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머리
사진 찍지 않는 여행
“삐···익” 사진을 찍는데 카메라에서 소리가 났다. 카메라 용량이 ‘꽉 찼음’을 알려주는 신호였다. 얼마 전 친구들과 간 유럽 여행을 준비하면서 산 카메라였다. 용량도 컸기 때문에 이렇게 빨리 파일들로 가득 찰 줄은 미처 몰랐다. 새로운 사진을 찍기 위해서 삭제할 사진들을 들여다봤다. 사진은 온통 여행 때 촬영한 사진이었다. 사진을 삭제하려는 생각은 잠시 미뤄둔 채 감상에 젖는다.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내심 이렇게 사진을 많이 찍은 것이 다행스러웠다. 결국에 여행에서 남는 것은 사진뿐이니깐. 며칠 뒤, 여행을 같이 간 친구와 카페에서 만났다. 대화의 화두는 ‘여행’이다. 친구가 내게 찍은 사진들을 보여달라고 했다. 사진 파일이 담긴 노트북을 켜 사진을 보여준다. 체코 프라하의 성당, 오스트리아 야경,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강 등 아름다운 사진들로 가득했다. 이외에도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 음식까지 사진에는 없는 것이 없다. 사진을 보며 함께 웃다가 친구가 문득 묻는다. “우리 폴란드에서 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