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픈 사람에게는 살이 도움이 될까… 의학 데이터가 밝힌 생존의 조건
통통한 사람이 더 오래 버티는 결과 나와 병에 걸리면 가장 먼저 듣는 조언은 대개 같다. 살부터 빼라는 말이다. 그런데 응급실과 중환자실의 기록을 들여다본 의학 통계는 이 상식을 조용히 뒤집는다. 오히려 통통한 사람이 더 오래 버틴다는 결과가 반복해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의사들조차 처음엔 고개를 갸웃했던 이 현상은 이후 ‘비만의 역설’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날씬함이 정말 건강의 정답인지, 의료 데이터는 이제 전혀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응급실에 동시에 실려 온 두 명의 심근경색 환자가 있었다. 한 명은 평소 날씬하다는 말을 듣던 사람이었고, 다른 한 명은 주변에서 늘 “살 좀 빼야 한다”는 소리를 듣던 체형이었다. 의료진의 직감은 자연스럽게 한쪽으로 쏠렸지만, 몇 년 뒤 생존 곡선은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 통통했던 환자가 더 오래 살았고, 합병증도 적었다는 결과가 통계로 확인됐다(Circulation). 이처럼 직관과 정반대의 결과는 우연이 아니었다. 심부전, 심근경색,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 연구와 메타분석에서 “체중이 더 나가는 환자의 사망률이 더 낮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보고됐다(American Journal o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