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치유(5) 치유글쓰기 효과 연구사례

억압된 심리적 에너지가 신체에 영향 미쳐
위장장애·두통·복통 등 증상 초래
글쓰기로 억압된 감정 응어리
외부 표출하면 심신건강 도움

치유글쓰기가 얼마나 효과를 내는지 연구한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미국 텍사스대학의 사회심리학자 제임스 페니베이커 박사는 글쓰기 치료의 선구자입니다. 그는 1980년대 후반에 성범죄 피해 여성들을 대상으로 글쓰기가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연구했습니다. 절망의 늪에 깊이 빠져 있던 피해 여성들이 글쓰기를 통해 구원의 밧줄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여성들이 노트에 깨알같이 쏟아낸 단어들이 눈물로 흠뻑 젖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피해 여성들은 악몽의 껍데기를 한 겹 한 겹 벗겨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제임스 페니베이커 박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감정을 분류하고 트라우마적 사건을 인정하면 매우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정기적인 글쓰기를 통해 이러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페니베이커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트라우마 또는 불안을 겪은 사건에 관한 글쓰기는 인간의 전반적인 정신적 안녕에 제일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그는 학생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4일간 각각 트라우마가 생긴 불쾌한 경험 또는 피상적인 주제에 관한 글쓰기를 하는 실험을 했습니다. 일정 기간 한 집단은 일반적인 주제로, 다른 한 집단은 폭력·실연·자살 시도 등 삶에서 가장 끔찍했던 경험을 글로 쓰도록 했습니다.

6주 후, 박사는 트라우마 경험에 관해 글을 쓴 학생은 일상적인 피상적 경험에 관한 글만 쓴 학생에 비해 기분이 훨씬 나아지고 신체적 질병이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두 집단의 건강 상태를 관찰한 결과, 끔찍한 경험을 글로 쓴 집단이 일반 집단에 비해 병원을 찾는 횟수가 43% 가량 적었습니다. 마음은 물론 육체적으로도 건강해진 것입니다.

이는 글쓰기의 배출 효과입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소리친 동화를 알고 있지요? ‘임금님 귀는 당나기 귀’라고 외치면서 속병이 완쾌된 동화 속 주인공처럼 하는 겁니다. 마음속에 억압된 감정의 응어리가 글쓰기를 통해 외부에 표출돼 심신 건강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이것은 ‘신체화장애’와도 밀접합니다. 신체화장애란 억압된 심리적 에너지가 신체에 영향을 미쳐 위장장애·두통·복통 등 다양한 신체 증상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마음이 안정되면 신체화장애는 자연스레 치유됩니다. 글쓰기가 직접적으로 특정 질환을 치료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다만 마음이 안정되면 신진대사가 원활해져 면역력이 향상되는 건 사실입니다.

트라우마에 관해 글을 쓰면 작업 기억이 향상되고 경험을 처리하는 지루한 작업에서 뇌를 해방시키며 훨씬 질 좋은 수면을 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처럼, ‘치유글쓰기’는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분노, 성폭력 등과 같은 심리적 상처의 치료는 물론 감정을 통제하고 사회적인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이미 입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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