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숙 생애기록⑤] “웃어야 인생도 웃는다”…담임 선생님의 값진 가르침

충남 논산시 강경여고 시절“억지로라도 웃어보라”에 숨어 있던 참교육‘웃는 얼굴 만들기’ 통해 배운 삶의 태도

[편집자 주] 물치유 전도사로 알려진 (주)물들임 정연숙 대표의 생애를 따라가는 연재를 합니다.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라, 한 어린이의 호기심이 어떻게 소명이 되었는지, 상처를 보던 시선이 어떻게 치유의 길로 발전했는지, 그리고 물을 통한 몸의 회복이 어떻게 마음의 회복과 연결되는지를 차근히 풀어봅니다. 독자에게도 잊고 있던 자신의 ‘마음의 씨앗’을 다시 떠올리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성적표보다 얼굴표정을 먼저 본 선생님

충남 논산시 강경여고 시절, 정연숙 양에게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담임선생님이 있었다. 단순히 공부를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니라, 사람을 바라보는 눈이 남달랐던 분이었다. 그 선생님은 늘 학생들의 성적표보다 얼굴을 먼저 보았다.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이들의 표정, 복도 끝에서 걸어오는 발걸음, 인사를 할 때의 눈빛을 유심히 살폈다.

“사람 얼굴이 먼저다. 웃는 얼굴을 가져야 인생도 웃는다.”

처음에는 그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학생들에게는 시험 점수와 대학 진학이 더 현실적인 문제였다. 웃는 얼굴이 인생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꽤 진지했다. 어느 날은 아예 칠판에 크게 이렇게 적었다.

‘오늘부터 웃는 얼굴 만들기.’

"웃는 얼굴 가져야 인생도 웃는다"

학생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장난처럼 따라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선생님은 웃지 않았다. 정말 중요한 일이라는 듯 제자들을 하나씩 바라보며 말했다.

“억지로라도 웃어라. 얼굴이 먼저 바뀌면 마음이 따라온다.”

그 말은 그때는 조금 이상하게 들렸다. 감정이 좋아야 웃는 것 아닌가. 마음이 힘든데 어떻게 웃을 수 있단 말인가. 정연숙 양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학창 시절은 누구에게나 그렇듯 불안과 경쟁, 비교와 위축이 가득한 시간이었다.

어떤 날은 이유 없이 마음이 무거웠고, 어떤 날은 세상이 나만 빼고 잘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럴 때마다 담임선생님은 “네가 먼저 웃어야 세상도 너를 향해 웃는다”고 말씀하셨다.

“네가 먼저 웃어야 세상도 너에게 웃는다”

처음에는 억지였다. 거울 앞에 서서 입꼬리를 올려보는 일도 어색했고, 괜히 부끄러웠다. 친구들과 서로를 보며 웃는 연습을 하는 것도 우스웠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반복하다 보니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얼굴의 긴장이 풀리고, 말투가 부드러워지고, 먼저 인사를 건네게 되었다.

생애기록치유의 관점에서 보면, 이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흔히 마음이 좋아지면 표정이 좋아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때로는 그 반대가 먼저다. 몸이 마음을 이끌기도 한다. 굳어 있던 어깨를 펴고, 고개를 들고, 입꼬리를 올리는 작은 행동이 생각보다 큰 변화를 만든다. 치유는 거창한 사건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습관에서 시작된다.

정연숙 양은 그때 처음 알았다. 웃는다는 것은 단순한 표정이 아니라 삶의 태도라는 것을. 웃는 얼굴은 상대를 편하게 만들고, 동시에 자신도 덜 위축되게 만든다. 표정 하나가 관계를 바꾸고, 관계가 결국 인생의 분위기를 바꾼다.

웃는 표정 하나가 인생 분위기 바꿔

특히 기억에 남는 날이 있었다. 시험을 망치고 마음이 무겁던 날이었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고,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았다. 그날 담임선생님은 조용히 다가와 말씀하셨다.

“지금 네 얼굴이 네 미래가 되면 안 되잖아.”

짧은 말이었지만 오래 남았다. 선생님은 성적을 묻지 않았다. 대신 표정을 보았다. 그 한마디는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너는 지금보다 더 밝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믿음처럼 들렸다. 누군가가 그렇게 믿어준다는 사실은 생각보다 큰 힘이 된다.

“괜찮다”, “웃어라”, “너는 더 잘될 사람이다.”

웃는 얼굴은 자기 자신 포기하지 않는 방식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것은 거대한 사건보다, 누군가의 짧은 한마디인 사례가 많다. 그런 말들이 마음속에 오래 남아 방향을 만든다.

그 담임선생님은 성적을 올리는 법보다 사람답게 사는 법을 먼저 가르쳤다. 웃는 얼굴은 타인을 위한 예의이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방식이기도 하다고 했다. 우울한 날일수록 더 웃어야 한다는 말은 억지가 아니라 훈련이었다.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훈련.

정연숙 양은 훗날 사람들을 만나며 그 말을 자주 떠올리게 된다. 몸이 아픈 사람도, 마음이 지친 사람도 대부분 얼굴부터 굳어 있었다. 삶이 막히면 표정부터 닫힌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거창한 처방이 아니라, 다시 흐르게 만드는 작은 시작이었다.

좋은 물을 마시고, 몸을 움직이고, 숨을 깊이 쉬고, 그리고 다시 웃어보는 것. 그것은 단순한 기분 전환이 아니라 회복의 출발점이었다.

'억지로라도 웃어보라'는 평생의 치유철학

“웃는 얼굴은 건강의 시작이에요.”

그 말 속에는 고등학교 교실의 기억이 살아 있다. 칠판에 적혀 있던 ‘웃는 얼굴 만들기’, 그리고 억지로라도 웃어보라고 말하던 담임선생님의 목소리. 그때는 몰랐지만, 그것은 단순한 생활지도가 아니라 평생을 따라갈 치유의 철학이었다.

어쩌면 치유는 멀리 있지 않다. 아침에 거울을 보며 한 번 더 입꼬리를 올리는 일, 누군가에게 먼저 따뜻한 인사를 건네는 일, 그리고 스스로에게 “괜찮다”고 말해주는 일. 그 작은 웃음 하나가, 인생의 방향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한다. 정연숙 양에게 담임선생님은 그것을 가장 먼저 알려준 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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