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세 노모 손에 쥐어진 1원짜리…조선족 동포사회에 잔잔한 감동

남룡해 선생 수필, 조선족글로벌네트워크 '조글로'에 실려“달빛 아래 계란과자 사려던 어머니, 그 손끝에 깃든 사랑의 무게”

고요한 청도 바다 위로 달빛이 비추던 7월의 어느 밤, 조선족 동포 남룡해 선생이 써 내려간 한 편의 수필이 조선족 사회에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지난 4일, 조선족 글로벌 네트워크 ‘조글로’에 게재된 수필 「엄마손의 1원짜리」는 93세 노모와의 짧지만 깊은 만남을 담담하게 그려내며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남 선생은 연길에서 친구들과의 모임을 마치고 귀가하던 길, 어두운 밤 조용한 골목의 소매점 앞에서 홀로 서 있는 노모를 우연히 마주친다. 주름진 손에 인민폐 1위안을 꼭 쥐고 계란과자 하나를 사기 위해 애쓰던 어머니의 모습은 한 장의 흑백사진처럼 선명하고, 한 편의 시처럼 깊은 울림을 전한다.

“이 맛이 정말 오랜만이야.”

과자를 한 입 베어 물며 웃으시던 어머니의 그 말 한 마디에, 남 선생은 자식으로서 평생 엄마에게 드린 것이 무엇이었나를 되묻게 된다. 평생 자식들 걱정에 자신을 아끼지 못하고, 장롱 깊숙이 37개의 통장을 모아 두었던 노모. 1원짜리 지폐 한 장조차 귀히 여기며 과자 하나를 조심스레 드시던 그 모습을 남 선생은 글로 남겼다.

과자 사시던 어머니의 주름진 손

수필 '엄마손의 1원짜리'에 첨부된 사진.  "어머니의 머리를 감겨 드리고 씽크대 앞에서 웃음을 유발해 보려고 애쓰던 행복한 시절"이란 사진설명이 적혀 있다.
수필 '엄마손의 1원짜리'에 첨부된 사진. ”어머니의 머리를 감겨 드리고 씽크대 앞에서 웃음을 유발해 보려고 애쓰던 행복한 시절”이란 사진설명이 적혀 있다.

소박한 이야기 속에 담긴 어머니의 사랑

“2025년 7월 4일, 고요한 청도 바다 위 달밤”

수필 말미에 적힌 이 한 줄은 마치 한 편의 시구처럼 독자의 마음에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바닷바람에 날리듯 스쳐가는 일상의 순간을 붙잡아, 글로 담아낸 남 선생의 필력은 오랜 사진작가로서의 경력을 증명하듯 감각적이고 섬세하다.

중국 청도시 해변마을에 거주 중인 남룡해 선생은 과거 중국에서 활동하던 저명한 사진작가이자, 어머니의 일생을 기록한 인물 전기문 『국자가의 전설』을 집필한 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렌즈로, 펜으로,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한결같이 담아내고 있다.

이번 수필은 단순한 개인적 회상을 넘어, 부모 세대의 헌신과 희생을 되새기게 하는 ‘기억의 등불’과도 같다.

1원짜리 지폐 한 장, 계란과자 하나. 그 소박한 이야기 속에 담긴 어머니의 사랑은 시대를 넘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적시고 있다.

다음은 남룡해 선생의 수필 전문. 전문 작가 못지 않게 문장력이 훌륭하다.

'엄마손의 1원짜리' - 남룡해 -

고요한 달밤에 펼쳐진 엄마를 모시던 이야기다.

연길에서 친구들과 맥주 한 잔을 마시고, 엄마 집으로 돌아가던 중 강뚝 아래 내리막길에 위치한 소매점을 지나쳤다. 어둠 속에 희미한 불빛이 소매점 내부를 어슴푸레 비추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안에 엄마의 모습이 나타났다. 몸 상태가 불편한 93세 엄마가 무슨 일로 이 밤중에 홀로 이곳까지 왔을까, 소매점문을 급히 열고 들어섰다. “무슨 일이신가요?”라고 물어보니, 엄마 손에는 인민폐 1원짜리 한 장이 쥐어있었다.

이 밤중에 93세 노인이 홀로 소매점에서 헤매는 모습을 동네 사람들이 보면, 분명 꾸지람할 것이다. 아니면 자식들이 한밤중에 엄마를 제대로 돌보지 않아서 그랬다는 비아냥과 비웃음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생각에 나는 엄마를 보며 “도대체 무슨 일이신가요?” 하고 다시 물어보면서, “빨리 집에 가야죠”라고 권했다.

하지만 엄마는 부드럽게 웃으며 “뭔가 먹고 싶어서 여기에 왔어”라며, 소매점 진열대에서 우리가 어릴 때마다 즐겨 먹었던 계란과자(鸡蛋糕)를 찾아 들었다. 그 순간 목구멍이 메어 올랐다. 엄마의 한 손에는 작은 1원짜리 지폐 한 장, 다른 손에는 부드러운 계란과자… 주름진 얼굴, 허리도 구부정한 초라한 엄마의 모습을 보니, 눈앞이 캄캄해지고 심장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엄마의 눈길을 감안해, 겨우 참으며 계란과자 값을 지불하고 엄마를 팔에 끼고 아파트로 올라왔다.

집에서 그날 엄마가 맛있게 과자를 씹으시면서, “이 맛이 정말 오랜만이야”라며 행복하게 웃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평생 자식들을 위해 고생하고, 자신에게 한 푼 쓰는 것도 아까워하던 엄마, 이 세상에 떠나실 때까지 자식들을 걱정하며, 꼬깃꼬깃 저축한 37개 통장을 자식들에게 넘겼던 엄마, 1원짜리도 소중히 여기며 과자 한 개를 겨우 사 먹는 그 모습은 참으로 한스럽고… 그러나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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