를 키우려고 합니다. 곧 내릴 의사결정이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하고, 자신들이 채택했던 기존 정책의 긍정적 가치를 재확인하려 합니다.
집단 사고의 결과
집단 사고가 일어나면 첫째 매우 한정된 대안만 검토하고, 둘째 초기에 다수가 선호했던 대안의 위험과 단점을 알게 되어도 해당 대안의 타당성을 재검토하지 않고, 셋째 이미 기각한 대안의 단점을 극복하거나 장점을 키울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토론하지 않고, 넷째 해당 조직 내부에 있는 전문가들에게 정보를 얻으려 하지도 않고, 다섯째 자신들이 선호하는 정책의 좋은 점만 보려 하고 나쁜 점을 보려 하지 않고, 여섯째 채택한 정책에 대한 관료나 반대파의 반대를 고려하지 않아 컨틴전시 계획을 세우지 않고, 그 결과 수립했던 계획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합니다.

[집단사고의 예1] 조직폭력배의 흉악범죄와 사이비 종교집단의 집단 자살
개인 각자가 결정하면 그런 결정을 하지 않을 텐데 여러 명이 모여 미친 짓을 하거나 아주 잘못된 의사결정을 합니다. 멀쩡한 사람들이 예비군 복을 입고 함께 모이면 아무 데서나 소변을 봅니다. 독일인들이 개별적으로 결정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텐데 함께 결정하다 보니 몇 백만 명의 유태인을 죽였습니다. 일본인들을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그렇게 친절할 수가 없는데 함께 모이면 사람을 대상으로 생체 실험도 하고 몇 십만 명을 학살하기도 했습니다. 집단사고 때문입니다.
1990년대 중반에 일어난 지존파 사건, 막가파 사건, 영웅파 사건을 집단사고의 예로 볼 수 있습니다. 10대와 20대 청년들이 작은 집단을 만들어 사람들을 생매장하고, 시신을 훼손하여 먹기도 하고, 불태우기도 하는 미친 짓을 했습니다. 혼자서는 그런 짓을 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각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인터넷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위에서 언급한 집단 사고가 일어날 조건을 잘 갖춘 곳입니다.
집단사고 현상이 잘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또 다른 곳이 사이비 종교 집단입니다. 국내에서 있었던 오대양 사건의 예입니다. 1987년 경기도 용인에서 32명이 자살하는 집단 변사사건이 발생했습니다. 29명에게는 약을 먹여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목졸라 죽이고 이들을 죽인 3명은 스스로 목을 매달아 죽었다고 합니다. 29명이 죽음을 원한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교단의 명을 잘 따르지 않는 사람들 몇 명을 죽여서 암매장했다고 합니다. 박순자라는 사람이 구원파에서 이탈하여 집단생활공간을 만들고 사업을 한다고 신자들에게 사채를 끌어오라고 했습니다. 당시로서는 거금인 170억 원을 사채를 모았는데 돈을 갚지 못해 고발을 당하고 언론에 보도되어 궁지에 몰리자 집단 자살한 사건입니다.
1978년 남아메리카 가이아나에서 벌어진 인민사원(Peoples Temple) 집단자살 사건도 유사합니다. 918명이 죽고 25명이 생존했답니다. 미국의 사회주의 목사인 짐 존스가 인민사원이라는 사이비 종교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말만 목사지 사회주의 선동가라는 평을 받은 인물입니다. 카리스마적 리더인 짐 존스의 노력으로 신도는 약 3천 명까지 늘어났습니다. 인민사원은 사회사업도 많이 했습니다. 9개 이상의 양로원, 6개의 고아원을 운영했고, 발달장애자들을 위한 대규모 농장을 보유하고 운영했습니다. 인민사원은 아주 가난한 시민, 마약중독자, 노숙자 등 사회적 약자를 도와주는 종교 단체라는 평판을 얻습니다.
짐 존스가 유명해지면서 카터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였던 먼데일과 카터 후보의 부인까지 만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존스가 샌프란시스코의 급진적 좌파단체인 Symbionese Liberation Army를 칭찬하고 그 리더가 인민사원의 종교 모임에 참석하면서 경찰의 주목을 받습니다. 이런저런 일로 언론의 관심과 조사의 대상이 되자 존스는 사회주의 천국을 만들자고 하면서 남아메리카 가이아나로 이주를 시작했습니다. 땅을 사서 농장을 만들고 존스타운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존스는 백인이었지만 신도들은 대부분 학력 수준이 매우 낮은 흑인들이었습니다. 존스는 북한과 중국의 통제 시스템을 학습하여 가이아나의 집단농장에 적용했답니다. 말이 사회주의 천국이지 북한식 집단농장이라고 보면 됩니다.
