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1인 기업 케이와이에스,(KYS)25년 제조현장 경험으로중소기업용 인공지능 업무 도우미 개발“숫자는 컴퓨터가 계산하고 AI는 말로 설명”직원 1~20명 작은 공장도 손쉽게 활용

KYS 이상근 대표 개발한 중소제조업용 'ERP 에이전트'
“이번 달 거래 기록이 몇 건이지?” 공장 사장이 컴퓨터에 묻는다. 잠시 뒤 인공지능(AI)이 장부를 확인한 결과를 말로 알려준다. “계산이 맞지 않는 거래도 있어?”라고 다시 물으면 관련 기록을 찾아 설명한다.
경기도 평택의 1인 정보기술(IT) 기업 케이와이에스(KYS, 대표 이상근)가 개발한 중소 제조업용 'ERP 에이전트'의 작동 방식이다.
이 기술의 특징은 복잡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잘 몰라도 말로 질문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 부품이나 의료기기 등을 만드는 작은 공장에서는 물건을 생산하는 일 못지않게 주문과 재고, 매출과 비용을 관리하는 일이 중요하다.
하지만 직원이 적은 회사일수록 이런 업무를 처리할 인력과 시간이 부족하다. 케이와이에스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이러한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제시했다.
공장 사장이 장부 뒤지는 시간 감축
작은 공장 사장은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 아침에는 원료를 주문하고, 낮에는 생산 현장을 살피며, 저녁에는 거래처에 보낼 물건과 받을 돈을 확인한다. 직원 열 명이 일하는 공장이라도 관리해야 할 숫자는 수천 개에 이를 수 있다. 숫자 하나를 잘못 입력하면 재고가 맞지 않거나 거래처에 잘못된 금액을 청구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런 일을 돕는 컴퓨터 프로그램이 ERP와 MES다. ERP는 회사의 돈과 물건, 주문과 재고를 관리하는 '전자 살림 장부'이고, MES는 공장에서 무엇을 얼마나 만들었는지 기록하는 '전자 생산 일지'다. 두 시스템을 잘 활용하면 공장 운영 상황을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복잡하고 사용법이 어려우면 작은 공장에서는 제대로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케이와이에스는 이 문제를 말로 질문하는 방식으로 풀었다. 기존 ERP에 인공지능을 연결해 사장이 원하는 정보를 일상적인 말로 물어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화면이 300개가 넘는 프로그램에서도 필요한 정보를 찾기 위해 여러 메뉴를 일일이 누를 필요를 줄였다. 회사가 공개 시연한 에이전트는 거래 기록의 건수와 회계상 불일치 여부 등을 질문하면 관련 결과를 문장으로 설명한다.
“AI는 설명하고, 숫자는 코드가 계산”
케이와이에스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숫자의 정확성이다. 인공지능은 사람의 질문을 이해하고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대답하는 데 뛰어나지만, 때로는 틀린 숫자를 그럴듯하게 제시하기도 한다. 학교 시험에서 계산을 잘못하면 점수를 잃지만, 공장에서 매출이나 원가를 잘못 계산하면 실제 금전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회사는 처음부터 인공지능에게 숫자 계산을 맡기지 않았다.
대신 계산과 설명의 역할을 분리했다. 정확한 집계는 기존 컴퓨터 프로그램과 SQL이라는 데이터 검색·처리 기술이 담당하고, 인공지능은 그 결과를 사람이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바꾼다. 계산기는 숫자를 정확하게 구하고 선생님은 그 결과를 쉽게 설명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인공지능이 설명한 숫자도 다시 프로그램이 원본 자료와 비교해 하나라도 다르면 답변을 폐기하도록 설계했다.
이상근 대표는 “AI는 그럴듯한 숫자를 지어낸다. 회계에서 전표 건수가 틀리면 그건 사고”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이 모든 일을 대신하도록 하기보다 잘하는 일만 맡기겠다는 뜻이다. 특히 매출과 재고, 회계처럼 숫자 하나가 중요한 제조업에서는 이런 역할 분담이 의미가 있다.
25년 현장 경험이 기술의 밑바탕
케이와이에스의 또 다른 특징은 오랜 제조현장 경험이다. 이 대표는 2000년대 초부터 공장에서 사용하는 업무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왔다. 2011년부터는 한 자동차 부품 제조사의 통합 ERP를 5년에 걸쳐 구축했고, 이후 10년 넘게 직접 운영하고 있다. 회사 측은 그동안 시스템 중단이나 데이터 손실 사고가 한 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해결한 문제도 다양하다. 한 약제 제조사에서는 전자저울과 무선인식 기술(RFID)을 연결해 직원이 계량 결과를 손으로 입력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의료기기 유통업체에서는 업무관리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고 기술 환경이 바뀔 때마다 개선했다. 태국에 있는 제조업체의 ERP도 한국에서 원격으로 유지보수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은 작은 공장에 특히 중요하다. 공장마다 생산하는 물건과 일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자동차 부품 공장이라도 어떤 곳은 재고 관리가 어렵고, 다른 곳은 주문과 납품 관리가 더 시급할 수 있다. 따라서 좋은 프로그램을 구입하는 것만큼이나 자기 공장의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프로그램 만든 사람이 끝까지 책임
케이와이에스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과 관리하는 사람이 같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일반적인 외주 개발에서는 업무를 분석하는 사람,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 유지보수하는 사람이 서로 다를 수 있다.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공장 사정과 프로그램 구조를 다시 설명해야 하는 불편이 생긴다. 케이와이에스는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한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방식을 택했다.
