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를 위한 김태수 기자의 글쓰기특강 7]

[편집자 주] 글쓰기 전문매체 '글쓰기'에서는 언론출판인 김태수 대표(출판사 엑스오북스)의 '초보자를 위한 글쓰기 특강'을 연재합니다. 시공주니어에서 출간한 '글쓰기 걱정, 뚝!'에서 요약 발췌한 내용을 주 1회 소개합니다. 김태수 대표는 중앙일보NIE연구소, 동아닷컴, 국민일보, 스포츠조선 등 신문사에서 20년 동안 일했습니다. 한동안 중앙일보 공부섹션 '열려라 공부' 제작을 지휘했고, 특히 글쓰기 교육에 관심이 많아 논술 학습지 '퍼니', '엔비', '이슈와 논술' 등의 편집 총책임자로 일하면서 학생들에게 글쓰기 비법을 직접 전하기도 했습니다.

 

영어식 표현은 너무 많이 퍼져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대표적인 게 ‘have(가지다)’와 ‘get(얻다)’처럼 동사를 많이 쓰는 영어식 표현을 그대로 갖다 쓴 문장입니다.

시골 학교 학생들이 곧 자매결연을 한 서울 학교의 친구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여기서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는 간단히 ‘만날 예정이다’로 써도 충분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모임을 갖고’로 씁니다. 모두 쓰지 말아야 할 표현입니다.

전치사를 많이 쓰는 영어식 표현을 함부로 써 군더더기를 만드는 사례도 많습니다. 특히 전치사 ‘from’을 번역한 표현 ‘~로부터’가 아무 데서나 등장합니다. ‘후배들로부터 모욕을 당했다’, ‘미국으로부터 수입된 쇠고기’, ‘아버지로부터 배운 예절’, ‘회사로부터 해고된 삼촌’ 등이 그런 경우입니다. ‘~로부터’ ‘~에게’ ‘~에서’로 쓰면 됩니다.

‘through’를 번역한 ‘~를 통해’도 마찬가지 표현이니 가능한 한 쓰지 맙시다. 예컨대 ‘선거를 통해 나타난 민심’‘선거로 나타난 민심’으로 써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under(~하에서)’란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비가 오는 상황 하에서도’‘비가 오는데도’로 쓰는 게 더 낫습니다.

영어식 시제를 그대로 갖다 쓰는 표현도 어색한 게 많습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내 친구 찬이가 우리 아빠를 만났었을 때 명랑하게 웃으며 인사를 했었다.

⇨ 내 친구 찬이가 우리 아빠를 만났을 때 명랑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우리말은 과거를 나태는 ‘~앗~’, ‘~었~’을 겹쳐 쓰지 않습니다. 이런 표현은 영어의 과거완료형을 그대로 써서 어색해진 겁니다. ‘~았었~’, ‘~었었~’을 전혀 안쓰는 건 아닙니다. 어떤 상황이 과거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더는 그렇지 않을 때 쓰지요. 예컨대, '이곳에서 많이 놀았었다’ 같은 문장이 그렇습니다. ‘지금은 놀지 않는다’는 말이지요.

저작권자 © 자연치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