1978년 미국 연방 하원 의원인 Leo Ryan이 이 집단농장에서의 학대를 조사하기 위해 농장을 방문했고, 일부 주민들이 자신들도 Ryan 의원을 따라 농장에서 탈출하겠다고 했습니다. 함께 공항으로 가는 길에 인민사원의 경비병들이 총을 쏴서 Ryan 의원, 세 명의 기자, 한 명의 배교자가 죽었습니다. 그날 밤 교주인 짐 존스는 신도인 부모들에게도 자신의 아이들에게 독극물을 먹이라고 명령했답니다. 주민의 3분의 1이 16세 이하였으니 그들이 자발적으로 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어른들 중에서 일부는 교주를 믿고 자발적으로 독극물을 마셨고, 일부는 총을 든 경비병들이 강요하는 분위기에서 할 수 없이 독극물을 마셨다고 합니다. 각자가 개별적으로 결정했다면 자살하지 않았을 텐데 집단사고가 일어날 조건이 잘 충족되고 독재자인 존스가 죽자고 하니 자신의 목숨까지 버리는 미친 짓을 했습니다. 집단 광기가 나타난 것입니다.

[집단사고의 예 2] 미국의 쿠바 침공 사건
1961년 4월에 발생한 쿠바 피그만 (Bay of Pigs) 침공을 결정한 John F. Kennedy의 자문위원회도 집단사고에 빠진 대표적인 예로 언급됩니다. 1959년 혁명에 성공한 피델 카스트로가 소련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자,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중앙정보국(CIA)에 카스트로 정부 전복 계획을 세우라고 요청했습니다. CIA는 플로리다주로 피난 왔거나 추방당한 쿠바 반혁명 인사들을 모아 2506 여단을 만들었고 과테말라에서 무기를 주고 훈련시켰습니다. 아이젠하워의 후임자인 케네디 대통령이 1961년 4월 4일에 쿠바 침공 계획을 최종 승인했습니다.
4월 15일 8대의 미국 B-26 폭격기가 쿠바의 공항을 폭격했고, 16일에 1400명의 2506 여단이 피그만에 상륙했습니다. 쿠바는 피델 카스트로의 지휘로 대응했습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 때 세운 계획에서는 공군과 해군이 지원을 하고 상륙 병들이 지상전을 치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개입되었다는 것이 알려지자 케네디는 공군의 지원을 중단했습니다. 해군의 지원은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쿠바는 첩보전과 소련 KGB의 도움으로 미국의 침공 계획을 미리 입수하고 상륙전에 대비하고 있었습니다. 지상전에서 200여 명이 죽었고 나머지 1200여 명은 20일 쿠바군에게 모두 항복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카스트로가 쿠바 국민의 영웅으로 떠올랐고, 미국과 쿠바 간의 관계는 악화되고, 쿠바와 소련의 밀월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의 단초가 되었습니다.
케네디는 침공 결정을 위해 자문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Irving L. Janis는 이 위원회가 아주 바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로 집단사고를 들고 있습니다. 당시 위원회는 미국 행정부 역사상 가장 똑똑한 사람들로 구성되었답니다. Dean Rusk, Robert McNamara, Douglas Dillon, Robert Kennedy, GcGeorge Bundy, Arthur Schlesinger Jr., Allen Dulles 등입니다.
당시 집단사고의 증상이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첫째, 자신들의 능력에 대한 과신입니다. 미국의 군사 능력을 과신하고 과도하게 낙관적인 판단을 했습니다. CIA의 재앙적 전쟁 계획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했습니다. CIA가 면밀하게 분석했을 것이니 그것을 믿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침공 계획이 유출되었는데도 쿠바가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침공을 감행했습니다.
둘째, 상대 진영의 능력에 대한 과소평가입니다. 위원회에서는 쿠바의 정보력과 군사력을 과소평가했습니다. 침공에 대한 정보가 새나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고, 1400명만 보내도 충분히 쿠바 정부를 전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조족지혈이었습니다.
셋째, 결정의 윤리적, 도덕적 결과를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이라는 큰 나라가 선전포고도 없이 옆에 있는 작은 나라를 기습할 때 받을 수 있는 세계 각국의 비난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Schlesinger가 케네디 대통령과 Rusk 국무장관에서 보낸 메모에서는 우려를 표명했으나 위원회에서는 그런 우려를 표명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Schlesinger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역사학 교수를 하다가 케네디의 연설문 작성과 남미 관련 특별 보좌관 역할을 했습니다. 위원회에 잠시 초청받은 Fulbright 상원 의원이 우려를 표명했으나 심도 있는 논의 없이 그냥 넘어갔습니다.
