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 전달, 신입생 환영회, 삼겹살 파티
동문 선후배 직종별 멘토멘티 결성
수도권 대학 신입생 회식비로 연 10만원씩
캠퍼스 투어 상경한 후배들 격려도

70년간 졸업생 2만 3000여 명 배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체육 분야서 활약
최상철 회장 "명문 이어가도록 동문회서 적극 지원하겠다"

한국전쟁 포연 딛고 개교한 세광고

한국전쟁 휴전(1953년 7월 27일) 몇달 전인 1953년 4월 1일, 충북 청주시 남문로의 청주제일교회 옆 망선루(望仙樓). 민족정신과 기독정신을 바탕으로 세광고등학교의 개교식 및 입학식이 열리고 있었다.

신입생들과 교사, 학부모들의 표정은 밝디 밝았다. 학교 부지를 살 여유도, 교실을 지을 여력도 없어 망선루를 교사로 개교했지만 전쟁의 포연을 딛고 ‘세상의 빛’이 되기로 다짐했다.

70년이 지난 2023년 5월. 세광고등학교는 충북을 대표하는 전국적인 명문사학으로 올라섰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체육 분야에서 수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졸업생 수는 70년간 2만 3000여 명에 이른다.

세광고 개교 당시 교사로 쓰였던 청주 망선루.
세광고 개교 당시 교사로 쓰였던 청주 망선루.

고려시대 관리들 숙소였던 '망선루'서 개교

(망선루는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10호로 고려시대 관리들이 머무는 숙소였다. 청주제일교회 교육관과 세광중 세광고 청남학교의 교사로도 활용되었다. 1999년 10월에 해체한 뒤 원형을 고증하여 2000년 12월에 청주중앙공원으로 옮겼다.)

(청주제일교회는 1904년 설립된 충북 최초의 개신교회다. 일제강점기에 청남학교, 청신여학교, 청신야학, 상당유치원 등을 세웠고 해방 뒤 세광중, 세광고를 건립했다.)

세광고 재경동문회에서 지난달 27일 수도권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들의 환영회 및 장학금 수여식을 했다.
세광고 재경동문회에서 지난달 27일 수도권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들의 환영회 및 장학금 수여식을 했다.

사재 털어 야구부 후원한 동문도

세광고등학교가 명문으로 우뚝선 원동력 중엔 (학생들과 교사들, 학부모들 못지않게) 동문들의 성원도 큰몫을 했다. 고교야구로 유명한 세광고의 졸업생들은 ‘야구’를 동기(모티브)로 삼아 단합했다. 사재를 털어 야구부를 후원하는 동문들도 있을 정도였다. 60대의 한 동문은 모교의 야구경기를 거의 대부분 관람하면서 뒷바라지하고 있다.

이 학교 출신 재직 교사들은 기숙사 업무를 외부 용역회사에 맡기지 않고 직접 관리했다. 각 분야의 동문들이 진로 특강을 해 주는가 하면 한여름에는 해마다 삼계탕 회식으로 후배들의 학업 의욕을 끌어올려 주기도 했다. 장학재단 출범을 준비 중인 동문들도 있다. 

특히 세광고 재경동문회(회장 최상철, 28회)에서도 물심양면으로 후배들을 돕고 있어 타학교 재경동문회에 본보기가 되고 있다. ▲장학금 전달, ▲수도권 대학 신입생 환영회, ▲동문 선후배 진로상담 멘토멘티, ▲서울대 관악캠퍼스 투어, ▲대학 재학생 동문모임 회식비로 연 10만원씩 지원 ▲삼겹살 파티 등 다양한 방법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상철 회장(가운데)이 캠퍼스 투어 중인 후배들에게 격려사를 하고 있다.
최상철 회장(가운데)이 캠퍼스 투어 중인 후배들에게 격려사를 하고 있다.

세광고 재학생 캠퍼스 투어에 선배들 마중

#장면 1=지난 1일 서울대 관악캠퍼스로 세광고 한빛학사 학생 78명(1.2.3학년)을 태운 버스가 들어섰다. 임도순 사감 부장을 비롯해 교사 6명이 관광버스 3대로 학생을 인솔해 왔다.

세광고 출신 서울대 재학생 10명과 재경동문회 임원들이 후배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대학 교정을 둘러보면서 학업 의지를 고취하려는 후배들을 격려하러 나온 선배들이다.

“40년 전 청운의 푸른꿈을 안고 이곳에 입학했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캠퍼스 투어를 통해 새로운 꿈을 꾸고 현실로 만들어 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최상철 재경동문회장의 격려사에 후배들의 눈망울이 초롱초롱 빛났다. 서울대 재학생들의 안내로 도서관과 학생회관, 단과대들을 둘러본 뒤 잔디광장에서 뒷풀이를 했다. 선배들이 준비한 명품제과점의 빵과 음료를 맛보면서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의지를 불태우는 표정이었다.