집을 지은 기술자가 그 집의 구조를 가장 잘 아는 것과 비슷하다. 수도관이 어디로 지나가고 전기 배선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알면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을 찾기가 수월하다. 컴퓨터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같은 시스템을 관리한 개발자는 어떤 기능이 중요한지, 어디에서 오류가 발생하기 쉬운지 이해하기 쉽다.
이 대표는 이를 '직접 책임, 장기 운영, 합리적 비용'이라는 세 가지 원칙으로 설명한다.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의 업무 변화에 맞춰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케이와이에스가 직원 수십 명을 둔 기업이 아닌 1인 기업이면서도 여러 제조업체의 시스템을 운영해 온 배경이다.
중요한 회사 정보는 외부로 보내지 않아
제조업체가 인공지능을 도입할 때는 정보 보호도 중요한 문제다. 제품의 원가와 판매가격, 거래처 명단, 매출 자료는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정보다. 이런 자료가 외부로 유출되면 거래 관계와 경영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기술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서는 인공지능을 사용하면서 정보가 어디로 전달되는지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케이와이에스는 이러한 우려를 고려해 자체 GPU 서버에서 오픈소스 인공지능 언어모델을 운영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GPU는 인공지능이 많은 계산을 빠르게 처리하도록 돕는 컴퓨터 장치다. 회사 측은 고객사의 매출과 원가 데이터를 외부 인공지능 서비스로 보내지 않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다만 실제 보안 수준은 서버 관리와 접근 권한 등 운영 방식까지 확인해야 한다.
회사는 내부 업무에도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개발과 영업, 회계 등 여러 일을 인공지능 도우미와 나눠 처리하면서 한 사람이 여러 고객사를 관리하는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 작은 기업이 인공지능을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지 스스로 시험하는 셈이다.
직원 열 명짜리 공장도 AI 시대의 주인공
케이와이에스가 주목하는 고객은 직원 1~20명 규모의 중소 제조업체다. 대기업은 전문 인력과 자금을 투입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수 있지만, 작은 공장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조차 막막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모든 업무를 한꺼번에 인공지능으로 바꿀 필요는 없다. 가장 불편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부터 개선하는 것이 현실적인 출발점이다.
케이와이에스는 도입을 희망하는 업체와 먼저 5분가량 통화하며 문제와 규모를 파악한다. 이후 현장을 진단하고 서면으로 해결 방안을 제안한다. 필요한 핵심 기능부터 구축한 뒤 장기간 운영하는 순서다. 공장의 형편에 맞춰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기술을 알리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천직개발자'라는 이름으로 유튜브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인공지능 업무 도우미를 만드는 과정을 공개한다. 『AI 시대, 공장 사장님이 살아남는 법』, 『AI가 짠 코드, 공장에 넣어도 됩니까』 등의 전자책도 펴냈다. 홈페이지는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 베트남어, 태국어 등 5개 언어로 제공한다.
인공지능 가치는 일을 얼마나 편하게 만드느냐에 달려 있어
인공지능을 활용한다고 반드시 로봇을 들여놓거나 공장을 새로 지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매일 장부를 뒤지던 시간을 줄이고, 반복해서 입력하던 숫자를 자동으로 기록하며, 필요한 정보를 말로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작은 변화라도 매일 반복되는 업무라면 그 효과는 쌓일 수 있다. 다만 실제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 정도는 각 공장의 업무 환경과 도입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케이와이에스의 시도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최신 인공지능 기술에 25년 넘게 축적한 제조현장 경험을 결합했다는 데 있다. 공장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해한 뒤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술을 활용한다는 접근이다. 복잡한 기술을 자랑하기보다 현장에서 쓸모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대표는 “대기업은 이미 AI를 쓰고 있지만 직원 열 명짜리 공장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며 “25년 현장 경험으로 그 공장들이 AI 시대에 살아남도록 돕는 것이 케이와이에스의 일”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의 크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작은 공장에서도 필요한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얻고, 직원들이 본래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다면 그것 역시 중요한 변화다. 평택의 1인 기업 케이와이에스는 그 가능성을 제조업 현장에서 찾고 있다.
케이와이에스 홈페이지: https://kys.urikys.com
기술 블로그: https://urikys.com문의: sglee@uriky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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