넷째, 회의에서 동조하지 않는 위원에 대한 강한 압박이 있었습니다. 케네디는 모든 회의에 CIA가 참석하도록 했고 CIA의 침공 계획에 의문을 표명하는 위원들의 발언에 즉각적으로 반박할 수 있도록 해 줬습니다. 이런 조치는 대통령이 쿠바 침공을 지지한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냈습니다. 대통령이 임명한 임명직 공무원들이 반발하기 어려웠습니다.
다섯째, 반대하는 의견을 가진 사람이 자기 검열을 통해 반대 의견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Schlesinger는 대통령과 국무장관에게 보낸 메모에서는 쿠바 침공에 대한 강력한 반대 의견을 표명했지만, 백악관에서 열린 전체 회의에서는 자신의 반대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습니다. 공식회의에서 대통령과 국무장관의 의중에 반대하는 말을 하기가 어려웠을 것입니다.
여섯째, 만장일치의 환상입니다. 회의 초기에 쿠바 침공을 찬성하는 사람 몇 명이 찬성한다는 의견을 표시하면 그다음에 말할 사람은 아직 말하지 않는 사람들도 그런 의견에 다 동조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개인의 비판적 사고와 현실 확인 노력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자신 혼자만 반대해도 소용이 없으니 반대되는 발언을 하지 않습니다. 만장일치가 좋다는 환상이 이런 결과를 가져옵니다.
일곱째, 일부 구성원들이 리더와 핵심 멤버를 지켜내는 역할을 했습니다. 반대 의견을 내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인 Robert Kennedy가 쿠바 침공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Schlesinger Jr.에게 "대통령은 이미 마음을 정했으니 반대하지 말라. 모두가 대통령을 도울 때다"라고 군기를 잡았습니다. Rusk 국무장관도 침공 계획을 알게 된 위원회 외부 핵심 인사 3명의 강력한 반대 의견을 위원회에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현 정부의 한일 문제 접근에서 집단 사고의 위험은 없는가?
먼저 앞의 이론 설명에서 언급한 집단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적 조건이 충족되고 있는가를 살펴봐야 합니다. 첫째는 한일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현 정부 핵심 인사들의 집단응집성이 높은가를 봐야 합니다. 대통령, 국무총리, 전 민정수석, 여당 대표들의 응집성은 매우 강한 것으로 보입니다. 위험이 있습니다.
둘째, 외부로부터 고립되어 있거나, 독재적 리더가 있거나, 집단을 운영하는 규칙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제왕적 권력을 행사하는 우리나라의 대통령제에서는 우리 대통령께서 독재적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사안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해서 독재적 리더처럼 행동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안과 관련된 의사결정 규칙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위험이 있습니다.
셋째, 대통령과 집권 여당이 외부로부터의 고립이나 자존심 저하 상황인지를 봐야 합니다. 우리 정부가 국제적으로 고립된 것처럼 보이고, 정권의 핵심 정책인 소득 주도 성장이 기대하는 성과를 가져오지 못했고, 많은 에너지를 쏟았던 북한이 수시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어서 자존심이 크게 저하된 상황처럼 보입니다. 집단사고에 빠질 위험이 높은 상황처럼 보입니다.

현 정부의 일본 대응 방식에서 집단 사고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가?
쿠바 침공 사례에서 나타난 징후가 우리 정부의 일본 대응 방식에서 나타나고 있는지를 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위 사례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징후가 나타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번에는 지지 않는다거나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다고 선전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역량을 과대평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민주당 공식회의에서 일본 경제는 패망하는 중이고, 아베 정권은 곧 무너질 것이고, 일본 소재산업 기업이 줄 파산할 것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일본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주 강한 증상이 나타나고 있어 집단 사고에 빠져 있다는 생각을 버리기가 어렵습니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징후도 나타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현 정부의 정책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을 친일파나 매국노라고 해서 입에 재갈을 물리고 있습니다. 현 정부 내에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겉으로는 동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동조 압력이 강해서 자기 검열을 하는 것입니다. 일곱 번째 징후도 나타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 옆에 있는 분들께서 호위무사 역할을 하면서 반대 의견을 내려는 사람들에게 압박을 가할 것입니다.