(최상철 회장은 후배들이 캠퍼스 투어로 선택한 서울대의 법과대학 출신으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부장검사 등을 거쳐 현재는 법무법인 apex 변호사로 활약하고 있다.)

세광고 재학생들이 서울대 캠퍼스 투어를 하면서 잔디광장에서 선배들과 만나고 있다.
세광고 재학생들이 서울대 캠퍼스 투어를 하면서 잔디광장에서 선배들과 만나고 있다.

강남 유명 고깃집서 삼겹살 파티 겸한 신입생 환영회

#장면 2=지난달 27일 저녁,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의 유명 고깃집 ‘두껍삼’ 2층 연회장(38회 정영훈 동문 운영). 재경동문회에서 마련한 수도권 대학 신입생 환영회가 열리고 있었다. 새내기 26명(68. 67회)이 참석했다.

형식적인 저녁 모임에 그친 행사가 아니었다. 삼겹살을 곁들여 식사를 하고 소줏잔을 기울이면서 선후배의 정을 쌓았다. 희망 진로에 맞춰서 그 분야의 선배들이 조언할 수 있도록 자리를 배치했다. 새내기들의 호기심 어린 질문에 성심껏 답변해 주는 선배들의 얼굴에 ‘후배 사랑’이 물씬 풍겼다. 멘토멘티로 맺어진 선후배들은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기로 했다.

 수도권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 환영식이 지난달 27일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의 '두껍삼'에서 열렸다.
 수도권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 환영식이 지난달 27일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의 '두껍삼'에서 열렸다.

"회식비 보태주겠으니 동문들과 자주 만나라"

최상철 회장과 박봉근 명예회장(27회), 공석환, 방경석 수석부회장(28회), 안영태(26회) 동문 등이 참석했다. 모교에서는 정예용 교감(35회)과 임도순 사감 부장(27회)이 참석하여 환영과 격려의 인사를 했다.

재경동문회에서는 사감 교사 8명에게 격려금을 지급하고 신입생들에게도 소정의 선물과 단합 회식비를 전달했다. 교가를 제창하면서 행사를 마무리했다.

재경동문회에서는 지난 2월 졸업식 때 모교를 방문해 후배 10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한 바 있다.

신임생 환영회에서 삼겹살 파티를 하는 장면.
신임생 환영회에서 삼겹살 파티를 하는 장면.
신임생 환영회에서 삼겹살 파티를 하는 장면.
신임생 환영회에서 삼겹살 파티를 하는 장면.

대학 입학 실적으로도 명문고 입증

세광고가 명문고로 올라선 선 것은 대학 입학 실적으로도 나타났다. 올해 졸업생 252명 중 서울대 등 수도권으로 진학한 학생이 42명이다. 의과대학에는 3명이 합격했다.(서울의대 2명, 건국대의대 1명)

재경동문회 박노석 사무총장은 세광고가 일반고 중 10대 명문이 된 비결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첫째, 재학생들의 열정과 도전의지가 남다릅니다. 세광고 야구부는 단합의 구심점이 되고 있습니다.

둘째, 교사들의 헌신과 노력이 살아 움직입니다. 특히 타교는 용역업체에 아웃소싱한 기숙사 운영을 하고 있는데 반해 세광고는 교사들이 직접 사감을 담당하면서 면학 분위기 조성에 앞장섭니다.

서울대 잔디광장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세광고 선후배들.
서울대 잔디광장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세광고 선후배들.

셋째, 재단의 역할도 훌륭합니다. 미션 스쿨로 설립한 취지를 살려 공부 못지않게 인성과 봉사를 중시하는 사람 중심의 학원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세상의 빛이 되는 인재양성의 요람을 만들고 있습니다.

넷째, 모교를 향한 동문들의 애정과 후배 사랑이 강합니다.”

최상철 회장은 “올해 개교 70주년으로 감회가 새롭다”면서 “총 졸업생 22,942명을 배출한 사학명문으로 거듭나는 명성을 이어가도록 재경동문회가 할 일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세광고 재경동문회에서는 13일 강원도 속초시 속초항과 속초해수욕장 일원에서 16명이 참석한 가운데 트레킹을 했다. 

재경세광고동문회는 13일 강원도 속초시 속초해수욕장 일원에서 트레킹을 했다.
재경세광고동문회는 13일 강원도 속초시 속초해수욕장 일원에서 트레킹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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