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속 장기들의 위치는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마치 집 안의 방 배치처럼 일정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먼저 간은 오른쪽 갈비뼈 바로 아래에 있다. 집으로 치면 창고와 같다. 음식에서 들어온 영양소를 저장하고, 몸에 해로운 물질을 해독하는 일을 맡는다. 숨을 크게 들이쉬면 간이 살짝 아래로 내려오는데, 이는 마치 천장에 붙어 있던 풍선이 내려오는 모습과 비슷하다.
위는 왼쪽 갈비뼈 아래쪽에 자리한다. 크고 둥근 주머니 같은 모양으로, 우리가 먹은 음식이 잠시 머무는 식당 홀이라고 할 수 있다. 밥을 많이 먹으면 풍선처럼 부풀고, 공복일 때는 바짝 줄어든다. 위를 톡톡 두드리면 소리가 울리는데, 이는 빈 방에 들어가 손뼉을 치는 소리와 비슷하다.

십이지장과 소장은 배꼽을 중심으로 복부 전체에 펼쳐져 있다. 길게 이어진 긴 호스를 여러 번 접어 놓은 것처럼 꼬불꼬불하다. 손으로 배꼽 주위를 부드럽게 눌러보면 말랑말랑하고 탄력이 느껴지는데, 이는 물이 흐르는 고무호스를 누르는 감각과 흡사하다. 이곳에서는 음식물이 잘게 잘려 영양분으로 바뀐다.
대장은 소장을 둘러싸듯 복부의 가장자리를 따라 사각형 모양으로 배치돼 있다. 오른쪽 아랫배에서 시작해 위로 올라가고, 가로질러 왼쪽으로 내려오면서 ㄴ자와 ㅁ자가 합쳐진 듯한 형태다. 대장은 마치 하수도관처럼 노폐물을 모아 바깥으로 보내는 길이다. 소장이 실타래라면 대장은 굵은 파이프다.
방광은 아랫배 한가운데, 치골뼈 바로 위쪽에 있다. 물탱크처럼 소변을 저장했다가 신호가 오면 비워낸다. 차오르면 공처럼 팽창하기 때문에 만져보면 단단히 잡힌다. 여성의 경우 그 위에는 자궁이 있는데, 둥글고 탄력 있는 방처럼 방광 위에 얹혀 있다. 자궁은 아기를 키우는 특별한 공간이다.
이처럼 우리 몸속 장기들은 제자리에 알맞게 배치되어 있다. 오른쪽 갈비뼈 밑에는 창고 같은 간, 왼쪽 윗배에는 풍선 같은 위, 가운데에는 꼬불꼬불 호스 같은 소장, 가장자리를 따라 사각 틀처럼 놓인 대장, 아랫배에는 물탱크 같은 방광이 있다. 그림을 보지 않아도 눈앞에 장기들의 모습이 그려지듯 선명하다.
즉, 우리 몸은 보이지 않는 건물이자 작은 도시다. 각 장기는 자기 자리에 앉아 밤낮없이 일한다.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아는 순간, 내 몸의 지도가 머릿속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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