결론: 집단 사고에 빠지지 않기 위해 Janis가 추천한 방법을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 정부 핵심 의사결정자들이 처해 있는 상황이나 현재까지의 징후를 보면 집단 사고에 의해 아주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보입니다. Janis의 집단 사고에 대한 연구는 우리 정부에게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해 줍니다. Janis는 성공적인 집단의사결정 사례로 트루먼 대통령 시절의 마셜플랜과 케네디 대통령 시절의 쿠바 미사일 위기 처리를 들고 있습니다. 두 사례를 바탕으로 Janis가 뽑아낸 제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집단을 이끌어가는 리더가 각 구성원들에게 비판적 평가자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하고, 자신의 판단에 대한 구성원들의 비판을 긍정적으로 수용하여 자유롭게 비판하고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둘째, 구성원이나 하위 조직에 정책 수립 과제를 줄 때 리더의 의중이나 기대 사항을 전달하지 말고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다양한 대안에 대한 개방적이고 불편부당한 검토가 가능합니다.
셋째, 중요한 정책적인 결정의 경우, 동일한 사안을 검토하기 위해 서로 다른 리더가 이끌어가는 외부 자문단을 여러 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 리더는 구성원에게 그 구성원이 속한 하위부서 구성원들에게 의견을 묻고, 정보를 수집하도록 요청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은 리더가 포함된 회의에서 발표하도록 해야 합니다.
다섯째, 회의 때마다 새로운 외부 전문가들을 모시고 그들로 하여금 핵심 멤버들의 관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도록 독려해야 합니다.
여섯째, 모든 회의에서 대안을 검토할 때 대안별로 적어도 한 명을 악마의 지지자(Devil's Advocate)로 임명하여 해당 대안의 단점이나 맹점을 제시하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곱째, 경쟁 국가나 조직과의 관계에 대한 정책 이슈를 다룰 때는 항상 경쟁자의 모든 경고 신호를 자세히 검토하고 경쟁자의 의도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해서 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여덟째, 정책 대안의 타당성과 효과성을 평가하는 단계에서는 집단을 두 개 이상의 세부 집단으로 나누어 각 세부 집단에서 먼저 검토하게 한 후 다시 모여서 대안의 타당성과 효과성을 다시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홉째, 일차적 동의를 통해 최선의 정책을 도출한 다음에도 모든 구성원이 자신에게 남아있는 의심을 생생하게 표현하고, 모든 이슈를 다시 한 번 생각하는 "second-chance meeting"을 개최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정부에서 Janis의 건의를 고려하여 국민과 기업들을 고난의 길로 몰고 가는 집단사고에 의한 결정이 아닌 희망의 길로 인도하는 현명한 결정을 내리면 좋겠습니다.
[Janis의 연구결과에 대한 반박 논문]
(피그만 침공과 베트남전에 대한 Kramer 교수의 재분석)
양 대통령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행위였다?
스탠퍼드 경영전문대학원의 Roderick M. Kramer 교수는 케네디 대통령 시절의 피그만 침공 의사결정과 존슨 대통령 시절의 베트남전 참전 결정에 대해 다시 분석한 논문을 1998년에 게재했습니다. 미국 정부 문서의 비밀 해제가 풀리면서 더 많은 문서를 활용할 수 있었고 의사결정에 참가했던 사람들의 증언, 메모 등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Janis는 소규모 집단에서의 동조 압력으로 인한 집단사고가 잘못된 결정의 원인이라고 했습니다. 반면 Kramer 교수는 더 많은 자료로 분석해보니 집단사고가 원인이 아니라 각 대통령의 정치적 목적이 원인이었다고 주장합니다. 국가의 명운보다는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입니다. 각 대안을 평가할 때 기본적으로 해당 대안이 자신과 자신이 속한 정당에게 가져올 정치적 결과를 기준으로 평가했답니다. 국가의 손익보다는 자신이 받아들일 수 없는 정치적 손실이나 자신들의 평판을 훼손할 수 있는 대안들을 제거하고자 하는 욕구가 훨씬 더 강하게 작동했다는 것입니다. 사회심리학적인 과정이 아닌 정치심리학적 과정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Kramer 교수의 연구결과가 맞는다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선택을 했고 결과적으로 국가를 희생시켰습니다. 그런 결정을 할 때는 아마도 자신의 선택이 국가의 이익을 희생시킨다는 생각을 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똑똑한 사람일수록 자기 정당화에서는 귀신같은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국가에게 손해를 끼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만, 자기 중심의 정당화 과정을 통해 국가에게도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
Janis, Irving L. "Victims of groupthink: A psychological study of foreign-policy decisions and fiascoes." (1972).
Kramer, Roderick M. "Revisiting the Bay of Pigs and Vietnam decisions 25 years later: How well has the groupthink hypothesis stood the test of time?."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73.2-3 (1998): 236-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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