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숙 생애기록⑧] “15kg 감량" 공개선언…도망갈 곳 없앤 젊은 직장인 시절의 결심

사람들 앞에서 한 약속말이 행동을 끌고 가고행동이 삶의 방향을 바꾸다

[편집자 주] 물치유 전도사로 알려진 (주)물들임 정연숙 대표의 생애를 따라가는 연재를 합니다.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라, 한 어린이의 호기심이 어떻게 소명이 되었는지, 상처를 보던 시선이 어떻게 치유의 길로 발전했는지, 그리고 물을 통한 몸의 회복이 어떻게 마음의 회복과 연결되는지를 차근히 풀어봅니다. 독자에게도 잊고 있던 자신의 ‘마음의 씨앗’을 다시 떠올리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헬스 운동 커뮤니티서 목표 발표

스물몇 살 무렵이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정연숙 씨는 당시 헬스 운동 커뮤니티에 나가고 있었다. 지금처럼 체계적인 PT 문화가 있던 시절은 아니었지만,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 목표를 이야기하고 격려하던 분위기가 있었다. 젊은 직장인들이 퇴근 후 운동복 차림으로 모여 땀을 흘리던 공간이었다.

그 시절 그는 마음속으로 한 가지 고민을 안고 있었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었다. 스스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지만 결심은 자꾸 흐려졌다. “내일부터 해야지”, “조금만 있다가 시작해야지”라는 생각 속에서 다짐은 반복해서 미뤄졌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커뮤니티 모임 자리에서 각자 목표를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었다.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체력을 키우겠다.” “운동을 꾸준히 하겠다.” “살을 조금 빼고 싶다.”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또렷하게...

그때 정연숙 씨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또렷하게 말했다. 순간 분위기가 술렁였다.

“저는 15킬로그램을 빼겠습니다.” “15킬로요?” “진짜요?” “와, 쉽지 않을 텐데…”

놀라는 표정도 있었고, 웃음 섞인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정연숙 씨는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그 순간 마음이 이상하게 더 단단해지는 것을 느꼈다. 혼자 마음속으로만 품고 있던 결심이 사람들 앞에서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그것은 단순한 생각이 아니라 ‘약속’이 되기 시작했다.

이 장면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사람은 마음속으로만 결심할 때보다 말을 밖으로 꺼내는 순간 훨씬 더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 말은 생각을 붙잡아 두고, 행동을 끌고 간다. 그는 이미 어린 시절부터 그런 기질을 갖고 있었다. 우렁잡이에 몰입했던 아이, 재활용품을 모아 학급비를 만들던 반장, 하수구를 먼저 청소하던 학생, 무장공비를 잡겠다며 산으로 향했던 소녀. 그는 늘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인 사람이었다.

도망칠 수 없는 상황 속으로 밀어 넣어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자신을 도망칠 수 없는 상황 속으로 밀어 넣었다.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선언해버린 것이다. 부담감은 컸다. 며칠 뒤부터 주변 사람들은 웃으며 말을 건넸다.

“15킬로 빼는 거 진행 중이에요?” “포기하면 안 돼요.”

농담처럼 던지는 말들이었지만, 그 말들은 이상하게도 정연숙 씨를 계속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는 먹는 것을 조절하기 시작했고, 퇴근 후 운동도 빠지지 않았다. 하기 싫은 날도 있었고, 몸이 무거운 날도 있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사람들 앞에서 선언하던 자신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나는 15킬로그램을 뺄 것이다.”

그 말은 점점 목표가 아니라 자기 확신이 되어갔다. 생애기록치유는 바로 이런 순간을 중요하게 바라본다. 사람은 자신이 반복해서 하는 말을 따라간다. “나는 안 된다”고 말하면 몸과 마음도 점점 움츠러든다. 반대로 “나는 해낼 수 있다”고 말하면 사람은 조금씩 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자기 확신은 처음부터 존재하는 재능이 아니라, 반복해서 자신을 믿어보는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다.

"사람은 스스로 한 말을 지키려고 애쓰는 존재"

정연숙 씨는 그 경험을 통해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은 스스로 한 말을 지키려고 애쓰는 존재라는 점이었다. 그 과정에서 조금씩 자신을 다시 믿게 된다. 결국 변화는 몸무게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달라지고 있었다.

훗날 그는 사람들을 만나며 이 경험을 자주 떠올리게 된다. 몸이 아픈 사람도, 삶에 지친 사람도 대부분 자기 자신에게 부정적인 말을 반복하고 있었다. “나는 원래 안 돼요”, “나는 의지가 약해요”, “내 인생은 안 바뀌어요.” 그런 말들은 마음의 근육까지 약하게 만든다.그래서 그는 말의 방향이 중요하다고 믿게 되었다. 몸의 회복도, 마음의 회복도 결국은 “나는 다시 좋아질 수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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